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ot of Jeju azbang

제주아즈방의 이런 저런 여러가지 관심사 창고

🤍 歲月은 지금 136

詩 - '가을 왕조' / 김영미

​ 밀양 표충사를 거쳐 천황산에 오를 때이다. 쉬어가느라 8부 능선 너럭바위에 앉아 지금껏 힘들게 오른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겹겹이 주름진 골짝마다 굽이굽이 붉게 물든 나무들이 오색향연을 펼치고 있었다. 산 전체가 교향악단이 되어 무르익은 가을을 자축하고 있으니, 한 그루 두 그루 나무들이 부르는 노래 소리가 합창이 되어 멀리 구름까지 울려퍼지는 듯, 마침 사자평 억새밭을 건너온 은빛바람에 몸을 싣고 숲은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가볍게 출렁이고 있었다. 어-, 어-, 술만 취하는 것이 아니구나, 감흥에 겨워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두 팔을 양껏 벌려 산 전체를 품안으로 들여 껴안고 한 잎, 한 잎, 이쁘구나 이쁘구나, 입맞춤을 해주고 싶었다. ​ 방법이 없다 이길 밖에는 .. 수청을 들라-앗 ! 지엄하신 ..

수필 - '단풍, 그리고 낙엽은 왜 아름다운가' / 이상국

단풍, 그리고 낙엽은 왜 아름다운가 / 이상국 바보같은 질문 하나 해볼까? 단풍은 왜 아름다울까. 하나 더 해볼까? 낙엽은 왜 아름다울까. 그럼 대답도 해볼까? 단풍은 빛깔 때문에 아름답지. 낙엽은 그게 덧없는 포즈로 떨어지고 바람에 날리기에 아름답지. 단풍은 여름 내내 진초록을 더해왔던 나뭇잎들이 한 순간 붉고 노란 빛으로 바뀌는 그 변색(變色)이 경탄을 부르고, 낙엽은 그토록 무성하게 나무를 덮었던 잎사귀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떨어져 내려 앉는 장관(壯觀)을 보여주기에 놀라운 거지. 그렇게 대답하면 온전히 다 대답한 것일까. 아니 단풍이 아름답고 낙엽이 감미로운 건, 생의 권태에서 온다고 나는 생각한다. 미당(未堂)이 초록에 지쳐 단풍 든다고 할 때의 그 ‘지친 마음’이야 말로 가을의 초입에 감도..

칼럼 - '구월은 무엇으로 오는가?'

그대,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올해 8월은 폭염의 나날이었다. 역대급 열대야가 기록된 여름이다. 구월이 오면 좀 달라지겠지! 그런데 그렇게 바라던 구월은 우리에게 어떻게 오는가? 패티 김은 ‘구월의 노래’에서 ‘구월은 소리로 온다’라고 노래한다. “꽃이 피는 소리, 꽃이 지는 소리, 사랑이 오는 소리, 사랑이 가는 소리” 낙엽 지는 소리는 들어보았지만, 꽃이 피고 꽃이 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나? 시인 안도현도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고 있는지 묻는다. 꽃이 지면 열매가 여물어 가듯 구월이면 벼알이 여물고 감도 여물고 익어 간다. 강물도 벼..

'23. 6호 태풍 카눈(KHANUN)

지난 달 28일 새벽 3시쯤, 괌 서쪽 약 730km 부근 해상에서 열대저압부(TD)가 태풍으로 발달. 일본 오키나와를 거쳐 중국 상하이로 상륙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8월 들어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일본쪽으로 향하다가 다시 돌아 한반도 동해안으로 향하고 있다. 현재 태풍은 오키나와 북북동 부근 해상에 위치하여 동쪽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태풍의 속도는 빠르지 않기 때문에 서서히 오른쪽으로 이동한 후 방향을 북쪽으로 바꾸어 동해안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 태풍의 크기는 중형급으로 최대 풍속은 약 38m/s, 이전과 같은 강도를 유지하고 있다. *카눈(KHANUN)은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열대과일의 한 종류. 2023.08.07 10:00 발표 일본 오키나와 동북동쪽 약 330 km 부근 해상 진행..

