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ot of Jeju azbang

제주아즈방의 이런 저런 여러가지 관심사 창고

🤍 歲月은 지금/8 월 . 41

에세이 - '여름 끝에 서서' / 박영희

여름 끝에 서서 / 박영희 도무지 식을 줄 모르던 무더위도 조금씩 떠날 채비를 하며 어느새 여름의 끝자락에 서 있다. 아침마다 걷는 숲길에 달개비꽃 나팔꽃이 한창이다. 작은 풀 꽃사이로 이만한 계절에 누리던 어린 날 나의 가을을 그려본다.해마다 이맘때면 등 너머 마을로 가는 길섶에, 뙈기밭 두둑에 구절초 꽃이 무리 지어 피어났다. 가을이 오는 길목에 오롯이 피어있는 구절초꽃에는 검게 탄 엄마 얼굴이 떠오른다. 들길을 가다 홀로 핀 구절초 꽃을 만날 때면 가난하던 어머니의 고뇌와 자식을 향해 애틋했던 당신의 사랑이 여울져 온다.여름이 끝나갈 무렵이면 우리 집은 바깥마당까지 발 디딜 틈이 없이 구절초가 널려 있었다. 소를 키웠던 빈 외양간과 여물통에 그리고 담장 위와 뜨락과 장독대까지 울안 가득했던 늦여름의..

처서(處暑)에 먹는 음식

처서(處暑)는 여름의 끝과 맞닿아 있는 시기. 한낮에는 아직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때이기도 하다.환절기이기도 하기 때문에 몸에 좋은 보양식을 잘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처서에 먹는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추어탕(鰍魚湯), 애호박을 넣은 칼국수, 여름 과일 등이 있다.   ① 추어탕(鰍魚湯)처서에 좋은 음식 중 하나인 추어탕은 속을 따뜻하게 해 줘 원기를 보충시켜 준다.미꾸라지에는 양질의 단백질과 오메가3, 미네랄, 칼슘, 철분 등 영양 성분이 골고루 들어 있어 면역 강화와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특히 미꾸라지의 풍부한 비타민D와 칼슘은 뼈를 튼튼하게 해서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주며, 비타민A는 야맹증 예방과 눈 건강을 지키는데 좋다.   ② 애호박을 넣은 칼국수여름철 대표 채소인 애호박을 넣고 끓..

詩 - '처서(處暑)' / 류정환

처서(處暑) / 류정환 꽃피던 날들이 언제였던가,뜨겁던 여름날도 어느새 다 지나갔구나,바람이 벌써 어제하고 다르네,중얼거리며, 쓸쓸한 기운을 털어내는 아침,놀랍게도, 밥상머리에 앉은 아들이 대꾸를 한다. "오늘이 처서잖아요.""니가 처서를 다 알아?""모기 입이 돌아간다는......“ 올여름엔 구경도 못 한 모기까지 들먹이다니 제법이다.땅에선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하늘에선 뭉게구름 타고 온다더니,올해 처서는 갓 스무 살 지난아들의 말끝에 묻어서 왔다. 좋은 날이다. 꽃피는 시절은 지나간 게 아니라아들놈 얼굴로 옮겨간 거로구나!입춘. 청명, 하지, 처서, 모든 날들은한 밥상에 뒤엉켜 있는 거로구나!! 천기(天氣)가 크게 바뀌는 때.쉰다섯의 또 한 절기를 돌아가며여름의 뒷모습처럼 꽁지가 허전한 중에도기꺼..

22일 - 처서(處暑)

處 暑양력 8월 23일경 24절기 중 열네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일 년 중 늦여름 더위가 물러가는 때.二十四節氣의 하나로 立秋와 白露 사이에 있다.태양이 황경 150도에 달한 시점으로 양력 8월 23일 무렵, 음력 7월 15일 무렵 이후에 든다.여름이 지나면 더위도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로,더위가 그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음력 7월을 가리키는 중기(中期)이기도 하다.흔히 처서는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라고 할 정도로 여름이 가고 가을이 드는 계절의 엄연한 순행을 드러내는 때이다.이러한 자연의 미묘한 변화를 『高麗史』 권50「志」4 曆 宣明歷 上에는,“처서의 15일 간을 5일씩 3분하는데, 첫 5일 간인 初侯에는 매가 새를 잡아 제를 ..

