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ot of Jeju azbang

제주아즈방의 이런 저런 여러가지 관심사 창고

🤍 旅 行/♤ 八道 사투리. 6

충청도 에세이 - '누룽국' / 강현자

누룽국 / 강현자 “오늘은 누룽국이나 해 먹으까?” 엄니의 이 말이 떨어지믄유, 지는 도망가구 싶었시유. 뻘건 짐칫국물두 싫었구유, 밀가루 냄시 풀풀 나는 것두 싫었시유. 왜 허구헌날 누룽국이냐 말여유. 씹기두 전에 후루룩 넘어가는 누룽국에는 겅거니라야 짠지배끼 읎는 규. 그맇다구 대놓구 싫다구 할 수두 읎었슈. 지는유, 즘심 때만 디먼 울엄니가 묵은 짐치만 늫구 누룽국을 끼리시는 기, 무슨 취미인 중 알었어유. 푹 퍼진 국시를 국자루다가 둬 번씩 떠서 뱅뱅돌이 스뎅 대접에 담어 먹으믄유, 진짜루 국대접이 뱅뱅 돌었슈. 먹기 싫은 내 맴두 같이 뱅뱅 돌기만 했슈. 겨울이넌 메르치루 멀국을 맨들어설랑 짐치랑 국시만 늫구 끼리니께, 뭐 딴 겅거니는 필요읎시유. 끼리기두 초간단 레시피겄다 겅거니두 필요읎으니께..

'탁주(濁酒)' / 권선희

권선희 1965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시집 《구룡포로 간다》, 도보여행기 《대한민국 해안누리 길: 바다를 걷다》(공저), 해양문화집 《뒤안》 등이 있다. ................................................................. 경상도 사투리라도 지역마다 다 다르고 같은 경북이라도 대구를 기준으로 위아래와 동서의 사투리가 조금씩 차이가 난다. 어떤 말은 경상도 안에서도 서로 못 알아듣는 경우까지 있다. ‘대보’라 하면 구룡포 호미곶 일대로 지금의 행정구역으로는 포항시 남구 대보면을 일컫는다. 그러니까 여기서 구사된 말은 전형적인 경상도 동부지역 포항 사투리인 셈이다. 하지만 ‘~이시더’ ‘~니더’ 따위는 경북 북부지방에서도 쓰는 말이고, ‘~능교’는 대구..

수필 - '사투리에 대하여' / 정성화

사투리에 대하여 / 정성화 내 귀를 보고 있으면 좀 안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얼굴에 달려 있는 죄로 오십 년이 다 되도록 투박한 경상도 말만 듣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세수를 한 뒤에는 귓바퀴 부분을 수건으로 정성껏 닦아준다. 매일 억센 경상도 사투리가 날아와 탕탕 부딪히는데도, 나의 귓바퀴는 여전히 그 형을 유지하고 있으니 참 용하기도 하다. 서울 나들이를 가면 귀가 제일 좋아하는 것 같다.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서울 말씨가 내 귀에 인절미처럼 착착 달라붙는다. 경상도 말은 빠르고 버럭 질러대는 고함 스타일에다 말 줄임이 심하여 되묻기가 일쑤인데 비해, 서울말은 상냥하고 경쾌해서 알아듣기가 쉬웠다. 기차를 타고 돌아올 때는 눈을 뜨지 않아도, 기차가 어디쯤 달리고 있는지 대강 알 수 있다. 잠결에..

수필 - '얼반 쥑입니더!' / 정성화

얼반 쥑입니더! / 정성화 서울 사람에게 '부산 사투리' 하면 뭐가 떠오르느냐고 물었더니, 영화 '친구'라고 했다. 거칠다는 의미다. 곽경택 감독은 대한민국 최고의 미남 배우 장동건에게 부산 사투리를 가르쳐서, "내가 니 시다바리가?"를 천연덕스럽게 읊도록 했다. 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눈을 희번덕거리며 시비조로 말하는 그는, 영락없이 부산 사람이었다. 부산으로 이사 왔을 때 내가 받은 느낌도 그랬다. 대구 말에 비해 부산 말은 억양의 높낮이가 더 크고 드센 표현이 많아, 도시 전체에서 말싸움이 일어나고 있는 듯했다. "뭐?" "와?" "마!" 같은 한 글자의 말도 꽤 위협적으로 들렸다. 이런 말을 할 때 어떤 이는 나의 위아래를 주르륵 훑어보며, 안면 근육까지 실룩거렸다. 부산살이가 만만치 않을 것 같은..

‘자네’

'자네' 윗사람 부르는 전남 토박이말. 100명 조사… 40대 이상만 써 “자네가 이 업무 좀 처리해 주소.” “뭐 자네?” 광주에서 대학을 나와 서울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 김아무개(41)씨는 몇년 전 회사 선배한테 ‘자네’라고 했다가 크게 혼났다. 전남·광주 사람들이 서울에 가서 손윗사람에게 친근감을 표시하려고 ‘자네’라고 말했다가 뺨을 맞았다는 이야기는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말하는 쪽은 친근함의 표현인데, 듣는 쪽은 건방진 것으로 받아들인다. ‘자네’는 광주·전남 일대에서 손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부를 때 사용하는 독특한 토박이 말이다. 부부 사이에서도 많이 쓰는데, 남편이 아내에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광주·전남 이외의 지역에선 장인·장모가 사위를, 윗사람이 손아랫사람을 예사낮춤으로 부를 때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