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천 (漢川)
한천은 한라산을 기점으로 제주 제일의 하천이라 할만하다.
한천은 한라산 정상에서 시작돼 제주시 탑동 서쪽 용연에 이른다.
한천은 수려한 경관과 수자원, 역사유적을 간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주의 어제와 오늘을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천에 대한 기록으로는 조선시대 이원진 목사의 탐라지(眈羅志)에 이르길 `한내(大川)는 주성 서쪽 2리경에 있다.
하류로 흘러가 끝나는 곳이 한두기이다.
한내의 아래쪽은 용수라 하는데 깊어서 밑이 없고 길이는 백보정도 된다.
가물 때 이 곳에서 기우제를 지내면 효험이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한천의 명칭에 대한 기록은 이규성 목사가 1709년에 그린 탐라지도병서(眈羅地圖竝書)에도 나타난다.
여기에도 한천을 대천(大川)으로 표기하고 있다.
제주시내를 관통하는 한천은 `한라산의 혈'을 이어주는 혈맥으로 회자된다.
선인들은 한라산의 혈맥이 한천 상류 장구목과 삼각봉, 개미등을 따라 제주대학교 뒷편 산천단 인근 삼의양오름에서
한번 멈춘뒤 동으로 원당봉, 서쪽으로는 도두봉으로 연결된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옛 `제주牧'이 서 있는 것으로 믿어왔다.
한천은 하류 용담을 거슬러 오라, 오등동을 가로지른다.
한천 유역에 거주하는 주민은 2004년말 현재 용담1동 9천1백80명, 용담2동 1만7천4백13명, 오라동 5천7백75명,
오등동 1천5백53명 등 3만3천9백21명이다.
한천 유역엔 많은 역사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다.
하구 용연은 달밤에 배를 띄우고 그 위에서 풍류를 즐기던 곳으로 수많은 전설과 제주민들의 풍류가 깃든 곳이다.
용연에서 남쪽으로 4백여m 하천 인근에는 통일신라시대인 고대 탐라국의 제사유적으로서, 고대 탐라후기의 문화와 당시
생활상을 반추해 볼 수 있는 용담동 유적지가 자리잡고 있다.
조금 거슬러 종합경기장 일대에 오라동에 이르면 조선 순조때 목사 한응호의 선정을 기리는 거사대가 서 있다.
오등동 방선문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전통문화의 자취를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는 명소이다.
조선조 목사와 시인 묵객 풍류객들이 계곡에 피어난 영구춘화를 즐기며 한시와 마애명을 30여곳 기암괴석에 새겨놓아
더욱 더 유명한 곳이다.
특히 이곳은 백록담에서 이어지는 신선사상이 전해지는 매우 이색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방선문은 오라골프장을 가로지른다.
상류 발원지 부근에 이르면 산신제터와 연대가 설치되었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선인들은 국왕의 명을 받아 한라산신에게 제사를 지냈는데 그 터가 백록담 북쪽 모퉁이 한천 발원지라는 사실이다.
그 바로 아래 동쪽에 우뚝 솟은 왕관바위는 육지부와 연락이 닿았을 연대가 설치돼 교신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계망(河系網)은 하천의 본류와 그에 합류하는 지류를 이루는 하천의 망을 일컫는다.
하계는 본류와 지류의 합류상태 등에 따라,
수지상(樹枝狀), 격자상(格子狀), 평행상, 방사상(放射狀) 등으로 분류하는데,
한천은 바퀴살 모양으로 중심에서 그 주위 사방으로 내뻗는 형태의 방사상수계를 이루고 있다.
한 유역안의 수계에 있어 최상류에 있는, 전혀 지류를 가지지 않는 제1차수,
둘 이상의 1차수가 합류하는 2차수,
또 몇 개의 2차수가 합류하는 3차수라고 할 때 한천의 하천 차수는 4차수까지 추적된다.
한천 유역은 매우 복잡한 하계망을 보이는데 특히 중류 열안지오름과 상류 탐라계곡 일대 하계망이 매우 복잡하다.
하계밀도는 하류에 이를수록 미약하다.
한천은 한라산 정상 북벽 일대에서 발원하는 동탐라와 장구목과 삼각봉에서 발원한 서탐라 등 두 갈래로 나뉘어 많은
지류들과 합류하면서 하구 용연으로 이어진다.
하구에 이르기까지 왕관바위와 삼각봉, 삼단폭포, 방선문으로 이어진 주위 경관은 제주를 대표할만한 비경들이다.
