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국 / 오승철
그래, 언제쯤에 내려놓을 거냐고?
혼자 되묻는 사이 가을이 이만큼 깊네
불현듯 이파리 몇 장 덜렁대는 갈참나무
그래도 따라비오름 싸락눈 비치기 전
두말떼기 가마솥 같은 분화구 걸어놓고
가난한 가문잔치에 부조하듯 꽃불을 놓아
하산길 가스름식당 주린 별빛 따라들면
똥돼지 국물 속에 펄펄 끓는 고향바다
그마저 우려낸 몸국, 몸국이 되고 싶네
* 2016. 제6회 한국시조대상 수상작
오승철(1957~ )
남원 위미 生.
1981년 동아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개닦이』『누구라 종일 홀리나』『터무니 있다』등
이호우시조문학상, 중앙시조대상, 한국시조대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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