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 필 때면 / 김선균
돌담 밑 아담한 키에 풍성한
분홍 노랑 하양 아롱으로 예쁘게
중천 지난 해님 비스듬히 미끄러질 때
서로 응원하며 피어나는 개밥바라기
나팔꽃이 기지개 켜는 아침부터
맑은 하늘에 남풍 부는 날이면
어머니 젖가슴 만한 튼실한 씨방이
제 태어난 가을볕을 기다리며 자란다.
까만 씨앗이 배를 불쑥 내밀면
납작 돌에 하얀 가루를 찧어 내서
저녁밥 짓는 엄마 주름살에 곱게 바르면
나를 안고 볼을 비비며 함박 웃음 지으셨지.
어느 집 담장 아래 핀 하얀 분꽃에서
젊은 시절 예쁜 엄마 얼굴 떠올라
뿌연 그리움에 복받쳐 올려다본 하늘
어머니 계신 그곳엔 분꽃이 피었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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