驚 蟄
경 칩
양력 3월 6일경
일년중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날 정도로 날씨가 풀린다는 날.
二十四節氣의 하나로 雨水와 春分 사이에 있다.
춘분점을 기준으로 하여 태양이 黃道의 345 度에 이르는 때로
양력 3 월 5 일경이다.
風俗
개구리알 혹은 도롱뇽알 먹기,
단풍나무나 고로쇠나무 수액 마시기,
은행씨앗 선물하기.
{驚蟄의 의미와 관련 풍속}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인 이즈음이 되면,
겨울철의 대륙성 고기압이 약화되고,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이 주기적으로 통과하게 되어 한난(寒暖)이 반복된다.
그리하여 기온은 날마다 상승하며 마침내 봄으로 향하게 된다.
'漢書'에는 열 계(啓)자와 겨울잠을 자는 벌레 칩(蟄)자를 써서 啓蟄이라고 기록되었는데, 후에 漢武帝의 이름인 啓를 避諱하여 놀랠 경(驚)자를 써서 驚蟄이라 하였다.
옛사람들은 이 무렵에 첫 번째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들은 벌레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東醫寶鑑』 論一元十二會三十運에는,
“동면하던 동물은 음력 정월[寅月]에 활동하기 시작하는데,
절기로는 경칩에 해당하며,
음력 9월[戌月]에는 동면을 시작하는데 절기로는 立冬에 해당한다.”
라고 밝히고 있다.
『禮記』「월령月令」에는,
“이월에는 식물의 싹을 보호하고 어린 동물을 기르며 고아들을 보살펴 기른다.”라고 되어 있다.
이는 경칩이 만물이 생동하는 시기이므로 이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시기임을 의미한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왕이 농사의 본을 보이는 적전(籍田)을 경칩이 지난 亥日에 先農祭와 함께 행하도록 정하였으며, 경칩 이후에는 갓 나온 벌레 또는 갓 자라는 풀을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불을 놓지 말라는 禁令을 내리기도 했다.
『成宗實錄』에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춘분에는 올벼를 심는다고 하였듯이, 우수와 경칩은 새싹이 돋는 것을 기념하고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절기이다.
“우수 경칩에 대동강 풀린다”.
우수와 경칩을 지나면 아무리 춥던 날씨도 누그러진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차츰 날이 풀려 얼음이 슬슬 녹아 없어짐을 가리키는 속담인 “우수 뒤의 얼음같이”도 있다.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대동강물이 풀린다고 하여 완연한 봄을 느끼게 된다.
초목의 싹이 돋아나고 동면하던 벌레들도 땅속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이날 농촌에서는 산이나 논의 물이 괸 곳을 찾아다니며, 몸이 건강해지기를 바라면서 개구리(또는 도롱뇽) 알을 건져다 먹는다.
또 경칩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하여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한다.
특히 빈대가 없어진다고 하여 일부러 흙벽을 바르기도 한다.
빈대가 심한 집에서는 재를 탄 물그릇을 방 네 귀퉁이에 놓아두기도 한다.
경칩에는 보리 싹의 성장을 보아 그 해 농사를 예측하기도 한다.
또한 고로쇠나무(단풍나무, 어름넝쿨)를 베어 그 수액(水液)을 마시는데,
위장병이나 속병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전남 구례의 송광사나 선암사 일대에서 채취한 고로쇠 수액은 유명하다.
보통의 나무들은 절기상 2월의 중기인 춘분(春分)이 되어야 물이 오르지만,
남부지방의 나무는 다소 일찍 물이 오르므로, 첫 수액을 통해 한 해의 새 기운을 받고자 하는 것이다.
고로쇠 수액은 구름이 끼거나 바람이 불어 일기(日氣)가 불순하면 좋은 수액이 나오지 않고, 날이 맑아야만 수액이 약효가 있다.
경칩이 지나서는 수액이 잘 나오지 않으며, 나오더라도 그 수액은 약효가 적다.
이처럼 경칩은 만물이 약동하는 시기로, 움츠려 지냈던 겨울이 끝나고 새로운 생명력이 소생하는 절기이다.
경칩은 글자 그대로 땅 속에 들어가서 동면을 하던 동물들이 깨어나서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무렵이 된다.
개구리들은 번식기인 봄을 맞아 물이 괸 곳에 알을 까놓는데,
그 알을 먹으면 허리 아픈 데 좋을 뿐 아니라 몸을 보한다고 해서,
경칩일에 개구리알을 먹는 풍속이 전해 오고 있다.
지방에 따라서는 도롱뇽 알을 건져먹기도 한다.
경칩에는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해서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한다.
경칩 때 벽을 바르면 빈대가 없어진다고 해서 일부러 흙벽을 바르는 지방도 있다.
빈대가 심한 집에서는 물에 재를 타서 그릇에 담아 방 네 귀퉁이에 놓아두면 빈대가 없어진다는 속설이 전한다.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나오고, 동삼석달 땅 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버러지도 꿈틀거린다는 경칩때가 되면 담배모를 심고, 과일밭을 가꾸는 등 농사가 본격화된다.
경칩때는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도 완전히 겨울잠을 깨는데,
이를 '식물기간'이라 한다.
