목화꽃 / 도월화 우리 엄마 무덤가에 핀 목화꽃 그 꽃 한줌 꺾어다가 이불 지었소 누나야 시집갈 때 지고나 가소 아롱다롱 목화이불 지고나 가소 일제초기 구전민요였다는 한중가(閑中歌)의 일부분이다. 가수 서유석과 이연실이 가사는 조금씩 다르지만 '고향꿈'이라는 제목으로 개사를 해서 부르기도 했다. 급속한 도시화로 요즘은 목화 보기도 어려워졌다. 얼마 전 한 전철 역사(驛舍)를 지나다가 화분에 심어놓은 그 꽃을 보았다. 아주 어릴 때 보고 몇 십 년 만이라,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장미처럼 화려하지도 목단꽃처럼 화사하지도 않은 소박한 꽃이다. 매색 세모시로 무궁화를 접어놓았다고나 할까. 목화꽃을 보고 있으려니 내 가슴속으로 은하수인지 강물인지 그 무엇인가 찌르르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