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돈천(孝敦川)
한라산 북사면을 대표하는 하천이 한천이라면 효돈천은 한라산 남사면을 대표하는 산남 최대의 하천이다.
효돈천의 옛 이름은 호촌천(狐村川)이었다.
고려 충렬왕 26년(1300년) 지금의 하례지역은 도내 14개현의 하나인 호촌현(狐兒縣으로 개칭)의 중심지였다.
호촌천은 여기에서 유례했다.
1861년 김정호가 제작한 '제주삼읍전도(濟州三邑全圖)'와 비슷한 시기의 '동여도(東輿圖)'에도 지금의 하례지역을 호촌으로,
하천은 호촌천, 하류의 포구는 호천포구, 예촌봉은 호천봉으로 각각 표기해 놓고 있다.
그러나 호촌이라는 지명은 1899년 제작된 '제주군읍지'중 제주지도에 상․하례리라는 지명과 함께 호촌봉도 예촌봉으로 이름이
바뀌게 된다.
다만 하천을 경계로 효돈과 하례리 양 지역이 나눠지는데다 역사적으로 효돈 지역 못지 않게 하례마을도 하천과 밀접한 관련을
맺어 왔기 때문에 효례천으로 부르자는 몽리 주민들의 주장도 상당한 근거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래 전부터 하례리에서는 효돈천을 효례천으로 불러 왔고,
하례와 효돈을 잇는 다리 이름도 '효례교(孝禮橋)'임을 거론하며,
효례천이 아닌 효돈천이라는 명칭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효돈천 주류는 서북벽과 서벽, 남벽등 한라산 정상의 거의 절반을 발원지로 하고 있다.
효돈천의 규모를 능히 가늠케 한다.
이 주류는 방애오름을 사이로 웅장한 규모의 서산벌른내와 산벌른내를 거쳐 미악산 상류에서 합류, 돈내코로 이어진다.
'벌른'은 어떤 물체를 양쪽으로 갈라놓거나 깨트린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산벌른내는 바로 한라산을 갈라놓은 하천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얼마나 계곡이 깊고 넓으면 '한라산을 벌른내' 라고 했을까.
효돈천의 하계(河系)는 미악산 상류(해발 610m)가 중요한 분수령이 되고 있다.
이는 도보탐사와 항공탐사를 통해서도 직접 확인된다.
정상에서 발원한 두 갈래의 효돈천은 서귀포시 중심부를 향해 수직으로 뻗다가,
바로 미악산 상류부에서 한 갈래의 주류로 합류한 이후 이내 급격하게 오른쪽(동남방향)으로 휘돌고 있다.
미악산의 화산분출활동이 효돈천의 유로를 바꿔놓은 것이다.
미악산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효돈천은 돈내코와 상효, 하효, 하례리를 거치지 않고 미악산 화산분출 이전에 형성된
고(古) 하천을 따라 서귀포 중심부로 관통했을 것이란 추적이 가능하다.
유로를 바꾼 효돈천은 돈내코 계곡을 거쳐 상효동 칡오름 상류에서 다시 합류한다.
정상에서 발원한 주류와 합류한 계곡은 백록계곡(선돌계곡)으로 이어진 또 하나의 주류이다.
합류지점에 이르러 계곡은 더욱 넓고 웅대해진다.
효돈천은 남원읍 하례리 지역에 위치한 걸서악을 만나 남쪽으로 유로를 바꾸면서 하류 해안 '쇠소깍'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라산 정상에서 시작된 효돈천은 해안에 이르는 동안 주변에 많은 주거공간을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
서귀포시와 남원읍을 끼고 있는 효돈천 유역에는 9개 마을이 들어서 있다.
서귀포시의 경우, 하효와 신효, 토평, 서상효, 동상효, 법호촌, 웃법호촌, 입석동이 그것이고,
남원읍지역에는 하례마을이 자리해 있다.
이들 지역에는 3천9백여세대에 1만3천1백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곳 주민들은 효돈천과 더불어 동고동락해 왔다.
하류는 주로 효돈과 하례리 주민들의 생활과 깊은 연관을 갖고 있다.
