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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A장조 "크로이처"

아즈방 2022. 3. 1. 19:18

Beethoven

Violin Sonata No.9 in A major, Op.47

'Kreutzer'

 베토벤 /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

 

1. Adagio Sostenuto - Presto
2. Andante Con Variazioni

3. Finale. Presto

 

piano : Vladimir Ashkenazy / Violin : Itzhak Perlman


*   *   *

Oistrakh / Oborin

 

 

제1악장 - Adagio Sosteninto A장조. 3/4. sonata형식.

묵직한 느낌의 서주에 이어서 강한 제1주제가 터져 나오면서 곡이 시작된다.

정열적인 이 테마는 전체에 지배적인 구실을 하고 있으며 뒤를 이어서 화려한 카덴자를 거쳐 아름다운

제2주제가 E장조로 연주된다.

여기에서 violin과 piano는 아름다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대화를 엮어 가면서 발전하면 코다에서 화려하게

장식되며 끝난다.

 

제2악장 - Andante con Variazioni로 연주되는 F장조. 2/4. 변주곡 형식.

피아노가 벽두에 서정적인 테마를 제시하면 violin이 이것을 받아서 반복시키게 된다.

그리하여 곡은 이 서정적인 테마를 모체로 해서 네 차례의 변주를 거친 후 조용히 끝난다.

 

제3악장 - presto A장조. 6/8. sonata형식.

곡 전체를 화려하고 흥분된 무곡풍의 선율이 지배하고 있는 악장이다.

이처럼 화려한 악장이기 때문에 처음엔 violin sonata 작품 30-1을 위해서 작곡 됐다가 이 곡에 편입된 것.

피아노의 Fortesimo로 주제가 연주되면서 전개되면 발랄한 주제를 violin이 소박하게 제시하게 된다.

페시지를 거친 후 비슷한 성격의 제2주제가 나오면 이 선율이 클라이막스로 인도되면서 화려하게 끝을 장식

하게 된다.

 

작품개요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에서는 넓은 음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숨가쁘게 펼쳐지는 피아노 파트가 특히

화려하다.

너무나 화려한 나머지 마치 바이올린을 위협하듯 공격적이다.

그러나 바이올린 파트 역시 만만치가 않다.

바이올린은 불을 뿜는 듯한 스타카토와 강렬한 악센트를 선보이며 피아노와 접전을 벌인다.

그래서 음악학자들은 이 곡이야말로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서로 대등한 위치에 있는 진정한 의미의 듀오

소나타로 보기도 한다.

베토벤 이전, 또는 베토벤 초기의 바이올린 소나타들은 사실 '바이올린 오블리가토에 의한 피아노 소나타'

라고 할만큼, 피아노의 비중이 매우 컸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9번도 표면적으로는 이러한 전통을따르고 있다.

이 곡의 초판본을 보면 악보에,

"거의 협주곡처럼, 극히 협주곡과 같은 스타일로 작곡된 바이올린 오블리가토에 의한 피아노 소나타"라고

써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협주곡의 스타일'로 작곡되었다는 말이 특히 강조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협주곡 스타일로 작곡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마치 협주곡처럼 바이올린이 독주를 하면 피아노가 오케스트라처럼 반주를 한다는 뜻일까?

Beethoven의 바이올린 소나타 중에서 가장 널린 알려지고 친근한 것이 이 '제9번'과 '제5번'의 2곡이다.

'제9번'은 'Kreutzer', 그리고 제5번은 '봄'이라는 애칭으로 각각 알려져 있다.

'봄'의 경우는 과연 봄을 생각하게 하는 2곡의 느낌으로부터 애칭이 붙여졌는데 대해,

'크로이쳐'는 곡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이 곡이 헌정되었던 프랑스의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인 크로이처의

이름을 따서 붙인 제목이다.

이 '제9번'은 '제5번'의 2년 후인 1803년에 작곡되었다.

결국 교향곡 제3번 '영웅'과 같은 해로서 이 무렵의 Beethoven은 인간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그 이전과는

다르게 스케일이 커졌다.