'어정칠월 건달팔월' / 남곡 강성남

어정칠월 건달팔월                         입하(立夏)로부터 시작되는 여름은 ‘녀름 짓다’라는 옛말에서 유래했다.이때는 밭매기와 논매기 등 농사일이 한창이다.깐깐오월, 미끈유월, 어정칠월, 건달팔월 이라는 말은 농사철을 보내는 농민들의 모습을 잘 그려낸 말이다.농촌의 7,8월은 바쁜 농번기를 보낸 휴식기이면서, 반면에 가을 추수를 앞둔 달이어서 잠시 허리를 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그 사이에 ‘백중(百中)’이라는 절기를 두어 농사일을 잠시 멈추고 천신의례 및 잔치와 놀이판을 벌여 농부들의 힘겨움을 달래고, 더위로 인해 쇠약해지는 건강을 회복하고자 했다.  오늘이 마침 음력 칠월 보름 백중날이다.백중날의 다른 이름은 백중, 백종, 백중절, 망혼일, 중원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도교에서 ..

18일 - 百中(음력 7월 보름)

百 中음력 7월 15일. 百種·中元·亡魂日이라고도 한다.'백중'은 이때쯤 과일과 채소가 많이 나와 100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어놓은데서 유래된 이름이다.절에서는 재(齋)를 올리고 공양을 드렸으며,민간에서는 100가지의 과실을 차려 제사를 지내고 남녀가 모여 음식을 먹고 노래와 춤을 즐겼다.가정에서는 한창 익은 과일을 따서 사당에 천신차례를 올리고 백중잔치를 한다.백중을 전후로 장이 섰는데 이를 百中場이라 했다.머슴이 있는 집에서는 이날 하루는 일손을 쉬고 머슴에게는 휴가와 돈을 주어 백중장에 가서 하루를 즐기도록 했다.백중장이 성시를 이루면 씨름판과 장치기 등의 놀이도 펼쳐진다.또한 한 해 농사를 잘 지은 집의 머슴을 소나 가마에 태워 마을을 돌면서 사기를 북돋아준다.백중 때가 되면 농사일이 거의 끝나..

15일 - 광복절

光 復 節 8월 15일    광복절 노래정인보 작사  윤용하 작곡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이 날이 사십 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꿈엔들 잊을 건가 지난 일을 잊을 건가 다 같이 복을 심어 잘 가꿔 길러 하늘 닿게 세계의 보람될 거룩한 빛 예서 나리니 힘써 힘써 나가세 힘써 힘써 나가세   광복절은 1949년 10월 1일 만들어진 에 의거하여 국경일이 된, 우리나라 5대 국경일 중 하나이다.이날은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식민지 지배로부터 해방된 국가적으로 경사스러운 날이기도 하지만, 1948년 8월15일 우리 대한민국의 정부가 수립된 것을 세계만방에 널리 알린 영광스러운 날이기도 하다.1895년 강화도 사건을 ..

14일 - 末伏 (말복)

末 伏 立秋로부터 1번째 庚日  人閒酷暑 痛庚伏 (인한혹서 통경복)사람이 三伏에 모진 더위로 시달린다. 중국의 옛 시인 韓琦의 詩구절이다.末伏 .. 사실상 계절의 더위 三伏은 위축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伏은 七․ 八月 세 차례, 일곱 째 날인 경일(庚日)에 해당된다. 三伏이란, 그것도 庚日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이를 庚伏이라고 한다.夏至 뒤 第3의 庚日을 初伏、第4의 庚日을 中伏、立秋 뒤 最初의 庚日을 末伏이라고 하며,이 三伏을《季夏》라고 부른다.한 여름 지극히 더운 사흘 날이다. 말이 복 터져서 말복 ^^! 이열치열(以熱治熱)의 논리이렇게 더운 여름에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며 땀으로 범벅이 되어 뜨거운 음식을 먹는 이유는 무엇일까?여름이면 인체는 외부의 더운 기운에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소화기와 ..

