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ot of Jeju azbang

제주아즈방의 이런 저런 여러가지 관심사 창고

🤍 歲月은 지금 136

수필 - '霜降 무렵' / 임종훈

* 임종훈. 대구문인협회 프리랜서.오래 전 두 개의 문예지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글쓰기에 입문.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쓴 글이 최고의 작품이길 소망하며 정진중인 문학도. 산림문화공모전 시부문 대상, 수필부문 금상.공무원 문예대전 수필부문 최우수상, 시부문 우수상.격월간 대구문학지에 지속적으로 작품 발표.

23 - 節氣 / 상강(霜降)

霜 降양력 10월 23일 무렵. 음력 9월에 드는 24절기의 하나로서 말 그대로 서리가 내리는 시기를 뜻하는 절기.상강은 寒露와 立冬 사이에 들며, 태양의 황경이 210도에 이를 때로 양력으로 10월 23일 무렵이 된다.이 시기는 가을의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는 대신에 밤의 기온이 매우 낮아지는 때이다.따라서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며, 온도가 더 낮아지면 첫 얼음이 얼기도 한다.이때는 단풍이 절정에 이르며 국화도 활짝 피는 늦가을의 계절이다.중구일과 같이 국화주를 마시며 가을 나들이를 하는 이유도 이런 계절적 사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조선시대에는 상강에 국가의례인 둑제[纛祭]를 행하기도 했다.특히 농사력으로는 이 시기에 추수가 마무리되는 때이기에 겨울맞이를 시작해야 한다. 權文海의 『草澗先生..

詩 - '당신' / 김용택

당신                 詩 / 김용택 작은 찻잔을 떠돌던노오란 山菊향이아직도 목젖을 간질입니다 마당 끝을 적시던호수의 잔 물결이 붉게 물들어그대 마음 가장자리를 살짝 건드렸지요 지금도 식지 않은 꽃 香이가슴 언저리에서 맴돕니다 모르겠어요온 몸에서 번지는 이 香이 山菊 내음인지당신 내음인지.. 나, 다 젖습니다

지금이 제철 / 기장 붕장어

붕장어 회는 부산 사람들이 '아나고 회'라 부르며 즐겨 먹는 먹을거리 중 하나이다.붕장어의 뼈를 발라내고 살 부분만 무채처럼 잘게 썬 뒤, 물기를 완전히 짜내 마치 솜털처럼 만들어 갖은 야채와 초장에 비벼 먹거나, 깻잎이나 상추에 한 움큼씩 싸 먹는 맛이 일품이다. 붕장어의 학명은 그리스어로 '구멍을 뚫는 고기'라는 뜻의 말에서 유래했다.일본 이름인 '아나고' 역시 붕장어가 모래 바닥을 뚫고 들어가는 습성에서 붙은 것으로 짐작된다. 붕장어는 원통형으로 갯장어와 생김새가 매우 비슷하게 닮았지만, 등지느러미가 가슴지느러미의 중앙 부분 보다 약간 뒤쪽에서 시작되고, 옆줄 구멍에 선명한 흰색 점이 있다.또 옆줄 위에도 한 줄의 흰색 점이 있으며 머리 부분에도 다수의 흰색 점이 있다.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는..

지금이 제철 / 참꼬막

참꼬막  꼬막은 맛이 단백하면서 달고 육질이 쫄깃쫄깃 하며, 23%의 단백질과 '나이아신'과 '히스티딘', 필수 아미노산이 골고루 함유되어있다.특히 꼬막이 함유하고 있는 타우린과 베타인성분은 강정효과와 음주로 인한 간의 해독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으며, 비타민B, 복합제로B12, 철분, 코발트 성분이 많아 저혈압 환자와 여성, 노약자들에게 겨울철 보양식품으로 인기가 높다.정약전의 '자산어보'에 처음으로 꼬막이라는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에는 꼬막이 괴합(魁蛤), 괴륙(魁陸), 감(甘), 와옥자(瓦屋子), 와롱자(瓦壟子)라고 기록되어 있다. 꼬막은 쓰이는 용도에 따라 요리하는 방법 또한 다양하다.순천과 인근 벌교지역에는 꼬막을 이용한 각종 요릿집들이 성행하고있어, 남도를 여행하는 ..

