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청년에게 / 한용운 새해를 맞이하면서 조선청년에게 몇 마디 말을 부치게 되는 것도 한때의 기회라면 기회다. 그러한 말을 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할 말이 하도 많아서 이루 다 할 수가 없을 것 같더니, 글을 쓰려고 붓을 들고 보니 다시 말이 없자 한다. 그래서 나의 말은 거칠고 짧다. 여기서 특별한 의미를 찾으려는 것보다 한 줄기의 情曲으로 알아준다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독자 여러분은 거친 말을 다듬어 읽고, 짧은 글을 길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의 우리들의 以心傳心이 上乘되는 까닭이다. 다시 말하면 괴로운 형식으로 표현된 거친 말과 짧은 글을 독자의 가슴 깊은 속으로부터 다듬어 보고 길게 읽을 수가 있다는 말이다. 이것이 우리들의 고통이 되는 동시에 따라서 흥미가 되는 것이라고 말할는지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