에세이 - '분꽃' / 이혜연

분꽃 / 이혜연 가슴에 묻어둔 그리움들이 있다. 질화로 속에 담긴 불씨처럼 그렇게 가슴 깊숙한 곳에 들어 앉아, 자칫 냉랭해지려는 내 삶에 훈훈한 온기를 불어 넣어주곤 하는, 내 인생의 동반자이다. 때론 선명한 윤곽을 지닌 실체로, 때로는 안개처럼 모호한 모습으로 불현듯 그리움은 다가온다. 그런데 요즈음 들어 그리움의 대상들이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새로 밝는 날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져 가기 때문일까. 미래지향적이기보다는 귀소본능처럼 자꾸만 까마득히 세월을 거슬러 오르려고만 한다. 화사한 봄보다는 까칠해진 가을에, 빛을 여는 아침보다 빛을 거두어들이는 어스름 저녁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닌가 싶다. 그 어스름녘에 피어오르는 저녁연기와도 같은 그리움을 주는 꽃이 있다. 목을 뽑아 올린 긴 기..

에세이 - '분꽃' / 박규환

분꽃 / 박규환늦여름에서 늦가을에 이르도록 분꽃들은 핀다. 제법 화단에 어엿한 자리를 차지할만치 그 지체가 높을 것도 없어서, 분꽃은 하냥 장독대의 가장자리거나 아니면 담벼랑 아래 남몰래 자란다. 그러나 그 척박한 토양이 그 성장과는 상관이 없는 듯 잡초처럼 건장해서, 노동에 시달린 늙은 아낙네의 손가락처럼 튀어나온 마디마디에서 뻗은 가지들이, 아늑한 소나무처럼 적은 땅을 덮고 좁은 하늘을 가리우면서, 거기 빨갛고 노란 화변들이 밤하늘 별처럼 피어나는 꽃, 그러나 아무도 귀히 여기지도 않는 가련한 꽃, 그게 바로 분꽃인 것이다.피기를 가을에 피니까 가을꽃의 족속임에는 틀림이 없으련만, 가을꽃을 헤아리는 선비의 머리속에 냉큼 떠오르지도 않는, 하찮은 초화에 지나지 않다. 그라디오러스니 칸나니 나중엔 사루비..

에세이 - '분꽃' / 김재희

분꽃 / 김재희  저녁나절 살랑대는 바람에 마음 자락이 헛헛하다. 어려서부터 이맘때쯤이면 가끔 콧물을 훌쩍이곤 했다. 특별히 뭔가가 서러워서도 아니고 억울해서도 아니다. 그냥 아무 이유도 없이 막연히 허전하곤 했다. 그럴 때 위안을 받는 것이 있다. 화단에 핀 분꽃이었다. 온종일 입 다물고 있다가 저녁나절이면 봉긋이 피어나던 분꽃은 꼭 나를 향해 웃어주는 것 같았다. 큰딸이면서도 나는 어머니와 그리 살가운 정을 나누지 못했다. 어머니로서는 맨날 병치레만 하는 딸이 그리 미덥지 않으셨는지 마음에 들지 않아 하셨다. 나 또한 그런 어머니에게 곰살맞게 굴지 못했다. 그럴라치면 자꾸 더 야단을 맞고 그것이 억울해서 눈물을 훔치곤 했다. 그럴 때마다 분꽃은 큰 위안이 되어 주었다. 까만 씨 속에 하얀 분말가루처럼..

詩 - '분꽃 필 때면' / 김선균

분꽃 필 때면  / 김선균    돌담 밑 아담한 키에 풍성한   분홍 노랑 하양 아롱으로 예쁘게   중천 지난 해님 비스듬히 미끄러질 때   서로 응원하며 피어나는 개밥바라기   나팔꽃이 기지개 켜는 아침부터   맑은 하늘에 남풍 부는 날이면   어머니 젖가슴 만한 튼실한 씨방이   제 태어난 가을볕을 기다리며 자란다.   까만 씨앗이 배를 불쑥 내밀면   납작 돌에 하얀 가루를 찧어 내서   저녁밥 짓는 엄마 주름살에 곱게 바르면   나를 안고 볼을 비비며 함박 웃음 지으셨지.   어느 집 담장 아래 핀 하얀 분꽃에서   젊은 시절 예쁜 엄마 얼굴 떠올라   뿌연 그리움에 복받쳐 올려다본 하늘   어머니 계신 그곳엔 분꽃이 피었는가요?