수필 - '국화와 함께' / 정만영

국화와 함께 / 정만영 밤중에 잠을 깼다. 다시 잠을 청해도 눈은 말똥거린다. 불면증에 시달리던 아내가 곤히 자고 있다. 불을 켜서는 안 된다.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뜰로 나서니, 달은 중천에 밝고 동편 하늘엔 몇 개의 별이 반짝거린다. 장독대에는 국화 송이들이 무서리를 맞으며 소곤대고 있다.햇빛에서는 제각기 색깔과 모양이 또렷또렷한데, 달빛 아래서는 서로 어스무레 닮아서 정답다. 그늘엣것들은 더 그렇게 느껴진다. 나는 국화분을 자주 옮긴다. 첫가을엔 햇볕이 덜 들고 서늘한 곳에서부터 먼저 꽃봉오리가 피기 시작한다. 날씨가 싸늘해지면서는 햇살을 많이 받는 것이 잘 핀다.그래서 많이 핀 놈은 처마 밑 섬돌로 옮기고, 얼마를 지나서는 장독대에 있는 놈과 자리를 바꿔 놓는다. 너무 빨리 피어 버려도 안 되고 더..

수필 - '들국화' / 鄭飛石

가을은 서글픈 계절이다.시들어가는 풀밭에 팔베개를 베고 누워서,유리알처럼 파아랗게 갠 하늘을 고요히 우러러보고 있노라면,마음이 까닭없이 서글퍼지면서 눈시울이 눈물에 어리어지는 것은,가을에만 느낄 수 있는 순수한 감정이다.섬돌 밑에서 밤을 새워가며 안타까이 울어대는 귀뚜라미의 구슬픈 울음소리며,불을 끄고 누웠을 때에 창호지에 고요히 흘러넘치는 푸른 달빛이며,산들바람이 문풍지를 울릴 때마다 우수수 나뭇잎 떨어지는 서글픈 소리며 ...가을빛과 가을 소리치고 어느 하나 서글프고 애달프지 아니한 것이 없다.가을을 흔히 '열매의 계절'이니 '수확의 계절'이니 하지마는,가을은 역시 서글프고 애달픈 계절인 것이다.깊은 밤에 귀뚜라미 소리에 놀라 잠을 깨었을 때,그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것이 불현듯 그리워지기도 하고,가을..

詩 - '국화 옆에서' / 서정주

서정주(徐廷柱. 1915~2000)시인, 교육자.호는 미당(未堂), 궁발(窮髮), 뚝술.​​미당 서정주의 시는 토속적, 불교적 내용을 주제로 한 시가 많다.전통적인 소재들을 뛰어난 언어 감각으로 풀어낸, 한국 문학계의 거목으로 평가받는다.​그러나 친일반민족행위자.창씨개명을 하고, 총 10편의 친일적 성격의 글을 발간하였다. 대표시 : '자화상', '귀촉도', '동천' 등이 있다.

가곡 -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저하늘이 기분 좋아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오늘은 어디서 무얼할까 창밖에 앉은 바람 한점에도사랑은 가득한걸널만난 세상 더는 소원없어바램은 죄가 될테니까 가끔 두려워져 지난 밤 꿈처럼사라질까 기도해매일너를 보고 너의 손을잡고내곁에있는 너를 확인해 창밖에 앉은 바람 한점에도사랑은 가득한걸널만난 세상 더는 소원없어바램은 죄가 될테니까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모두가 너라는걸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더 좋은 것은 없을거야10월의 어느 멋진날에 𝐅𝐥𝐮𝐭𝐞

수필 - '석류(石榴)' / 한흑구

석류(石榴) / 한흑구 내 책상 위에는 몇 날 전부터, 석류 한 개가 놓여 있다. 큰 사과만한 크기에, 그 빛깔은 홍옥과 비슷하지만, 그 모양은 사과와는 반대로 위쪽이 빠르고 돈주머니 모양으로 머리끝에 주름이 잡혀져 있다. 보석을 꽉 채워 넣고 붙들어 매 놓은 것 같다. 아닌게 아니라, 작은 꿀단지가 깨어진 것같이 금이 비끼어 터진 굵은 선 속에는, 무엇인가 보석같이 빤짝빤짝 빛나는 것이 보인다.나는 가만히 앉아서 석류의 모양을 한참이나 물끄러미 바라본다. 매끈한 사과와는 달리 무엇에 매를 맞았는지 혹과 같은 것이 울툭불툭한 겉모양, 그 속에는 정녕코 금은보화가 꽉 채워져 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 나는 아까워서 석류 한 개를 놓고 매일같이 바라만 보고 있다. 행여, 금이 나서 터진 그 녀석을 쪼개 볼 생..

