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할 때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할 장비는 사람마다 자신이 선호하는 등반 스타일에 따라 선택의 폭이 다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보행 위주의 일반등반을 하는 사람과 암벽이나 빙벽등반과 같이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등반을 하는 사람은 챙겨야 할 장비의 종류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떤 스타일의 등산을 할지라도 당일산행을 한다거나 장기산행일 경우는 일정에 따라 준비해야 할 장비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스타일의 등산에서거나 생존을 위한 몇 가지 기본적인 필수장비가 있습니다.
악천후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열량을 공급하고,
등산 활동을 돕기 위한 몇 가지 필수 장비가 있습니다.
초보자뿐만 아니라 유경험자들에게도 중요한 기본 필수장비 10가지를 선정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등산화와 배낭
등산이 ‘발로하는 운동’이므로 등산화는 가장 중요한 장비라 할 수 있습니다.
계절과 등산할 지형의 조건에 잘 맞는 등산화의 선택은 매우 중요합니다.
배낭은 운반해야 할 짐을 효과적으로 짊어지게 하여 체력을 절약해 주는 장비입니다.
등짐을 지고 걷고 활동하는 동작에 무리가 없어야 하며 디자인이나 색상보다는 좀더 기능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2)여벌의 의류와 보온장비
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기상조건을 고려해 방풍의류와 보온에 필요한 여벌 의류를 준비해야 합니다.
산은 계절에 관계없이 기온과 바람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준비 없는 자의 목숨을 노리는 복병이 숨어 있습니다.
여름철에도 체감온도가 영하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등산은 계절의 구분이 없는 활동”이라는 말이 생긴 것입니다.
따라서 보온모자, 보온장갑을 준비해야 합니다.
(3)물과 식량
생명을 유지시키는 물은 식량 이상으로 중요한 준비물입니다.
그러나 매우 무거워서 필요한 만큼을 모두 휴대할 수 없습니다.
하루 최소 섭취량 1.5리터 정도를 준비해야 합니다.
정확한 정보를 입수해 산에서 보충할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4)지도와 나침반
산에서는 여러 가지 원인이나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길을 잃고 방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기가 목적한 위치를 정확히 찾아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때 지도와 나침반 그리고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독도법 기술은 안전하게 목적지를 찾게 하고, 불필요한 체력소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많이 사용되는 스마트폰 지도는 인터넷이 안 되는 산에서는 무용지물일 수 있습니다.
(5) 조명구
아무리 짧은 당일 산행에서도 조명구는 반드시 지참해야 합니다.
길을 잃거나 체력이 바닥 나거나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입고 어둠이 찾아오게 되면 하산하지 못할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때 조명구(헤드램프)는 안전하게 길을 찾을 수 있게 하고 험악한 지형에서도 몸의 균형을 잘 유지시켜 체력소모를 줄일 수 있습니다.
헤드램프는 양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매우 효과적입니다.
LED 헤드램프는 부피가 작고 무게가 가벼우며 배터리 수명이 길어 휴대하기에 좋습니다.
예비용 배터리를 비상용으로 지니고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6)점화기구
점화기구는 비상시에 따뜻한 음식과 물을 공급해 주고 모닥불을 피워 체온을 유지시켜주는 소중한 생존도구입니다.
성냥과 라이터를 습기에 젖지 않게 방수포장해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어느 것이든 어떤 조건에서도 점화가 잘 되어야 합니다.
비상시 젖은 나무에 재빨리 불을 붙이기 위해서는 착화제가 필수적입니다.
일반적으로 양초, 고체연료 조각, 깡통에 든 고체연료 등이 있습니다.
겨울철 설산에서는 비상시 열을 제공해 주고 물도 만들어주는 스토브를 가지고 다니는 것도 좋습니다.
(7)응급처치 약품
응급처치함을 휴대하고 다니면서 사용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등산 관련 응급처치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입니다.
응급처치 세트는 단단한 용기에 방수 포장해야 합니다.
시중에서 세트로 판매하는 것이 있지만 대부분 부실합니다.
최소한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물은 여러 규격의 거즈패드, 붕대, 일회용 작은 밴드, 나비모양 밴드, 삼각건, 드레싱, 반창고, 가위, 세척액, 수술용 고무장갑 등 입니다.
출혈이 많을 때를 대비해 밴드와 거즈는 충분히 휴대하고 다녀야 합니다.
무엇보다 부상이나 질병을 피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8)비상시 대피처를 만들 수 있는 용구
비상시에 비, 바람, 눈보라, 추위를 피할 수 있는 대피처를 만들 수 있는 비닐, 방수 처리된 나일론 방수포tarp, 플라이, 판초, 비박색 등은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평생 동안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유비무환이라는 말처럼 준비해서 나쁠 것이 없습니다.
당일 산행에서는 무게를 고려해 얇은 은박시트emergency blanket를 가지고 다니면, 부상자나 저체온증 환자에 대한 응급처치를 하기에 좋습니다.
(9)신호용 도구
호루라기, 눈사태 매몰자 탐색용 비콘 무전기, 신호기, 무전기, 휴대전화 등은 목숨을 구하는 도구가 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전혀 무용지물일 수 있습니다.
이런 신호용도구들은 상황에 따라 믿을 만하지 못해 절대 과신해서는 안 됩니다.
호루라기는 가장 믿을 만한 휴대용 신호도구일 수 있습니다.
호루라기 소리는 사람의 목소리 음역을 능가하기 때문에 동료끼리 신호 약속을 미리 정해 놓으면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소형무전기는 교신이 용이하지만 통화 가능 거리에서만 소통이 가능 합니다.
휴대전화는 배터리가 방전될 수도 있고 전파가 잡히지 않는 산악지대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10)칼과 끈
칼과 끈은 여러 용도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칼은 여러 가지가 달려서 무거운 것보다는 칼, 톱, 송곳, 드라이버 정도가 함께 달린 것이면 충분합니다.
만약에 끈이 없다면 대피 처를 만들 때 곤란합니다.
이 외에 선글라스, 해충퇴치제, 반다나 스카프, 선크림도 필수 휴대품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등산방식과 기간에 따라 더 많은 장비들이 필요하겠지만 이것저것 모두 챙기게 되면 무거운 짐으로 인해 곤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배낭을 꾸릴 때 자신에게 “이것이 없으면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어려운가?”라는 질문을 반복해 보기 바랍니다.
위에 소개한 필수장비 10가지 중 어떤 것들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등산에서는 단 1%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글쓴이 : 이용대 / 코오롱등산학교 명예교장.
* 출처 : 월간山 [589호] 2018.11 / [Mountain Q&Aㅣ이용대의 산행상담실] 그럴 땐 이렇게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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