해안 쇠소깍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저마다 사연을 간직한 긴소, 웃소, 댁물, 남내소등 크고 작은 소(沼)들이 이어진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호연지기를 키우고 삶의 지혜를 터득했다.
주민들은 옛부터 돈내코와 백록계곡의 용출수를 식수로 이용해왔다.
하천변에서 감귤 등 작물을 경작하는 주민들은 효돈천의 풍부한 하천수를 양수기로 끌어다 농업용수로 활용 하고 있으며,
여름철 이른바 물맞이 장소로도 이용하고 있다.
효돈천은 역사․문화관광자원이 풍부하다.
이 중에서도 영천관은 서귀포시가 간직한 몇 안되는 문화유적중 가장 대표적인 관아터로 도내 숱한 관아 유적 중에서도 독특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발굴과 복원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특히 영천관은 그 주변에 영천사지와 기생의 슬픈 전설이 깃들어있는 예기소, 사철 물이 그치지 않는 계곡과 울창한 난대림속에
위치해 있을뿐만 아니라 시민과 관광객들이 접근하기 쉬운 지리적 여건 등을 고려할 때,
문화 관광지로서 개발 잠재력이 풍부한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례 지경에는 한때 도 전역에 비석을 공급했던 채석장이 확인됐다.
채석이 이루어졌던 현장에는 지금도 비석 잔해가 곳곳에 남아 있으며 깎여진 절벽 암석이 난대림 활엽수림 사이로 모습을 드러
내고 있다.
제주 도내 하천은 대부분 건천(乾川)이다.
그래서 많은 하천들은 빼어난 경관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을 준다.
효돈천도 엄밀한 의미에서 건천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도내 어느 하천보다 하천수가 풍부하고 곳곳에 폭포수를 빚어내고 있어 건천임을 무색케한다.
도내에서 으뜸가는 하천계곡이라 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 중에서도 돈내코와 백록계곡, 민가 인근에 발달된 갖가지 소들은 효돈천이 아니고서는 접할 수 없는 소중한 자원이다.
해발 1,680m의 백록샘. 한라산은 물론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샘솟는 이 샘이 바로 효돈천의 한 줄기이다.
효돈천의 수자원은 선돌계곡(백록계곡)과 돈내코계곡에 이르러 절정을 이룬다.
이른바 물 좋기로 소문난 이 곳이 있었기에 효돈천의 명성을 빛낼 수 있었다.
하나같이 울창한 상록활엽수림대를 사이로 한여름에도 얼음같이 차고 맑은 물이 그칠줄 모르고 용출하고 있는 사실이 대부분
건천인 계곡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선돌계곡.
해발 5백75m 지점에서 용출, 남서교 상류 선도암 부근에 이르기까지 맹렬한 기세로 용암으로 뒤덮힌 하상을 흐르고 있다.
용출지점 하류에는 간이취수장이 설치돼 있으며 입석동과 하례리 일부 주민들이 이 물을 식수로 이용하고 있다.
돈내코계곡은 해발 385m 지점에서부터 용출한 하천수가 울창한 천연림을 뚫고 흐르면서 돈내코계곡을 대표적인 생태휴식관광지로
부각시키는 근원이 되고 있다.
이 두 지점의 용출수는 칡오름 앞에서 하나로 모아져 효돈천 하류로 이어진다.
계곡은 상효와 효돈, 하례리 마을을 끼고 크고 작은 소(沼)를 빚어내며 다시 한번 아름다움을 뽐낸다.
* 출처 : 한라일보 대하기획 `한라산학술대탐사' 제1부/ 생명의 근원, 하천과 계곡




효례천의 남쪽에 있는 큰 '소(沼)'라하여 남내소라 하고 물이 깊어서 '창이 없는 소(沼)'라 일컫는다.
아무리 가물어도 언제나 물이 가득하고 양쪽 괴에는 박쥐가 서식한다.
남북으로 길이가 49.2m, 동서로 58m, 둘레 약 168m, 수심은 대략 10m가 넘는다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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