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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배기꽃 다 진 날에도' / 吳承哲

아즈방 2021. 12. 24. 14:48

 

뙤미의 歷史

우리 말하지 말게

친구여.

 

어느 바람결에 풀잎이 목숨 하나

얻었다 놓아 버리듯

할아버님, 할머님, 아버님이

이 땅의

바람과 물과 핏줄로

태어나서 살다가

묻힌 곳.

 

갯촌,

활싸움, 총싸움, 韓美蘇,

콩당당복닥.....

꿩코, 생이첫, 말총, 족제비코,

눈 쌓인 보리밭 이랑을 띄우던

풀물묻은 방패연 .....

고불락, 막을락 .....

망오름 봉수대에 피어오르던 불길.

 

간밤의 어지렁헌 꿈자리듯,

생교난리,

4.3사태가

배갯머리를 적시고,

초여름 깜부기 처럼

저 혼자 가슴이 까맣게 타버린

우리 삼촌들.

 

이제 그 가슴마다

새살이 돋아 나는데,

친구여,

뙤미의 歷史는

우리 말하지 말게.

 

상코지, 벌러니코지는

뭣 때문에 한바당까지 나왔는지

앞개는 밤에도

그리움 하나로

불밝힌 浦口.

 

남의 땅, 우리의 地歸島가

다시 돌아오겠다는 이름자를 지니듯,

순배기꽃 다 진 날에도

테우의 노젓는 소리로

뜬 마을.

 

비록 우리 허술한 日記여도

빌레위에 묵묵히 쓰자.

 

우리가 이 땅에 묻힌 뒤에도

우리를 그리워 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기에.

 

* 출처 : 1991년 5월 '爲美里誌'(위미신용협동조합) 發刊책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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