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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하천 - 서중천(西中川)

아즈방 2022. 4. 30. 10:39

서중천 (西中川)

서중천은 감귤의 고장을 따라 흐르는 제주 동남부 하천의 주요 하천중 하나다.

동남부권에서도 주로 남제주군 남원읍 지역을 관통한다.

읍소재지인 남원리와 태흥리, 의귀리, 한남리가 서중천 하류 주변 마을들이다.

서중천은 한남리에서는 한남천, 의귀리에서는 의귀천으로도 불린다. 

 

서중천은 제주도 지정 2급 하천이다.

국립공원 외곽 하천관리구역은 남제주군 남원읍 한남리 산2-1번지에서 남원읍 태흥리와 남원리로 해안으로 이어지는 총연장 

12.01㎞이다.

그러나 이 시발점이 곧 서중천 발원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는 자치단체가 관리하고 있는 구간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탐사결과, 서중천은 한라산 해발 1,280m 일대 흙붉은오름에서 발원하고 있다.

흙붉은오름은 제주시 동부 화북과 거로마을을 관통하는 화북천도 발원시키고 있는 오름이다.

서중천이 한라산을 중심으로 북쪽과 동남쪽을 연결시키는 하천을 발원시킨 것이다.

서중천 발원지는 한 곳에 한정돼 있지 않다.

여러 갈래에서 발원한 실핏줄 같은 줄기가 모아져 비로소 본류를 형성하고 있다.

발원지에는 샘물이 용출하고 있다.

이곳은 치성터로도 알려져 있다.

화구 깊숙이에서 솟아나온 샘물을 따라 하천이 발원하고 있다.

선인들은 이 곳 샘물로 목욕재계하고 치성을 드리면 아이를 얻게 된다고 믿어왔다.

흙붉은오름서 발원한 서중천은 한라산 성판악 등산로를 따라 동남방향의 유로를 보인다.

물오름 앞 성판악휴게소 인근에서 시작된 여러 작은 주류들이 본류에 합하고 여기에 성판악에서 시작된 주류가 다시 모아지고 있다.

숲터널 인근 동수교를 지나 해발 4백20m 부근에서 서중천은 성판악 인근에서 뻗어나온 주류와 만나 가파르게 남류하다가 한남리와

의귀리 경계 지점인 해발 1백m 상류에서는 다시 태흥과 남원해안으로 두갈래 갈린다.

특히 서중천 5․16도로변 해발 700~800m일대에서 수많은 실개천이 얽혀 복잡한 하계망을 띠고 있다.

 

서중천을 얘기할때 의귀리의 말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서중천변 의귀리는 헌마공신 김만일의 족적이 살아숨쉬는 곳이다.

제주의 역사는 마정(馬政)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연적 조건이 말 기르기에 적합해 원(元)이 몽고마를 전래해 섬을 목장화한 이후 조선시대에 이르러 제주는 국내 최대의

말 공급지로서 기능을 다하였다.

영조임금이 제주도를 일컬어 `국마의 부고(府庫)'라고 일컬었으며,

제주목사 이형상은 '섬(제주도)에 일은 마정보다 큰 것이 없다'고 했을 정도다.

제주에서 말공급은 조선 태조 3년에 1백필을 받친 것을 시작으로 태종 10년에는 6백필을 받친 것으로 태종실록이 전하고 있다.

 

특히 제주말과 관련한 헌마공신 김만일(1550~1632)의 족적은 뚜렷하다.

임진왜란으로 중앙정부가 전마 부족에 시달리던 중 김만일은 정부 요청으로 여러차례 말을 진상했다.

선조때 정의현 의귀리 김만일은 개인목장을 운영했던 사람으로 선조 33년과 광해군 12년에 전투마 5백필과 3백필을 각각 

바침으로써 헌마공신의 호와 오위도총부 부총관직(정2품)을 제수 되었다.

이 같은 공로로 감목관에 임명되고 그 후손이 이를 대대로 세습하는 등 제주목장사에 이름을 날렸다.

남원읍 의귀리 서중천변에 위치한 `반디기밭' 일대는 지금도 그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제주마문화가 이처럼 제주역사에 핵심영역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으나,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역사문화자원화하는 노력은 철저히 외면되고 있는게 오늘의 현실이다.

충분한 역사적 사료와 제주가 배출한 걸출한 인물들의 행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장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김만일가의 무덤에 있는 동자석이 도굴꾼에 의해 훼손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빚어지기까지 했다.

 

동국대 남도영교수는 '제주의 소중한 마문화 유산은 시급히 발굴, 복원, 보호되어 후손에게 참되게 전승되어야 한다'면서

이를 관광자원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정비'라는 이름아래 매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하천사업의 문제는 서중천 탐사과정에서도 재연됐다.

하천정비가 재해예방에 치중한 나머지 하천보호측면은 무시되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하천정비를 하면서 `친환경적'이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고 있지만 원형을 깨부수는 정비가 과연 친환경적인가라고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환경부 등이 하천정비의 문제점을 거론하고 있지만, 이 시각에도 우리시대 우리 손에 의해 자연유산인 하천은 야금야금 잠식되고

제모습을 잃고 있다.

 

 * 출처 : 한라일보 대하기획 `한라산학술대탐사' 제1부/ 생명의 근원, 하천과 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