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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당화 핀 날' / 양전형

아즈방 2022. 5. 30. 11:02

산당화 핀 날

 

햇살이 모두의 기다림 속으로 밀려든다

눈꺼풀 한 겹씩 봄을 깨워내던 산당화

눈두덩이에 붙어있던 입춘 늦추위를

“너 잘 걸렸다”

단번에 눈썹 아래로 떨어뜨린다

 

“명자야 너 언제 필래”

재촉하는 굴뚝새가 꼬리를 세워 올릴 때마다

“나도 뜨거워야 핍니다”

탱탱하게 가슴 도도하던 산당화

뜨거운 누구의 고백을 삼키고 말았나

 

남루를 걸친 울타리 구석에

산당화 핀 날

개잠들었던 내 의식이 컹컹 짓고

주변에 풀과 나무들 가늘게 눈을 뜬다

마당의 정서 맛이 사뭇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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