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배기꽃 다 진 날에도' / 吳承哲
뙤미의 歷史는 우리 말하지 말게 친구여. 어느 바람결에 풀잎이 목숨 하나 얻었다 놓아 버리듯 할아버님, 할머님, 아버님이 이 땅의 바람과 물과 핏줄로 태어나서 살다가 묻힌 곳. 갯촌, 활싸움, 총싸움, 韓美蘇, 콩당당복닥..... 꿩코, 생이첫, 말총, 족제비코, 눈 쌓인 보리밭 이랑을 띄우던 풀물묻은 방패연 ..... 고불락, 막을락 ..... 망오름 봉수대에 피어오르던 불길. 간밤의 어지렁헌 꿈자리듯, 생교난리, 4.3사태가 배갯머리를 적시고, 초여름 깜부기 처럼 저 혼자 가슴이 까맣게 타버린 우리 삼촌들. 이제 그 가슴마다 새살이 돋아 나는데, 친구여, 뙤미의 歷史는 우리 말하지 말게. 상코지, 벌러니코지는 뭣 때문에 한바당까지 나왔는지 앞개는 밤에도 그리움 하나로 불밝힌 浦口. 남의 땅, 우리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