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沙十里 / 한용운 경성역의 汽笛一聲, 모든 방면으로 시끄럽고 성가시던 경성을 뒤로 두고 동양에서 유명한 해수욕장인 明沙十里를 향하여 떠나게 된 것은 8월 5일 오전 8시 50분이었다. 차중은 승객의 복잡으로 인하여 주위의 공기가 불결하고 더위도 비교적 더하여, 모든 사람은 벌써 우울을 느낀다. 그러나 蒸炎, 熱뇨, 煩悶, 苦惱 등등의 도회를 떠나서 만리 滄溟의 서늘한 맛을 한 주먹으로 움킬 수 있는 천하 名區의 명사십리로 해수욕을 가는 나로서는 步一步 기차의 속력을 따라서 일선의 정감이 동해에 가득히 실린 無量한 凉味를 통하여 刻一刻 접근하여지므로 그다지 熱惱를 느끼지 아니하였다. 그러면 千山萬水를 膈하여 있는 天涯의 양미를 취하려는 미래의 공상으로 車中의 현실 즉 열뇌를 정복 하는 것이 아닌가. 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