散文 - '칠석과 짚신장수'

칠석과 짚신장수                 글  : 사투리                                                         옥황상제의 사위로 하늘나라에서 호강스럽던 목동이 ‘짚신장수 영감’으로 둔갑했을 땐 분명히 어떤 내력이 있음 직한데 그 함수관계가 아리송해서 안타깝다. 여기서 ‘짚신장수 영감’이란 경주지역 사투리로 ‘견우(牽牛)’를 가리키는 말이다. 칠석날은 배달겨레의 오랜 명절이었다. 현란한 춤과 노래가 뒤범벅된 외래형 밤문화가 여과 없이 유입되는 통에 하늘을 우러러 별을 지키던 전통이 퇴락해버린 까닭으로 별자리를 아는 사람이 드물어진 것이 고약하다. 당신은 견우와 직녀성을 구별할 수 있으신가? 칠석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 년을 기다려야 하는 애절한 만남의 ..

에세이 - '견우 길, 직녀 길' / 김동한.

견우 길, 직녀 길 / 김동한 그 옛날 하늘나라에는 베를 아주 잘 짜서 '직녀'라고 불리는 옥황상제 따님이 한 분 계셨다. 또 궁중 밖 어느 들판에는 얼굴 잘생기고 풍채 늠름한 헌헌장부가 소를 치며 살고 있었는데, 하늘나라에서는 그 청년을 '견우'라고 불렀다. 어느 초가을 날 궁 밖을 나온 직녀와 소를 몰고 가던 견우가 우연히 길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첫 만남에서부터 서로에게 반한 둘이는 한 번 두 번 만나는 횟수가 잦아짐에 따라 하루라도 안 보면 못 견딜 정도의 사이가 되어버렸다. 급기야 직녀는 상제님 몰래 궁을 빠져나와 견우에게 시집을 가버렸고, 나중에 이를 아신 상제께서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둘이를 하늘나라에서 동쪽과 서쪽으로 9만 리 떨어진 별나라로 쫓아내어 버렸다. 그러나 일 년에 딱 ..

漢詩 - '七夕' / 李玉峰

李玉峰( ?~1592)조선시대 유명한 여류시인. 옥봉은 그녀의 호이고 이름은 숙원(淑媛)이라 한다. 그녀의 시는 가림세고 부록(嘉林世稿 附錄)에 옥봉집(玉峰集)이라 하여 32편이 전하고 있다. 선조 때 옥천군수를 지낸 이봉(李逢)의 서녀이다. 남명 조식의 문인인 雲江 趙瑗이 문장으로 이름났다는 말을 듣고 자청하여 그의 소실이 되었다.

10일 - 七夕(칠석)

七 夕음력 7월 7일  음력 7월 7일로 세시 명절의 하나.헤어져 있던 牽牛(견우)와 織女(직녀)가 만나는 날이라고도 한다. 七夕(칠석)의 유래는 중국의 『薺諧記(제해기)』에 처음 나타난다.周나라에서 漢代에 걸쳐 우리나라에 유입되기까지 윤색을 거듭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설화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옥황상제가 다스리는 하늘나라 궁전의 은하수 건너에 부지런한 목동인 견우가 살고 있었다.옥황상제는 견우가 부지런하고 착하여 손녀인 직녀와 결혼시켰다.그런데 결혼한 견우와 직녀는 너무 사이가 좋아 견우는 농사일을 게을리 하고 직녀는 베짜는 일을 게을리 했다.그러자 天界의 현상이 혼란에 빠져 사람들은 天災와 饑饉(기근)으로 고통받게 되었다.이것을 본 옥황상제가 크게 노하여 두 사람을 은하수의 양쪽에 각각 떨어..

立秋 入秋 / 나천수

나천수 시인은 나주 출신으로 무진주문학 대상을 수상한 원로작가. 공직생활을 마치고 전원생활을 통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가을이 서고 가을이 들어선 지금, 나 시인의 시를 음미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현대인들의 생활상을 곁눈질해본다.있을 때 없을 때를 생각하고, 높을 때 낮음을 생각하는, 지혜로운 삶이 우리에게 습관화돼 간다면, 준비된 생활의 여정들이 우리네 삶들은 좀 더 여유롭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일환 / 한국 사이버문학인협회 회장

7일 - 立秋(입추)

