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중에 대표적인 합궁(合宮)을 발휘하는 음식이 있다.
양합(兩合)도 아닌 삼합(三合)이니 이름하여 홍탁삼합(紅濁三合)이다.
한 가지만 빼고 삭히는 숙성 과정을 거친 한국의 대표적인 발효식품이다.
발효식품 세 가지와 식어갈수록 딱딱해지는 고깃덩이가 어울리니,
미련하게 살균을 하지 않는 한,
발효가 지속되어 주변 잡균과 상한 음식을 중화시키는 작용을 해준다.
홍탁삼합을 하나씩 차례대로 풀면 네 가지가 나온다.
잘 삭힌 홍어, 누룩으로 빚은 막걸리 탁주,
여기에 껍질과 비계가 붙은 돼지고기 삶은 것,
마지막으로 묵은 김치 또는 삭은 김치다.
홍어와 탁주가 기본이고 돼지고기와 묵은 김치가 곁들여지니,
꼼꼼히 들여다보면 네 가지가 맞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