제주 화산섬에서 동서 해안지역과 남북사면은 매우 다른 지질구조를 갖고 있다.
동서사면에는 하천의 발달이 거의 형성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하천폭이 넓고 바다로 유유히 흐르는 하구 형태를
보여 준다.
반면 한라산의 남북사면에 형성된 한천(제주시)과 효돈천(서귀포시)은 깊은 V자형 계곡을 이루고 있다.
한천이 발원하는 한라산 정상 북벽은 풍화작용이 심화되고 있다.
백록담 북벽의 수직절벽으로 된 U자형 계곡의 벽면은 현재도 조면암의 표면 풍화로 한꺼풀씩 하부로 무너져 내리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이 지역은 풍화작용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먼 훗날에는 북벽과 서북벽 자체가 대부분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
한라산 북사면의 백록담 아래로 형성된 `탐라계곡'과 `서탐라계곡'은 한천의 상류가 되고 있다.
발원지 주변 지형은 깊은 계곡과 함께 조면암의 봉우리와 빙하성 능선들로 이루어져 있다.
백록담 북벽과 왕관능, 장구목 계곡에서 탐라계곡이 발원하며, 삼각봉과 큰두레왓에서 서탐라계곡이 발원하고 있다.
이 두 계곡을 사이에 두고 개미목 능선이 길게 이어져 있다.
이 능선상에 관음사 코스의 등반로가 개설되어 있다.
탐라계곡과 서탐라계곡은 깊은 계곡을 형성하며 직선상으로 발달한다.
계곡은 수많은 용암폭포가 형성되어 높은 고도차를 극복하고 있으며 탐라계곡의 이끼폭포, 비단폭포와 같은 곳에서는 많은 양의
계곡수가 용출하여 흐르고 있다.
능하오름 옆에서 탐라계곡과 서탐라계곡은 합류하여 여전히 깊은 계곡을 형성하여 북진한다.
오라골프장 주변 하천 바닥에서 형성된 아치형의 방선문은 일종의 용암교의 형태를 하고 있다.
방선문은 두꺼운 용암류의 하부에 발달된 수평으로 깨진 틈들이 정규적으로 형성된 판상절리가 하천수에 의해 연속
적으로 침식을 받음으로써 한 장씩 무너진 결과 만들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한천 하류 지역에 해당되는 오라동 주변에서도 하천의 모습은 여전히 고지대 상류 계곡의 형태를 하고 있다.
이것은 제주도 하천인 건천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경사가 심한 화산지형을 극복하는 과정이며,
아름다운 하천 바닥의 암반 모습은 호우시에 고지대로부터 순식간에 쏟아져 내리는 많은양의 하천수와 함께 날라져 온 큰 암석
덩어리들이 연속적으로 하천 바닥의 암반을 마모시킨 결과 만들어진 것이다.
한천 하구인 용연은 두께 10여m의 매우 두꺼운 용암류로서 하천 좌우현 벽에는 수직절리가 특징적으로 발달해 있다.
용연 하구의 형성은 용암류에 발달된 수직절리가 절리면을 따라 무너져 내리면서 만들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도내 대부분의 하천은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이어서 아쉬움을 준다.
한천의 풍부한 용천수는 그래서 그 가치를 더욱 빛낸다.
한여름에도 마르지 않는 이곳 용천수는 크게 용진각물과 용진굴물로 대표된다.
해발 1500m 인근에서 용출하는 용진각물은 삼각봉 밑에서 용출하는 용진굴과 합류하면서 그 양이 크게 불어난다.
용진굴물의 1일 용출수는 3백60여톤(99년 5월 제주도수자원개발사업소 조사)에 이른다.
탐라계곡을 적시는 이 용천수는 2㎞ 넘게 이어지면서 곳곳에 그림같은 폭포수를 빚어내고 있다.
* 출처 : 한라일보 대하기획 `한라산학술대탐사' 제1부/ 생명의 근원, 하천과 계곡
선녀들이 찾아서 노는 문, 방선문.
방선문은 한천 상류에 위치한 곳으로 기암괴석이 골짜기 양쪽에 우뚝 솟아 있어 마치 병풍처럼 둘러져 있고,
두 줄기의 냇물이 합쳐지는 곳에 깎아 세운 듯한 돌문이다.
마애명이 새겨진 곳에서 바라본 방선문.
거대한 기암이 마치 문처럼 솟아 있는 비경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방선문 곳곳에 새겨진 마애명.
방선문에는 목사나 선비들이 찾아와 풍류를 즐기다 한시나 자신의 이름을 새겨놓은 마애명을 쉽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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