보리, 밀, 시금치, 우엉 등 월동에 들어갔던 농작물들도 생육을 개시한다.
이때 농촌의 봄은 바야흐로 시작된다.
씨뿌리는 수고가 없으면 결실의 가을에 거둘것이 없듯,
경칩때부터 부지런히 서두르고 씨 뿌려야 풍요로운 가을을 맞을수 있는 것이다.
동지로부터 81일이 지나면(경칩부근) 추위가 완전히 물러가는데,
81일을 9일 단위로 나눠(9*9=81) 농부들은 九九歌를 불렀다.
구구가는 긴 겨울동안 농사를 손놓아 게을러지는 것을 추스리고, 자연현상을 관철하면서 농사 시기를 살피고자 한 것이다.
그 중 아홉째 마지막 경칩 부근의 노래는,
"밭가는 소의 모습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해서 '구구경우(九九耕牛)'라 불렀다.
이때쯤이면 농가에서는 장 담그기를 한다.
장 담그는 일은 가정의 일 년 농사라 할 만큼 중요하다.
훌륭한 장맛의 비결은 좋은 재료 선택(콩,소금,물)과 주부의 손끝 정성에 있다.
잘 씻어 말린 장독에 메주를 넣고, 체에 받쳐 거른 소금물을 메주가 잠길 정도로 붓는다.
그리고 고추, 참숯 등을 넣는다.
고추의 붉은색은 악귀를 쫓는다고 해서, 참숯은 살균작용을 하기에 꼭 넣는다.
장을 담근 장독에는 잡귀가 들지 못하도록 왼새끼를 꼬아 솔잎, 고추, 한지를 끼운 금줄을 쳐 장맛을 지켰다.
반찬이 변변찮던 시절, 농가에서는 맛의 근원이었던 장을 무척이나 아꼈다.
날이 완전히 풀리는 경칩 때가 되면 겨우내 인분이 쌓인 변소를 푼다.
인분은 직접 논밭에 뿌리기도 하지만,
집 한켠에 쌓인 퇴비더미를 파고 묻어서 몇 달간 잘 썩은 거름을 파내어 논밭에 내었다.
퇴비더미를 '두엄'이라고 하는데, 두엄은 인분 또는 외양간에서 나온 쇠똥, 돼지우리에서 나온 돼지똥, 염소똥, 닭똥, 누에똥 등 각종 찌끼가 섞인 거름으로 주재료는 역시 똥이다.
금비(金肥)를 양약이라 한다면 퇴비는 한약이다.
농토에 보약같던 퇴비는 지력을 높이는 성질이 있다.
우리 조상들이 퇴비만들기에 열을 올린 이유도 바로 지력 증진을 통한 생산량 향샹에 그 이유가 있었다.
실학자 연암 박지원도 "과농소초(課農小抄)"에서 퇴비가 농사에 얼마나 중요한 지를 밝히고 있다.
금비는 질소, 인산, 가리로 대변되는데,
우리 조상들은 금비가 없었기에 퇴비와 똥, 아궁이의 재(灰) 등을 농사에 이용하였다.
그것도 부족해 땟물조차 거름으로 만들고, 오줌도 아무데서나 누지 말고 꼭 집에서 누도록 했다.
3월5일은 경칩이다.
경칩은 한자로 '놀랄 경(驚)'에 '겨울잠 잘 칩(蟄)'을 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풀과 나무에 싹이 트고,
겨울잠을 자던 짐승들이 땅 위로 나오려고 꿈틀거린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다.
개구리가 동면에서 깨어날 무렵이면 농촌에서는 담배 모를 심고 과일 밭을 가꾸며 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또 학생들은 새 학년 새 학기를 맞는다.
새로운 학급 친구들이 생기고 새로운 담임선생님을 만난다.
싱그러운 새내기들의 미소와 함성이 경칩의 역동성과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그렇기에 경칩의 시기는 진정한 출발의 시기이다.
요즘 유행으로는 경칩을 즈음해 앞뒤로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가 있어서,
연인들이 사랑을 고백하는 시기가 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나친 상술로 인해 의미가 많이 퇴색된 것 같다.
우리 옛 선조들에게는 경칩이 바로 '연인의 날'이었다고 한다.
서양 사람들이 초콜릿으로 달콤한 사랑을 표현했다면,
우리 조상들은 천년을 산다는 은행나무 열매를 서로 입에 넣어 주며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고 한다.
은행나무는 암수가 가까이 있지 않아도 마주 보고만 있어도 사랑이 오가고 결실을 맺으니, 은행나무는 순결한 사랑을 상징 하기도 한다.
1996년 상영된 '은행나무 침대'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천년이 지나 은행나무로 환생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난다는 애틋한 영화였다.
요즘 젊은이들의 만남이 너무 쉽고 즉흥적이지는 않는지 개인적으로 우려가 많이 된다.
천년을 두고 이어지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기대하는 건 너무 지나친 욕심일까.
곧 화이트데이가 다가오지만, 그에 앞서 경칩이자 '연인의 날'인 이날 사랑을 고백하고 영원한 사랑을 맹세해 보는 건 어떨까.
글쓴이 : 신상일 /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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