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천 (倉庫川)
창고천은 하류에 남군과 서귀포시를 경계짓고 상류에 이르러서는 북군과도 접해 있다.
남군에는 하류의 화순, 대평을 비롯해 감산, 창천, 상창, 상천, 광평 등 7개 마을이 접해 있으며,
북군 애월읍 봉성리 화전마을도 창고천 유역 마을로 포함할 수 있다.
서귀포시지역은 상예동이 창고천에 바로 접해 있다.
창고천 유역에는 남군과 북군, 서귀포시 지역 9개 마을이 분포해 있다.
창고천은 유역 주민들에게 귀중한 식수와 농업용수를 제공했으며 간직하고 싶은 갖가지 추억이 깃든 곳이다.
때로는 재해로 물이 넘쳐 흘러 귀중한 생명과 삶의 터전을 앗아가기도 했던 쓰라린 공간이기도 했다.
85년 당시 태풍 '키트'가 논밭을 유실시키고 목숨을 앗아간 사실은 아직도 주민들의 가슴을 쓸어 내린다.
창고천은 역사․문화유적과 많은 전설이 깃든 공간이다.
하류 안덕계곡은 풍부한 생태자원과 함께 계곡의 물을 이용하기 위해 제주 선인들이 대역사를 펼쳤던 현장이라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20여년전만 해도 이 일대 6만여평의 계단식 능선은 제주에서는 드물게 쌀밥을 먹게했던 논농사가 이뤄졌던 곳이다.
화순지경 도채비빌레 위에 세워진 김광종의 개척기념비는 이곳의 논농사가 어떻게 이뤄지게 됐으며,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거대한 도수로 공사가 행해졌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안덕계곡 상류 감산 지역 용바위 앞에는 하천의 물을 끌어들이기 위한 매우 원시적인 형태의 도수로 흔적도 남아 있다.
감산 지경 속칭 '닥밭당' 상류에는 한천의 방선문과 용연 이외의 하천 변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마애명문이있다.
조선 영조때 사간원 정언이었던 임관주의 오언절구가 음각되어 있다.
하류 곳곳에는 바위그늘 집자리가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는데, 이곳에서 선인들의 삶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다.
좌혜경 박사는 창고내를 '문화의 보고'라고 평가한다.
군산, 병악, 반석(유반석, 무반석)과 같은 자연지형 전설을 비롯해 대(大)수로 개발에 얽힌 막산이전설, 상류지역 주민들이 촌락을
일구기 위해 고지대의 나무를 끊고 끌어내리면서 부르는 노래에 얽힌 이야기들은 창고내 선인들의 발자취라고 할 수 있다.
좌 박사는 '자연과의 조화 혹은 자연을 극복하고자 했던 지역민들의 염원을 표현한 것'이라고 가치를 부여했다.
창고천은 해발 9백80m서 발원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1100도로변 삼형제오름 일대에 드넓게 펼쳐진 고산습원이 창고천의 발원지이다.
창고천 발원지 주변에는 크게 3개소의 고산습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100고지 탐라각휴게소 일대, 삼형제오름 북측 일대, 그리고 한대오름 동측일대에 분포된 습지가 그것이다.
모두 고지대에 형성된 습지로서 그 중요성이 부각된다.
창고천의 유로와 지형․지질도 주변 오름의 영향을 직․간접으로 받고 있다.
상류는 곡두(谷頭) 부근의 실개천과 같은 지류가 모아져 남류(南流)하다 돌오름 상류에서 방향을 서쪽으로 선회한다.
이어 봉성 화전마을 인근 빈네오름에서 방향이 다시 한번 꺾이면서 남류하고,
돌오름에서 발원한 주류와 산록도로 위 광평마을에서 합류한다.
이처럼 상류의 하계밀도는 매우 복잡한 형태를 띠고 있다.
중류는 비교적 완만하게 광평, 상천, 상창마을을 통과하고 있으며 하류 안덕계곡에 이르러 급경사를 이룬다.
군산과 월라봉을 잇따라 만나 서쪽으로 방향을 바꿔 하구 '황개천'에 이르고 있다.
창고천 전 구간중 하구는 매우 특이한 지질구조를 보여준다.
