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홍천
동홍천은 정방천으로도 불린다.
'영주십경'의 하나인 `正房下瀑'으로 유명한 정방폭포를 하구에 거느리고 있는 하천이다.
정방폭포에서 바라보는 해안 풍광은 한폭의 그림이다.
동쪽으로부터 섶섬(숲섬)과 문섬, 새섬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전면에 배치돼 있다.
옛 사람들의 감흥도 예외는 아니었다.
조선시대에 편찬된 이원진 목사의 `탐라지'와 이형상 목사의 `남환박물지', 이원조 목사의 `탐라지초본'에는 정방폭포의
빼어난 경치를 예찬하는 글이 실려 있다.
이원진 목사가 읊은 시 한 귀절도 그런 예찬송의 하나다.
절벽 낭떠러지에 채색안개 걷히니
나는 문득 폭포가 하늘가에 걸린 것을 보았네
은하수는 바로 큰 바다로 떨어지는데
8월의 뗏목 위에서 나도 신선을 닮고자 하네
정방폭포는 빼어난 경치와 함께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진시황에게 바칠 불로초를 찾기 위해 동남동녀 5백명과 함께 삼신산의 하나인 한라산을 찾아왔던 서복(徐福)과 관련된
전설이 그것이다.
진시황과 서복의 불로초에 관한 이야기는 전설로 치부되었으나 향토사학가들의 연구에 힘입어 역사적인 사실로 점차
규명 되고 있다.
정방폭포 상류 정방수원지 상류 50m 지점(일주도로변 서신교에서는 20m하류)에 폭포를 거느린 커다란 소가 위치하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고냉이소'라고 불린다.
폭포는 높이가 5m쯤 되며 그 아래 물웅덩이는 원통형 모양으로 직경이 10m가 넘는다.
동홍천 하류 일주도로변에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귀포중학교가 위치하고 있다.
산남지역 많은 원로들이 서귀중이 배출한 인물들이다.
1936년 5월 농업실수학교로 개교, 1950년 서귀농업중학교로 개편되었고 1951년 교육법 일부 개정에 따른 조치령에
의해 서귀중학교로 변경됐다.
동홍천은 주민들에게는 `애이리내' `애릿내'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애린내에 대해서는 정확한 유래가 알려져 있지 않으나 하천 주변에 애기무덤과 골총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의 대신로(일호광장에서 동홍동으로 이어지는 길)는 아주 좁은 소롯길로 구덕을 장사하는 사람들이 왕래하던 길로서
그 길도 `애린내길'이라고 불리었다 한다.
애린내라는 명칭의 유래는 정확하지 않지만 밭을 일구러 왕래하다 보면 죽은 애기를 애기구덕에 들고 와서 하천 부근에 뭍고
그 위에 애기구덕을 엎어 놓은 광경을 보면서 가슴이 아파했었다 하면서 하천부근에 묘를 쓰는 것과 연관지어 지명이 유래된
것이 아닌가 전해지고 있다.
지금은 옛날의 흔적을 찾을 수 없고 무덤들이 있던 자리에는 상가와 주택들이 들어서 있다.
일부에서는 동홍천의 하류이기 때문에 `아랫내', `애릿내' 등으로 불려진다는 설도 있다.
정방천의 주류인 서귀포시민회관 일대는 복개돼 외형상 하천의 흔적이 사라졌다.
시민회관 일대를 벗어나면 빼곡히 들어찬 주택가 사이로 정방천의 흔적이 유지되고 있을 뿐이다.
중앙동을 지나 동홍동사무소에서 중산간도로를 따라 서쪽 150m 지점에 동홍교가 있다.
바로 그 아래에 5월 장마때 천둥치고 난 후 이곳에서 구멍이 터진다는 `산딧물' `산지물' `산지천'이 자리잡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 지명과 유래이다.
제주시에 최근 복개하천이 복원된 산지천과 이름이 같을 뿐만 아니라 인연도 깊다.
유래에 따르면 제주시 산지천을 `큰딸'이라 불렀으며 겨울에는 딸이 친정에 가기 때문에 여름에만 솟아난다고 하였다.
동홍천 상류는 마을권을 벗어나 목장지대다.
서귀포지역 최대 목장지대인 금성목장이 있는 곳이다.
동홍천 상류는 아직도 하천화가 진행되는 흔적들이 엿보인다.
하천은 미악산에서 서쪽 직선방향에 이르자 급격하게 좁아졌다.
5m 이내로 어떤 곳은 나무들로 빼곡히 채워져 1m 안팎에 불과한 곳도 있다.
발원지에 가까운 동홍천 상류는 미악산 서쪽을 휘감아 북서진하고 있다.
미악산 동쪽에는 효돈천이 자리잡고 있다.
한라산 서벽과 남벽에서 발원한 효돈천은 산벌른내와 돈내코를 거쳐 효돈 쇠소깍으로 이어지는 대천이다.
효돈천은 원래 한라산 정상부에서 발원하여 직선상으로 흘러 서귀포시의 `애이리내'(동홍천)로 이어져야 정상일 것이다.
그런데 왜 효돈천이 중상류에서 오른쪽으로 휘돌아 흘러 멀리 효돈으로 이어지는 것일까.
한라산 고지대에서는 연속적인 용암류의 분출이 하천의 유로를 결정하였고,
해발 450m의 중산간지대에 자리잡은 미악산의 화산분화활동은 효돈천의 유로를 가로막아 효돈천을 오른쪽으로 발달
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즉, 미악산의 화산분출활동이 없었다면 지금의 효돈천은 돈내코와 상효, 하효, 하례리를 거치지 않고 미악산의 화산분출활동
이전에 형성된 고(古)하천을 따라 동홍천 주류인 서귀포 중심부를 관통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 출처 : 한라일보 대하기획 `한라산학술대탐사' 제1부/ 생명의 근원, 하천과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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