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눈깔뺀파리 / 안도현 여름철이면 유독 극성을 부리는 놈이 있다. 이놈은 축축한 걸 좋아하는데 포유류의 눈곱을 특히 친애한다. 시골길을 걸을 때 눈가에 바짝 다가와 왱왱거리기도 하고, 소나 강아지의 눈앞에 나타나 꽤나 성가시게 굴기도 한다. 눈앞에서 기회를 엿보면서 알짱거리다가 눈 속으로 잽싸게 침투하는 기술도 가졌다. 손으로 낚아채 보지만 동작이 재빨라 좀체 잡을 수 없다. 이놈의 몸은 좁쌀만 한데, 이놈에게 당하는 괴로움은 좁쌀 한 가마는 될 것이다. 초파리인지 날파리인지, 아니면 하루살이 종류의 하나인지, 그 이름을 아는 이가 별로 없다. 하루는 이놈이 호랑이의 눈가에 나타났다. 호랑이는 대수롭잖게 여기고 눈을 껌벅거리다가 잠을 청했다. 때를 놓칠세라 이놈은 호랑이의 눈곱을 행해 돌진했다. 눈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