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식가는 아니다.
입맛이 까다롭지 않다.
음식에 호불호가 없고 웬만해선 다 좋아한다.
그래도 잘 먹었나의 기준은 얼마나 기분 좋은 배부름이었나이다.
그중 국밥만 한 게 없다.
국밥이란 국밥은 사실 안 가리고 다 좋아한다.
특히나 배고플 때면 국밥은 최고의 식사다.
그리고 국밥은 뜨끈할 때 먹어야 제맛이다.
내 나름대로의 국밥을 먹는 스타일이 있다.
우선 나오자마자 뜨거울 때 공깃밥을 넣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밥을 절대 덜지 않는다.
뚝배기 채로 호호 불어서 깍두기랑 먹는다.
그리고 국밥은 자고로 완뚝해야 제맛이다.
이 스타일이 만든 폐해라면 꼭 입천장을 댄다.
특히 순대국밥 먹다 입천장 홀라당 까진 적이 많다.
야성적인 국밥 시식은 꼭 상처를 남긴다.
주체할 수 없는 진심은 내 입천장이 증표다.
순대국밥 한 그릇이면 세상 다 가진 기분이다.
코로나 전에는 운동도 자주 하고 순대국밥 먹으러 가는 즐거움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세상 다 잃은 기분인가?
아침 일찍 축구하고 땀 식히며 먹는 국밥이 그렇게도 그리운 요즘이다.
내 입천장은 요즘 아주 튼튼하다.
국밥이랑 못 만나서 일게다.
따뜻한 봄날이 오기전에 순대국밥과 입천장이 살가운 만남을 다시했으면 좋겠다.
강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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