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ot of Jeju azbang

제주아즈방의 이런 저런 여러가지 관심사 창고

🤍 濟州道/漢拏山 .

[강정효의 한라산 이야기-13] 한라산의 생태관광

아즈방 2022. 8. 2. 19:09

[강정효의 한라산 이야기 - 13]

 

한라산의 생태관광

 

▲ 기존의 관광개발에서 나타나는 자연환경 훼손과 지역주민의 원주민화 및 소외현상 등

부정적 요소들을 해결해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대안으로 생태관광이 대두되고 있다.

후손에게 온전하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우리의 자원,

한라산을 지켜나가는 일도 ‘생태관광’ 및 ‘지속가능한 관광’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제주 생태관광의 현재
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2012 제주WCC(세계자연보전총회) 기간 중 찬조행사로 열린 두건의 워크숍에

참가했다. 지속가능한 제주생태관광을 위한 전략과 과제를 주제로 한 한국생태관광협회의 제주생태관광

워크숍의 주제발표자로, 제주지질연구소의 지질관광 활성화방안 워크숍의 토론자로 참여한 것이다. 

제주생태관광 워크숍에서 필자가 발표한 주제는 제주생태관광의 현황과 과제였다.

현재 제주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생태관광의 현황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 보자는 취지다.

많은 이들이 이제까지의 대량관광이 갖는 문제점을 해결하자며 생태관광, 지속가능한 관광개발을 주창

한다.

그렇다면 제주도, 특히 한라산에서의 생태관광은 어느 정도까지 와 있을까를 먼저 살펴보는 게 우선일

것이다.

생태관광은 기존의 관광개발에서 나타나는 부정적 요소들,

예컨대 자연환경 훼손과 지역주민의 원주민화 및 소외현상 등을 바로잡자는 차원에서 시작됐다.

제주도의 사례를 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환경파괴, 관광활동으로 인한 수익이 지역주민에게 돌아가지 않는 문제 등을 생각

한다면. 때문에 대안관광으로서 생태관광이 대두된 것인데,

요즘 얘기되는 지속가능한 관광과도 그 맥을 같이 한다.

생태관광에 대해 생태관광학회에서는 자연자원의 보전이 곧 지역주민의 편익이 될 수 있는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는 동시에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면서,

환경의 문화적, 자연적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자연지역으로 떠나는 의미있는 여행이라 개념정의를

하고 있다.

결국 생태관광은 자연에 대한 관광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보전, 지역경제 및 문화, 교육적 측면까지 고려한다는 말이다.

때문에 자연자원을 대상으로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지역주민의 수익을 고려함과 동시에,

환경보전, 교육적 요소가 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제주에 생태관광이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에 답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교육프로그램, 생태적 지속가능성, 지역문화의 고려, 지역사회에 실질적 보상이 이루어지는 생태관광

상품이나 프로그램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다.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규모는 작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제주지역에서도 생태관광을 기치로 내걸고 이를 실천하는 업체들이

몇 군데 있다. 그리고 지난해에 제주생태관광협회가 창립돼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희망적인 것은 생태관광 측면에서 제주도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우선은 세계가 공인하는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지역주민들도 잘 보존된 자원이 갖는 자산 가치에 대해 인식을 달리하기 시작했고,

최근에 두드러진 현상으로 여행패턴이 단체에서 개별관광으로 바뀌며 유명 관광지 위주에서 벗어나

올레코스 등 체험관광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자원 충분, 소프트웨어가 관건
모두가 알다시피 제주에는 유네스코가 공인한 보호구역으로,

생물권보전지역을 시작으로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람사르 습지가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한라산이다.

한라산은 유네스코의 자연과학분야 3개의 보호구역 모두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물장오리와 1100고지 습지가 람사르 습지로 지정돼 있다.

그야말로 세계적인 보호구역이다.

한라산을 기준으로 생태관광에 대해 살펴보자.

앞서도 보았듯 생태관광의 전제가 되는 생태자원은 충분하기에 이번에는 교육 및 해설 프로그램 문제다.

현재 한라산에는 교육장 역할을 하는 시설로 어리목과 성판악에 탐방안내소가 있다.