[지금이 제철]<55> '벌교 참꼬막'

[지금이 제철] 벌교 참꼬막 찬바람 불면 쫄깃… 미식가 발길 끄는 그 맛 찬바람이 불면 꼬막에 맛이 들기 시작한다. 꼬막은 봄에 껍데기를 키우고 여름에는 산란을 한다. 가을이 되면 매서운 겨울을 나기 위해 살을 찌운다. 그렇기 때문에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의 꼬막은 살이 많고 쫄깃쫄깃한 맛이 가장 좋다. 꼬막은 날씨가 추워지면 반찬은 물론이고 안주로도 제격이다. 꼬막류는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조개) 3종류로 구분된다. 4cm 크기인 참꼬막은 껍데기가 두꺼우며 깊고 뚜렷한 골(줄)이 19∼21개 있다. 참꼬막은 양식 기간이 평균 4년이다. 새꼬막은 껍데기 골이 30개 정도 있으며 양식 기간은 평균 2년이다. 전남도 수산과학원 강진지소 관계자는, “참꼬막과 새꼬막은 학명이 다르다”며 “통상 꼬막으로 ..

[지금이 제철] 전어, 대하.

[지금이 제철]대하 - 전어날로… 구이로… 가을 맞수 두 놈이 맛 붙었다  ‘영양 만점’ 대하와 집 나간 며느리를 불러들일 만큼 고소한 전어가 제철이다.14∼16일 전남 보성군 회천면 율포리에서 열린 전어축제에는 3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충남 홍성군 서부면 남당항에서 7일부터 시작된 대하축제에도 15일 하루에만 3만 명 이상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됐다.홍성=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보성군 제공 바람이 차면 사람은 바다가 고마워진다.고기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체내에 지방을 축적해 가장 맛있어진다.요즘 서해와 남해에는 대하(大蝦)와 전어(錢魚)의 계절이 왔다.바닷가 근처만 가면 ‘이놈’들을 굽고 찌고 무치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충남 홍성 태안 대하서해안고속도로 홍성나들목에서 ..

14호 태풍 '난마돌(NANMADOL)'

19일 월요일 오전, 제주 인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전망.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오늘 새벽 3시쯤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1,300㎞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다. 난마돌은 중국으로 방향을 튼 제12호 태풍 '무이파'와, 태평양으로 향하고 있는 제13호 태풍 '므르복'과는 달리, 한반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오늘 새벽 3시 기준 난마돌의 중심기압은 996헥토파스칼(hPa)이며 최대 풍속은 초속 18m. 기상청은 난마돌이 오늘 오후부터 일본 오키나와를 향해 서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해서, 18일 새벽에는 강도 '강' 수준까지 발달하며 오키나와와 일본 규슈 사이를 관통할 것으로 예측했다. 19일 오전 3시쯤 서귀포 남남동쪽 약 280㎞ 부근 해상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 *..

‘비대면’ 추석과 ‘一家의 해체’

올해 추석도 일가(一家) 친척들이 함께 차례를 지낼 수 없게 됐다.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일가 ‘비대면 추석’이다.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온라인에도 지난해와 같이 고향 방문 자제 캠페인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코로나19에 모두가 너무 지쳐버린 탓일까.‘조상님은 어차피 비대면, 코로나 걸리면 조상님 대면’,‘불효자는 ‘옵’니다’,‘며늘아, 안 와도 된다. 아들아, 선물은 택배로’ 등재치 있고 익살스러운 캠페인 구호도 사라졌다.또 선거 때문인지.정부 역시 귀성 자제를 촉구했던 지난해와 달리 말을 아끼고 있다.가뜩이나 명절이 번거롭고 거추장스러운 마당에, 상당수 도민들은 일가 친척과 함께하는 명절 차례를 제한하는 코로나 상황이 싫지만은 않은 표정이다.그래도 명절증후군, 이혼율 급증 등 명절..

태풍 '힌남노(HINNAMNOR)'

11호 태풍 '힌남노' 6일 오전 3시 성산포 동쪽 약 3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관측.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추석을 앞두고 태풍 대비에 초비상이 걸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 대한해협을 지날 것으로 보였던 ‘힌남노’의 예상경로가, 6일 새벽 성산포 동쪽 약 30㎞ 부근 해상을 지나, 경남남해안 부근에 상륙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번 태풍 힌남노의 ‘피크’ 시점은 5~6일로 전망된다. 6일 제주·남해안·경상동해안 중심으로 초속 50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겠고, 시간당 50~100mm의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2~4일 제주도 예상강수량은 100~350mm * 힌남노(HINNAMNOR)는 라오스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국립보호구역의 이름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