孔子穿珠
공자천주
공자가 구슬을 뚫어 실을 꿰다
孔(구멍 공) 子(아들 자) 穿(뚫을 천) 珠(구슬 주)
중국이 세계에 내세우는 유교의 시조, 학문의 전능인 孔子(공자)는 못하는 일이 없을까 ?
무례한 질문이지만 모든 방면에서 잘 하지는 못했을 터이니,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것에 부끄러워하지 말라는 不恥下問(불치하문)의 가르침을 남겼을 것이다.
이 가르침의 실제적인 예가 되는 것이 바로 이 성어다.
구슬을 뚫었다(穿珠)는 말은 구슬에 나 있는 여러 구멍을 잘 찾아 실을 꿴다는 뜻.
‘뚫을 천‘인 穿은 어려운 글자이지만 穿孔(천공), 穿鑿(천착) 등으로 제법 많이 쓰인다.
孔子는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배우는 일이 중요하지 다른 조건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이나 신분, 귀천과 부귀는 더군다나 문제가 아니었다.
孔子가 이전에 아는 사람에게 진귀한 구슬을 얻은 적이 있었는데,
여기에는 아홉 구비나 되는 구멍이 꼬불꼬불 나 있었다.
이 구슬에 실을 꿰어야 갖고 다니기 편할 텐데 아무리 좋은 머리로 생각을 짜내어도 꿰지 못했다.
陳(진) 나라를 지나갈 때 일어난 일이다.
뽕밭에서 한 여인이 뽕잎을 따고 있었는데 이 여인은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민망함을 무릅쓰고 구슬 꿰는
방법을 물었다.
구슬을 살펴보던 아낙이 찬찬히 꿀을 가지고 생각해 보라고 하자 그제서야 孔子가 깨달았다.
구슬의 구멍 한쪽에 꿀을 바르고 개미를 잡아 허리에 실을 묶고선 반대쪽 구멍으로 넣었다.
꿀 냄새를 맡은 개미가 그곳으로 기어 들어가더니 저쪽 구멍으로 나왔다.
실이 꿰진 것은 물론이다.
이 이야기는 宋(송) 나라 睦庵善卿(목암선경)이 엮은 ‘祖庭事苑(조정사원)’에 나온다.
崔仁浩(최인호) 작가의 ‘儒林(유림)’에도 재미있게 묘사돼 있다.
모든 일을 잘 할 수는 없다.
사소한 일도 없다.
한 가지 일에 邁進(매진)해서 그 방면의 전문가가 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사회에 나서는 젊은이들이 명심했으면 하는 말이다.
필자 : 안병화 / 언론인·한국어문한자회
孔子穿珠(공자천주)와 유사한 성어 = 耕當問奴(경당문노), 不恥下問(불치하문), 下問不恥(하문불치)
'🤍 文 學 > 칼럼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족간의 호칭 (0) | 2022.05.26 |
---|---|
'뽕짝에 대해서' (0) | 2022.05.25 |
道聽塗說 (도청도설) / 안병화의 시사 한자성어 <2> (0) | 2022.05.22 |
'노인을 바라보는 시선' / 김현정 (0) | 2022.05.20 |
'타자기의 역설' / 박해현 (0) | 2022.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