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은 고려시대 몽골에서 들어왔다.
그 후 주원료인 메밀이 별다른 보살핌 없이도 잘 자라는 산지가 많은 서북지역과 강원도 이북지역에서 주로 발달하게 된다.
그런 이유로 이북에서 사랑받던 냉면은 6.25때 1.4후퇴와 함께 북쪽의 피난민들이 내려와 자리를 잡았으며,
그 이전에는 남쪽에 냉면집이 거의 없었다.
한국전쟁시 본격적인 기호식품으로 전국에서 사랑받기 시작한 초기의 냉면은,
한겨울 고구마를 수확한 후 만들어낸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면을 삶아 차게 만든 후 뜨거운 군불을 지핀 온돌방에서
속이 듬뿍 든 김치와 함께 먹었던 겨울식품이라고 한다.
그 이후남쪽 따뜻한 지방의 고구마 수확기와 맞춰 즐기는 시기가 변하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상품으로 자리잡으면서 계절에 관계없이 즐겨찾는 음식이 되었다.
초기의 냉면(나무 국수틀로 내리던 냉면)은 면발이 굵고 질기며 그 맛이 자극적인 것이 특징이었으나,
점차 부드러운 맛을 선호하는 대중의 기호에 따라 자극적인 맛이 순해지기 시작했고,
특히 기계냉면이 출현하면서부터 면발에 양념을 첨가하는 것이 쉬워져 냉면맛이 점차 부드럽고 개운한 쪽으로 변했다.
또한 원래 냉면의 맛은 1월부터 5월 사이 겨울을 지나 여름이 오기전까지가 가장 좋으며,
여름이 가장 맛을 느끼기 힘들고, 말복을 지나면서 찬바람이 난 이후에야 비로소 제맛이 난다고는 하지만,
시원함을 즐기는 기호에 따라 주로 여름철에 인기가 높아졌다.
동국시세기에,
"메밀국수를 무김치와 배추김치에 말고 돼지고기 섞은것을 냉면이라고 하고,
잡채와 배, 밤, 쇠고기, 돼지고기 섞은것을 골동면이라 한다. 이중에 평안도 냉면이 최고다"라고 쓰여있다.
원래 우리 조상들은 동치미가 잘익을 무렵인 한겨울의 별식으로 냉면을 즐겼지만,
현대에는 한여름에 차갑게 더위를 쫒는 음식으로 인식이 바뀌었다.
***************
냉면은, 함흥냉면이든 평양냉면이든 간에 조리방법에 따라 4종류로 구분한다.
면에 시원한 육수를 부어서 먹는 물냉면,
면을 매운 양념장에 비벼서 편육을 얹어먹는 비빔냉면,
면을 매운 양념장과 생선회무침에 비벼 먹는 회냉면,
그리고 면을 매운 양념장과 생선회무침에 비벼서 편육을 얹어먹는 세끼미냉면.
이렇게 4종류로 구분한다.
물냉면은 평양냉면이고, 비빔냉면이나 회냉면은 함흥냉면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함흥냉면이나 평양냉면이나 물냉면, 비빔냉면, 회냉면, 세끼미냉면 4종류가 다 있다.
함흥냉면과 평양냉면의 차이점은, 물론 조리방법의 차이점도 있지만,
그 보다는 냉면을 만드는 면의 종류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함흥냉면은, 함경도 지방에는 고구마, 감자 등 구황작물이 많이 생산되어 이것으로 녹말을 만들어 면을 뽑기 때문에
전분의 함량이 많은 면을 사용한 냉면이다.
면발이, 질기고 색깔이 희면서 가늘며 부드럽고 오들오들한 맛이 특징이다.
특히 관북(함흥)지방 사람들은, 가늘게 씹히는 면발의 쫄깃쫄깃함에다 웃기로 얹어놓은 생선회무침을,
양념장에 참기름과 설탕, 식초와 겨자를 넣어 비벼먹는 회냉면을 주로 즐겼다.
곁들여 마시는 뜨거운 육수는, 매운 맛을 씻어냄과 동시에 입안을 개운하게 해준다.
매운 회냉면을 먹고 나면, 온몸엔 땀이 주르륵 흐르며 속이 시원함을 느끼게 해준다.
평양냉면은, 평안도에는 메밀이 많이 생산되어 이것으로 면을 뽑기 때문에, 메밀이 많이 함유된 면을 사용한 냉면이다.
함흥냉면에 비해 면발이 굵고 쉽게 툭툭 끊기고 색깔이 갈색이며 긴 면발을 앞니를 이용하여 끊어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관서(평양)지방 사람들은, 냉면을 먹을 때 차가운 육수가 목을 타고 넘어가며 뱃속까지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물냉면을 주로 즐겼다.
또한 남한에서는 회냉면에 홍어회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북에서는 함흥냉면에는 가자미회무침을,
평양냉면에는 명태회무침을 주로 사용하였다.
냉면 육수로는, 소고기(사골, 양지, 사태))나 꿩고기 또는 닭고기를 무, 파, 생강, 다시마, 배 등 각종 채소와 함께 푹 삶아 우려낸
국물을, 간을 내어 육수로 사용하였다.
물냉면의 육수로는 동치미 국물과 열무김치 국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냉면에 첨가하여 먹는 겨자와 식초는, 성질이 뜨겁고 열을 발산시키므로 냉면처럼 찬 음식을 먹었을 때 생길 수 있는 배탈을 예방
해주는 효과가 있으며, 특히 식초는 해독작용을 하여 식중독을 예방해 주고, 소화액 분비를 촉진시켜 음식소화를 도와준다.
또한 참기름은, 거친 메밀로 부터 위벽을 보호해준다
냉면은 추운 겨울에도 한 끼 식사로 또는 술을 먹고 난 후 해장국 대신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