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짧은 글짓기' 응모 당선작
01. 가슴이 뛰어서 사랑인 줄 알고 좋아했는데, 부정맥이라네요.
02. 종이와 펜 찾는 사이에 쓸 말을 까먹었네.
03. 병원에서 3시간 기다렸다 들은 병명은, '노환입니다.'
04. 일어나기는 했는데, 잘 때까지 딱히 할 일이 없다.
05. 자명종이 울리려면 아직 멀었나, 일어나서 기다린다.
06. 몇 가닥이 없지만 전액 다 내야 하는 이발료.
07. 눈에는 모기를, 귀에는 매미를 기르고 산다.
08. 쓰는 돈이 술값에서 약값으로 변하는 나이
09. 젊게 입은 옷에도 자리를 양보 받아, 허사임을 알다.
10. 이봐, 할멈! 자네가 입고 있는 팬티 내 것일세.
11. 일어섰다 용건을 까먹어, 다시 앉는다.
12. 자동응답기에 천천히 말하라며 고함치는 영감.
13. 심각한 건, 정보 유출보다 오줌 유출이다.
14. 안약을 넣으면서,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린다.
15. 비상금 둔 곳을 잊고 아내에게 묻는다.
16. 경치보다 화장실에 신경 쓰이는 관광지.
17. 손을 잡는다. 옛날에는 데이트, 지금은 부축.
18. 이 나이쯤 되어보니 재채기 한 번에도 목숨을 건다.
19. 손에 들고 있으면서 휴대폰을 찾느라 두리번거린다.
20. 마누라 이름을 잊으면 건망증, 마누라 얼굴을 잊으면 치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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