9일 - 한글날

한 글 날10월 9일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세종대왕의 성덕과 위업을 추모하기 위한 기념일.1926년 11월 4일 조선어연구회(한글학회의 전신)가 주축이 되어, 매년 음력 9월 29일을 '가갸날'로 정하여 행사를 거행했고,1928년에 명칭을 '한글날'로 바꾸었다.1932년에는 음력을 율리우스력으로 환산하여 양력 10월 29일에 행사를 치렀으며, 1934~45년에는 그레고리력으로 환산하여 10월 28일에 행사를 치렀다.그러나 지금의 한글날은 1940년 '훈민정음' 원본을 발견하여, 그 말문(末文)에 적힌 "正統十一年九月上澣"에 근거한 것으로, 이를 양력으로 환산해보면 1446년(세종 28) 10월 9일이므로, 1945년에 10월 9일로 확정했다.이 날에는 세종문화상을 시상하고 세종대왕의 능인 영릉(..

수필 - '가을 부두' / 김경민

가을 부두 / 김경민저녁 어스름이 밀려오는 부두에 커다란 배가 와 닿는다. 저 배는 지난 계절의 그 오랜 시간 속에 어느 곳을 항해하다 이제 이 항구에 도착한 것일까. 사람들은 아침에 길을 떠나 저녁이면 집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이것은 흔한 이야기다. 상식이다. 또는 봄에 여행을 떠나 여름의 폭양과 폭우와 태풍 속에서 오래고 곤고한 여정을 거쳐 가을의 입구에 집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이것도 흔한 이야기다. 상식처럼 흔한 상징이다. 또는 젊은날 길을 떠나 정열과 성실과 원숙의 길을 지나 가을날 자기가 쉬어야 할 고향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이런 얘기들은 지난날 문학작품 속에서 흔하디 흔하게 보아왔던 상징들이다. 그런데 이미자의 노래 같은 그런 익숙한 상징들이 이제 물리지도 않는지, 이 가을 입구에, 또다시 ..

詩 - '견딜 수 없네' / 정현종

************************ * 鄭玄宗(1939∼)서울 生. 연세대학교 철학과 졸업1965년 '현대문학'에 , 등이 추천되어 등단'60년대 사화집' 동인, '사계' 동인이산문학상, 현대문학상 수상현 연세대학교 국문과 교수시집 : '事物의 꿈'(1972), '고통의 축제'(1974), '나는 별 아저씨'(1978),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1984), '거지와 광인'(1985),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1989), '꽃 한송이'(1992), '세상의 나무들'(1995) 등 *변하지 않는 게 없다. 지나가지 않는 게 없다.시간의 물살에 먼지처럼 가뭇없이 휩쓸려가는 삶의 그 덧없음을,‘갈수록, 일월(日月)이여/내 마음 더 여리어져’, 못 견디겠다고 시인은 탄식한다.절절히 음악인 탄식!..

수필 - '계절의 변화와 절기 이야기, 10월'

일주일을 사이에 두고, 여름과 겨울이 오가는 경험을 했다. 조금 더 선선해지면 꺼내 입으려고 두었던 가을 옷은, 미처 다 개시하지도 못한 채 다시 옷장으로 들어갔다. 두꺼운 겉옷을 꺼내 입을 시기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다시금 달력을 꺼내 날짜를 확인했다. 10월 9일, 우리는 한글날과 한로를 맞이했다.​한로(寒露)는 한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찬(寒) 이슬(露)이 맺히기 시작하는 시기다. 한 달 전만 해도 이제 막 '하얀 이슬'이 맺히더니, 어느덧 '찬 이슬'이 맺히는 시기가 되었다. 그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우리는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경험한 것이다. 한로가 지나면 곧 이슬이 서리로 바뀌는 시기도 찾아올 것이다. 최근 뉴스를 보니, 일부 중부지역과 강원 지역에서는 이미 서리가 맺혔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