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당화 핀 날
햇살이 모두의 기다림 속으로 밀려든다
눈꺼풀 한 겹씩 봄을 깨워내던 산당화
눈두덩이에 붙어있던 입춘 늦추위를
“너 잘 걸렸다”
단번에 눈썹 아래로 떨어뜨린다
“명자야 너 언제 필래”
재촉하는 굴뚝새가 꼬리를 세워 올릴 때마다
“나도 뜨거워야 핍니다”
탱탱하게 가슴 도도하던 산당화
뜨거운 누구의 고백을 삼키고 말았나
남루를 걸친 울타리 구석에
산당화 핀 날
개잠들었던 내 의식이 컹컹 짓고
주변에 풀과 나무들 가늘게 눈을 뜬다
마당의 정서 맛이 사뭇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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