立 秋 양력 8월 7, 8 일경.  절기상 가을을 알리는 입추(立秋)가 올해는 다른 해보다 무척 빠른  8월 7일, 오늘이다.장마가 끝나기가 무섭게 이어지는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었는데, 가을은 곧바로 성큼 다가 오는 것 같다. 立秋태양의 黃道상의 위치로 정한 24절기 중 열세 번째 절기.양력으로는 8월 8일 무렵이고, 음력으로는 7월인데, 태양의 黃經이 135도에 있을 때이다.大暑와 處暑의 사이에 들어 있으며,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절후이다.이날부터 立冬 전까지를 가을이라고 한다. 『高麗史』 권50 志4 曆 宣明曆 上에,“立秋는 7월의 절기이다. 卦는 離 九四이다. 初候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次候에 흰 이슬이 내린다. 末候에 쓰르라미[寒蟬]가 운다.” 라고 하였다.이것은 立秋가..

수필 - '반딧불이처럼' / 최윤정

반딧불이처럼 / 최윤정 슬픈 발광이다.열흘 뒤면 풀숲 어딘가에 아무렇게나 쓰러져 생의 마지막을 맞으리라.우주 안에서 미천하기로는 저나 나나 매양 한가진데 별걱정 다 본다는 듯, 반짝이는 엉덩이를 눈앞에 들이민다.저수지 둑을 한참이나 서성이다 겨우 찾아낸 녀석이건만 저를 쳐다보던 내 눈빛만 괜히 머쓱해진다.생의 절정기를 맞은 반딧불이가 여름밤을 간질이고 있다.  어린 시절, 사내 녀석들은 반딧불이의 꽁지를 떼어내 이마에 문지르곤 했다.번득이는 얼굴로 달려드는 여름밤의 시답잖은 귀신들은 하나도 무섭지 않았지만,사내아이들이 우-하고 달려오면 계집애들은 와-하고 도망가 주었다.나는 놀이에 엮인 무언의 약속 때문이 아니라 얼굴에 짓이겨진 반딧불이가 가엽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해서 치를 떨며 도망 다녔다. 오랜만에..

'임자도 민어아리랑’

돛 달아라, 돛 달아라 ‘임자도 민어아리랑’ 자귀꽃이 요염하다.실쭉샐쭉 눈썹달이다.발그레 피어오른 몽실몽실 꽃구름.간질간질 깃털부챗살.건듯 바람에 공작의 날갯짓으로 가늘게 떤다.연분홍 목화솜털 꽃숭어리가 비에 젖는다.담장 너머 능소화가 하늘거린다.넘실넘실 할금할금 웃는다.임금님 발자국소리 들으려고, 까치발로 서성이다 죽은 궁녀의 넋.주황꽃잎이 화사하게 달아올랐다.그렇다.민어의 ‘복사꽃살점’이 농익고 있다.민어는 맛있다.물컹! 씹히는 살점에 자지러진다.물큰한 살점이 윗니와 아랫니 사이에 뭉근하게 으스러지면,에라, 한 세상 겯거니틀거니 아옹다옹할 게 뭔가.한 생이 삼베홑청처럼 가볍구나.아차 한번 늙어지면, 다시 청춘 못 오나니!돛 달아라. 돛 달아라. 지국총지국총 어사와.민어는 담백하면서도 구수하다.10kg..

여름철 일품 보양식 ‘민어’

여름철 일품 보양식 ‘민어’(民魚)     여름철 보양식의 으뜸으로 여겨지는 민어는 예부터 우리민족이 좋아하는 물고기다.조선시대 때에는 ‘민어탕이 一品, 도미탕이 二品, 보신탕이 三品’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최고의 여름 보양식으로 여겨졌다.백성들이 즐겨먹는다고 하여 ‘민어(民魚)’란 이름이 붙여졌지만, 실제로는 궁궐과 양반이 즐긴 고급 어종이었다.또한 예나 지금이나 값비싼 고급 어종이다.≪세종실록≫ 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의 토산조에는, 민어(民魚)라는 이름으로 기재되어 있는데,경기도와 충청도의 여러 곳에서 잡혔고, 전라도, 황해도 및 평안도에서도 잡혔던 것으로 적혀있다.또한 영조 때 편찬된 여러 읍지(邑誌)에도 전라도, 충청도, 황해도 및 평안도에서 산출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동의보감》에는 회어라..