대포 지삿개와 예래 '갯깍' 주상절리를 연상케하는 베개용암의 수축절리와 수중화산활동의 결과물인 대규모 퇴적층이 확연히
드러나 있다.
퇴적층은 인근 군산에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해 화산지질학적 가치를 높여주고 있으며 그 비경이 압권이다.
안덕계곡을 지나면 하상정비로 원지형이 훼손돼 아쉬움을 주고 있다.
완만하고 퇴적층으로 이루어진 하상은 빈네오름에서의 활발한 측방침식으로 다시 깊어진다.
창고천은 전 구간에 걸쳐 수자원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발원지와 하류의 수자원이 독특한 곳이다.
3만여평에 이르는 드넓은 고산습원에서 발원하는 특이한 지형인데다, 하류는 수자원이 풍부한 안덕계곡이 이어져 있다.
창고천 하류의 풍부한 수자원은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공간을 제공했다.
연못에는 수백마리의 원앙이 관찰되고 한때 장어와 민물참게의 대표적 서식지로 이름을 날렸다.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안덕계곡에는 3백여종의 제주자생 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그러나 생활하수의 유입과 무분별한 개발로 천혜의 생태공간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사실이 드러난다.
참게 서식지는 생활하수와 내수면 어업이 허용되면서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계곡 지반을 고려하지 않은 도로개발은 계곡 암반에 위협을 주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주민들의 계곡 살리기는 실낱같은 희망이다.
* 출처 : 한라일보 대하기획 '한라산학술대탐사' 제1부/ 생명의 근원, 하천과 계곡
안덕계곡 [安德溪谷]
안덕면 감산리에 있는 계곡.
감산천·창고천·창천계곡이라고도 한다.
천연기념물 제182-6호.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중 제6호 구역으로 면적은 2만 2,215㎡이다.
돌오름 북동쪽에서 발원해 안덕면의 경계를 따라 흐르는 창고천(倉庫川)의 하류에 형성된 계곡으로,
제주도 특유의 계곡미를 보이는 골짜기가 깊게 침식된 유년기곡이다.
조면암 절벽에 둘러싸인 계곡양쪽을 따라 원시고목림(原始古木林)을 이루는 상록활엽수림을 비롯해,
300여 종의 식물이 분포한다.
암반으로 이루어진 매끄러운 계곡의 바닥을 따라 창고천의 맑은 물이 흐르며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상록활엽수종인 붉가시나무·가시나무·구실잣밤나무·동백나무·종가시나무·생달나무·후박나무·참식나무·
상록참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다.
그밖에 담팔수·상사화를 비롯해 보리밥나무·보리장나무·후피향나무 등의 귀중한 수종이 있다.
바위 틈에는 바위고사리·선바위고사리·수수고사리·쇠고사리·별고사리 등의 양치류가 많이 서식하고 있어서 학술적으로 중요시되고
있다.
그러나 강바닥 바위 틈에서 자라는 애기도라지 같은 식물은 멸종해가고 있으며,
흙이 있는 계곡 양쪽에서 자라던 나무들이 벌채되고 귤나무밭으로 개간된 곳도 있다.
태초에 7일 동안 안개가 끼고 하늘과 땅이 진동하며 태산이 솟아날 때,
암벽 사이에 물이 흘러 계곡을 이루며 치안치덕(治安治德)하는 곳이라 하여 안덕계곡이란 이름이 유래했다는 전설이 있다.
예로부터 많은 선비들이 찾던 곳으로 김정희·정온 등도 이곳에 유배되어 후학을 가르치고 절경을 즐겼다고 한다.
제주10경 중의 하나이며 지정관광지이다.
창고천 다리(일주도로) 남쪽 하천을 따라 300여m쯤 가면 절벽 하단에 암각되어 있다.
임관주는 영조43년(1768) 사간원 정언(正言)으로 있을 때,
삼상(三相 =영의정,좌의정,우의정)논책상소문을 올렸다가
오히려 제주도로 유배되어 창천에 살게 되었다.
이 시는 유배가 끝난 다음 날 지었다고 한다.
始出荊門日
처음으로 귀양살이 하던 집을 나서는 날에
先尋枕下川
가까이에 있는 시냇물을 먼저 찾았네
蒼巖三曲立
푸른 바위는 세물 굽이 곁에 둘러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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