바이올린 소나타의 작곡상에도 그것이 명확히 나타나 있다.

큰 특색은 Beethoven 자신이 붙인 타이틀이 가리키는 것처럼,

'거의 협주곡처럼 서로 겨루어 연주되는 바이올린 조주부(助奏付)의 피아노 소나타'로 쓰여져 있다는 점이다.

요컨데 대부분 사람들은 바이올린 소나타라고 하면 바이올린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피아노는 반주를

맡는 식의 음악형태를 머리에 떠올리지만, Beethoven 이전에는 그렇지가 않았다.

그것과는 반대로 주체는 피아노이고 바이올린은 단순히 조주의 역할만 하는,

'바이올린 조주부의 피아노 소나타'였던 것이다.

Beethoven 시대에는 이 두 악기의 관계가 점차 대등해져 왔으나,

이 '제9번'에서 Beethoven은 바이올린 협주곡과 같이 바이올린이

피아노와 대등히 연주되는 새로운 형태의 음악을 완성했던 것이다.

Beethoven이 붙인 타이틀은 바로 그것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이 곡은 Beethoven의 건강상태가 좋았던 무렵에 작곡한 것인 만큼 전체가 당당한 내용의 작품이 되어 있다.

전부 3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제1악장은 변화가 뛰어나고 정열적으로 만들어져 있는 훌륭한

곡이다.

 

'클래식 명곡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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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이처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9번은,

베토벤이 남긴 10곡의 바이올린 소나타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바이올린 소나타로 평가된다.

톨스토이의 [크로이처 소나타]라는 소설 덕분에 크로이처라는 부제는 이 곡에 더욱 신비스럽고 강렬한

이미지를 던져 주지만, 사실 크로이처란 다름 아닌 프랑스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의 이름이다.

베토벤이 이 소나타를 그에게 헌정했기 때문에 이 소나타는 크로이처 소나타로 불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베토벤이 처음부터 이 소나타를 크로이처에게 헌정하려 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본래 이 곡을 바이올리니스트 브릿지타워를 염두에 두고 작곡했고 그에게 헌정하려 했었다.

브릿지타워는 아프리카 출신의 아버지와 유럽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주로 영국에서 활동했던 바이올

리니스트로, 화려한 연주 스타일과 뛰어난 기교를 지니고 있어 일찍부터 명성을 얻고 있었다.

베토벤은 그의 연주 스타일을 아주 좋아해서 그를 위해 이 소나타를 작곡하여 함께 연주했고,

연주회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곡을 헌정받은 크로이처는 무식한 곡이라고 비난했다.

연주회 당시만 해도 베토벤과 브릿지타워의 관계는 무척 우호적이었고,

브릿지타워 역시 베토벤을 음악적으로 매우 존경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그들의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했는데 그건 여자 문제 때문이었다.

알려진 바로는 한 여인 때문에 서로 반목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베토벤은 1805년에 그의 새로운 바이올린 소나타를 출판하면서 엉뚱하게도 이 곡을 프랑스의

바이올리니스트 크로이처에게 헌정하기로 마음먹었던 것이다.

베토벤으로부터 소나타를 헌정 받은 바이올리니스트 크로이처는 당시 바요, 로드와 더불어 프랑스

바이올린 악파의 삼총사 중 사람이었다.

그는 음을 짧게 끊어 연주하는 스피카토주법보다는 음과 음 사이를 연결해 연주하는 주법을 선호했던

전형적인 프랑스 악파의 바이올리니스트로서 특히 정확한 인토네이션을 구사하는 뛰어난 연주자로

정평이 나 있었다.

베토벤과는 1804년에 교류가 있었는데,

이때 베토벤은 크로이처의 가식 없고 자연스러운 연주에 큰 감명을 받고,

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9번을 크로이처에게 헌정하기로 했던 것이다.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는 넓은 음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숨가쁘게 펼쳐지는 피아노 파트가 화려하다.

