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병동 / 윤영 끙끙 앓던 엄마는 얽힌 링거 줄과 피주머니 줄을 가지런히 정리하시더니, 겨우 잠이 들었다. 푸성귀가 있는 텃밭에라도 다녀올라치면 기다시피 다녀오던 몸. 결국, 입원을 결정하고 수술한 지 사흘 째 되는 밤이다. 나는 병실 문을 닫고 복도로 나왔지만 갈 곳이 없다. 작은 도서관이 있는 병동까지 가기엔 제법 긴 복도가 부담스러웠으며, 1층으로 내려가기엔 새벽이라서 선뜻 내키지 않는다. 별관에서 본관으로 가는 길엔 몇 점의 그림과 사진들이 걸려 있다. 엄마는 입원하던 날 이 복도를 오래 서성거렸다. 홍도의 갈매기 사진을 다시 만난다. “야야, 나는 왜 저 갈매기만치도 못하노. 망망대해를 훨훨 날지도, 바위에 쪼그려 앉지도 못하니 우짜노.” “엄마, 우주에 인간으로 태어나 새들처럼 훨훨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