지금이 제철 / 붕장어

붕장어 [Conger myriaster]경골어강(硬骨魚綱 Osteichthyes) 뱀장어목(―長魚目 Anguilliformes) 먹붕장어과(―長魚科 Congridae)에 속하는 해산 어류. 뱀장어와 비슷하며 몸빛깔은 등쪽이 암갈색, 배쪽은 흰색이다.등지느러미는 가슴지느러미의 중앙부 약간 뒤쪽 윗부분에서 시작된다.양턱의 이빨은 문치상(門齒狀)이고 앞끝은 절형(截形)을 나타낸다.붕장어의 옆줄구멍은 항문 앞쪽에 38~43개가 있다.각 옆줄구멍에는 뚜렷한 흰 점이 있는데,이 흰 점은 옆줄 외에도 옆줄의 위쪽에 하나의 세로줄로 줄지어 있거나 머리부분에 많이 흩어져 있다.척추골의 수는 (50~53)+(91~97)=141~150개이며, 몸길이는 90㎝ 이상에 이른다.한국 연해와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이남 연해에 분..

남도 여름철 보양식 / 장어

[장어 이야기]더위 먹을 일 없어요, 갯장어 먹었으니까 !제철 맞은 남도 여름철 보양식  회는 복어처럼 얇게 뜬 것과 뼈째 썬 ‘세꼬시’ 두 종류를 맛봤다.갯장어 샤브샤브는 햇양파에 얹어 먹었다.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전남 여수항 앞바다의 작은 섬 경도. 경도는 동쪽 대경도와 서쪽 소경도로 이루어져 있다.경도라고 하면 보통 대경도를 가리킨다.면적 2.33㎢, 주민 700명 정도의 작은 섬에 여름 주말이면 전체 주민 수의 네댓 배에 달하는 외지인이 들고 난다.여름 별미 갯장어 때문이다.지난달 23일 여수시 봉산동 국동 대경도 대합실. 배를 타고 경도에 들어갔다.승용차 7대를 실은 ‘월호호’는 3분 만에 섬에 닿았다.내리자마자 횟집이 보였다.이 작은 섬에 갯장어 전문 요리점이 8개나 있었다.이길태(..

수필 - '여름 山' / 김윤희

여름 산 / 김윤희 여름산은 언제부턴가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만큼 서슬이 퍼렇다. 더한 것도 덜 한 것도 없이 온통 한가지로 파랗다. 파랗다 못해 검푸르다. 겨우내 찬바람 속에서 가슴 시려하던 활엽수들이 응어리진 멍울을 풀어 저리 푸른 날을 세웠다.사시사철 푸름을 간직한 소나무를 동경하던 활엽수들이 마침내 잎을 피워내고부터는,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비지땀을 흘리며 하루하루 눈에 보일 만큼씩 가지를 살찌우고, 녹(綠)잎을 숙성 시키고 있다. 햇빛도 덩달아 후끈 달아오른다. 그렇게 들끓는 열정으로 여름산은 우거져 간다. 하늘마저 가리고 저보다 키 작은 나무에겐 햇살 한 줌 나누어주질 않는다. 이파리들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포개고 또 포개지며 영역을 넓히느라, 바람이 지나갈 여유조차..

수필 - '여름과 맨발' / 현진건

여름과 맨발 / 현진건 여름같이 자연과 친하기 쉬운 시절은 없으리라. 풀도 한껏 푸르고 나무도 한껏 우거진데 풀다님 맨발로써 시름없이 소요(逍遙)하는 맛이란, 속된 말로는 형용하기도 어려웁다.우연히 써 놓은 풀다님 맨발이란 말에 귀여운 어릴 때의 기억이 문득 난다. 그 때 내가 열두 살이든가 열세 살이든가. 우리 고장에서 한 십리 되는 '앞산'이란 데 놀러를 갔었다. 해는 거웃거웃 서산으로 넘어가, 장엄하고도 힘없는 광선이 불그스름하게 나뭇가지에 걸렸을 제, 귀여운 처녀 둘이든가 셋이든가 고목나무 등걸에 앉은 내 앞 멀지 않게 나물을 캐고 있었다.새 새끼가 날기를 배우는 것처럼 잠깐 걸었다 주저앉고, 주저앉고 한다. 그때 이상하게도 그 처녀들의 맨발이 나의 눈을 끌었다. 유순하고도 폭신폭신한 파란 풀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