너무나 화려한 나머지 마치 바이올린을 위협하듯 공격적이다.

그러나 바이올린 파트 역시 만만치가 않다.

바이올린은 불을 뿜는 듯한 스타카토와 강렬한 악센트를 선보이며 피아노와 접전을 벌인다.

그래서 음악학자들은 이 곡이야말로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서로 대등한 위치에 있는 진정한 의미의 듀오

소나타로 보기도 한다.

실제로 이 곡의 초판본을 보면 악보에 거의 협주곡처럼, 극히 협주곡과 같은 스타일로 작곡된 바이올린

오블리가토에 의한 피아노 소나타라고 써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독일의 음악학자 아놀드 셰링은 그의 저서 [베토벤과 시]에서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의 협주곡적인

스타일에 착안하여 매우 흥미로운 분석을 시도한 적이 있는데,

그의 해석은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셰링은 16세기 이태리 시인 타쏘의 [예루살렘의 해방] 중 제 12가에 나오는 탄크레디와 클로린다의 싸움의

이야기를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 1악장에 그대로 대입하여,

이 곡이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싸움과 같다고 설명했다.

탄크레디와 클로린다의 싸움에 의하면,

십자군의 용사 탄크레디는 아름다운 클로린다를 사랑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적국의 회교도 여전사이다.

클로린다가 사라센의 전사 아르간테와 더불어 십자군 성채에 불을 지르고 도망치자,

이를 뒤쫓은 탄크레디는 자신이 뒤쫓고 있는 전사가 클로린다인 줄도 모른 채 그녀에게 1대 1의 결투를

신청한다.

연인들의 싸움처럼 처절하고 비극적인 1악장 [크로이처 소나타]의 제1악장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는

연인들의 싸움처럼 처절하고 비극적이다.

결국 1악장 후반부에 나타는 피아노의 강한 일격에 바이올린이 맥을 못 추게 되면서 이 비극적 드라마는

종막으로 치닫게 된다.

셰링에 의하면 이 부분이 바로 탄크레디의 칼끝이 클로린다의 아름다운 가슴을 꿰뚫는 장면이다.

이후 클로린다의 괴로운 숨결은 방황하듯 표류하는 화성으로 표현되고,

바로 그 때 클로린다의 투구를 벗긴 탄크레디는 그가 죽음으로 내몬 사람이 그토록 사랑했던 클로린다임을

알고 탄식한다.

이 부분이 바로 1악장의 마지막 아다지오 부분에서 피아노가 연주하는 세 개의 코드이다.

긴 늘임표에 이어 클로린다는 숨을 거두고 탄크레디의 절규가 빠른 템포의 코다로 표현되면서 비극의 막은

내린다.

격정적인 1악장에 비해 2악장 안단테는 평안한 주제와 4개의 변주곡으로 이루어졌다.

1악장의 열정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명상적인 주제는 갖가지 다채로운 리듬과 화음으로 수식되고,

변주곡이 진행될수록 점차 음악 삼매경으로 빠져들게 한다.

3악장 프레스토는 타란텔라 춤곡의 약동하는 리듬의 맥박으로 숨 가쁘게 진행된다.

본래 이 악장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6번] 작품 30의 1번의 3악장으로 작곡된 것이었으나,

베토벤은 이 곡이 소나타 제6번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 화려하다고 판단하여,

[크로이처 소나타]의 3악장으로 재활용(?) 하게 되었다.

지극히 화려하고 긴장감 넘치는 3악장은 1악장에 나타난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격정적인 전투에 대한 화려한

결말이 되는 셈이다.

 

* 최은규 / 음악 평론가,

[교향곡은 어떻게 클래식의 황제가 되었는가]의 저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및 동대학원 석사, 박사과정 수료.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부수석 및 기획홍보팀장을 역임.

월간 <객석> 및 <연합뉴스> 등 여러 매체에서 음악평론가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예술의 전당, 부천필, 풍월당 등에서 클래식 음악을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