어리목의 경우 68억원, 성판악은 39억원이 소요됐다.

앞으로 관음사와 영실에도 세워질 예정이다.

교육장소가 많다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문제는 많은 예산을 투입해 지어지는 탐방안내소의 내용물, 즉 콘텐츠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자는 것으로

예산 중 상당수가 건축비가 차지하고 소프트웨어는 빈약하다는 것이다.

말이 나온 김에 얼마 전 준공된 세계자연유산센터에 대해 한마디 안 할 수가 없다.

2006년 문화재청과 제주도가 유네스코에 세계자연유산 등재신청을 할 때 신청서에 세계자연유산센터

건립을 약속했다.

하지만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실사단은 심사보고서에서 많은 예산을 투입해 새롭게 세계자연유산

센터를 지을 필요가 없고, 대신 제주돌문화공원 시설물을 활용하면 충분하다고 권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 당국은 300억원을 투입해 세계자연유산센터 건립을 강행했다.

유네스코와의 약속을 지키게 됐다는 상황설명과 함께.

참고로 세계자연유산지구 내의 전체 사유지 매입비용이 300억원이었다.

한라산에서 진행하는 자연해설프로그램으로는, 탐방안내소의 해설 외에,

역사의 자취가 서린 어승생악,

어리목 탐방로의 한라산이야기,

관음사 코스의 계곡 따라 가는 한라산,

1100고지습지 동식물의 만남 등이 있다.

이외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창작교실이 별도로 운영 중이다.

올해의 경우 9명의 해설사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이 정도면 교육 및 해설프로그램은 나름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한라산에서 생태관광을 이야기할 때 정작 문제는 관광활동으로 인한 수익의 일부가 지역사회에 환원되고

다시 생태자원의 보존을 위해 투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가졌느냐 하는 것이다.

특히나 이제는 국립공원 정책이 바뀌어 입장료 징수마저 폐지됐으니.

이렇게 말하면 많은 이들이 싫어할지 모르겠지만 국립공원에서의 입장료는 징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인자 부담 원칙을 적용,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들이 환경훼손 분담금 차원에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외국의 관광지와 비교할 때 우리는 과도한 서비스, 과잉친절을 베푸는 게 아닌지 의문이다.

한라산의 예를 들면 예전에 80여 쪽에 달하는 한라산 안내책자를 무료로 배부한 적이 있다.

안내책자의 경우에도 유료화해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판매하는 것이 정상이다.

보다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면 가격을 낮추면 될 것이고.

제주관광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 중에 하나가 기념품이 빈약하다는 것인데, 이와 무관하지 않다.

민간에서 제작한 각종 안내책자나 문화를 담은 기념품이 활발하게 제작되고 판매되기 위해서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거기에 앞서 탐방안내소에 이들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뮤지엄샵이 먼저 들어서야 하겠지만.

현재는 한라산과 관련된 기념품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팔 수 있는 공간도 없지 않은가.

#생태관광 전제 '한라산 보호'
한라산은 후손에게 온전하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우리의 자원이다.

이제 유네스코의 각종 보호구역으로 지정됐으니 우리들만의 자산이 아닌 세계인의 유산이다.

이를 지켜나가는 일은 앞서 살펴보았듯이 생태관광이나 지속가능한 관광의 개념과 그 맥을 같이함을

알 수 있다.

자연생태계를 배려하는 관광, 오죽했으면 관광으로부터 관광을 보호해야 한다는 말까지 있지 않던가.

앞서 생태관광의 개념에 대해, 그리고 그 기준에 따른 한라산에서의 현황에 대해 살펴보았다.

오늘의 질문이다.

한라산에서의 생태관광은 지금 어느 수준인가,

더불어 개선해야 할 부분은 있다면 무엇인가에 대해서.

혹 지속가능한 관광, 생태관광이라는 용어가 어색하다면,

예로부터 우리의 선조들이 산에 오른다는 등산이란 용어 대신 산에 든다고 표현했던 의미가 무엇인가를

생각하면 어떨까.

* 강정효 / 사진작가 / 2012.09.24 - 제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