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도
(加波島)
동경 126°16′, 북위 33°10′
서귀포시 대정읍.
기후는 대체로 따뜻하고 비가 많은 해양성기후이다.
가파도는 제주도 남쪽 모슬포항에서 5.5㎞,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로 가는 뱃길 중간 지점에 있는 섬이다.
주변에 새끼섬 하나도 거느림이 없이 단 두 개의 섬만이 허허바다에 작은 몸을 추스르고 있을 뿐이다.
이렇듯 서로 등을 맞대고 살아서인지 유래하는 섬 이름부터가 유별나다.
필요할 때면 이웃끼리 돈을 빌려쓰기도 하고 갚기도 하는데,
이들 두 섬사람끼리는 '꾸어 쓴 빚을 가파도(갚아도) 좋고, 마라도(말아도) 좋다'라는 것이다.
가파도는 조선 왕조 시대에 공유 목마장으로 지정되어 사람이 살지 않다가,
현종 8년인 1842년부터 농사짓는 사람에게만 출입이 허용되었다.
그러다가 1865년(고종 2년) 제주 본도에 큰 흉년이 있은 뒤부터 사람이 거주하기 시작했다.
고부 이씨 가구를 비롯해 경주 김씨, 김해 김씨 등이 많은데 과거에는 도내 혼인을 많이 해서,
겹사돈을 맺는 경우도 많아 친인척들로 구성된 '남이 안 사는 섬'이다.
전체적인 섬모양은 가오리가 넓적한 팔을 한껏 부풀리며 헤엄치는 형상이다.
그래서 섬이름도 섬전체가 덮개 모양이라는 데서 따온 '개도(蓋島)'를 비롯하여 '개파도(蓋波島)',
'개을파지도(蓋乙波知島)', 가을파지도(加乙波知島), '더위섬', '더푸섬' 등이다.
이외에도 하멜의 캘파트(Quelpart)는 제주도를 가리키는 표기인데 가파도에서 유래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일설에 의하며, 1653년 네덜란드 사람 하멜 일행이 선박 '스펠웰호'가 파선되면서 표류한 내용을 담은
'하멜 표류기'의 현장이 가파도라는 말이 있었다(현재 하멜표류탑은 모슬포 옆 산방산 밑에 있음).
예로부터 가파도 주변은 마라도를 지나 대한해협으로 빠지는 망망대해의 시작이니 만큼 항상 파도가
거칠어 외항선들의 표류와 파선이 빈번한 곳이었다.
가파도는 산이 없다.
굳이 최고봉이라고 말한다면 20여 미터의 언덕이 있을 뿐 구릉은 거의 없다.
그 대신 잘 다듬어진 평지 밭에는 제주의 산물인 유채와 보리들로 어우러져 봄의 정취를 한껏 뿜어내고
있다.
동네는 밭길을 가로질러 윗마을과 아랫마을로 나눠지는데,
윗마을에는 자연방파제로 운치가 넘치는 부두가 있다.
그 윗편 언덕배기에는 걸터앉기만 해도 날씨가 나빠진다는 '보름바위'가 있어서,
가파도 사람들이 날씨에 무척 숙연함을 말해 주고 있다.
섬의 해안은 대부분 암석해안을 이루고 있다.
제주 본 도와 이웃 마라도와 같이 화산석인 까닭에 돌출적으로 그려내는 자연풍광이 여느 섬과는 분명
다르다.
이 가운데 검은 조약돌이 널려있는 서북쪽 '조약돌 해안'은 으뜸으로 꼽힌다.
기후는 대체로 따뜻하고 비가 많은 해양성 기후이며, 이로 인하여 밭작물이 잘된다.
겨울철에는 보리, 여름철에는 고구마를 주로 생산한다.
그러나 가구당 경지 면적이 적어 농업보다는 어업을 주산업으로 하고 있다.
제주도 전역이 그렇듯이, 봄이 되면 노랗게 만개하는 유채밭의 꽃내음이 사라지는 것이 아쉽기는 가파도
에서도 마찬가지다.
가구당 경지 면적이 적은 탓인지 다른 섬에서는 쉽게 눈에 띄는 폐농한 밭은 볼 수 없고,
한창 피어오르는 보리 이파리로, 멀리서 보는 가파도의 봄은 한 점의 초록 물감으로 견줄 수가 있다.
가파도의 주변 바다는 옛날부터 제주도에서는 황금어장으로 손꼽는 곳이다.
이 어장은 구한말에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의 정치 현안 문제로까지 대두되었었다.
특히 1886년 일본 잠수기업자들이 정착하면서 발달하기 시작한 잠수(해녀) 물질에 일본의 잠수기선이
불법으로 드나들며 노략질해 가곤 했는데 그 도가 지나쳐 가파도 주민의 생계를 위협할 정도였다.
지금도 불법어로 선박의 출몰은 빈번한데, 한두 시간만 작업해도 굉장한 양을 수확할 수 있기 때문에
단속하는 눈길을 피하여 끊임없이 몰려드는 것이다.
연안 일대에는 자리돔 어장이 형성되었으며, 모슬포의 일미 '자리회'의 산지이기도 하다.
갈치, 소라, 성게, 오징어, 전복, 해삼, 해조류 등이 부지런한 잠수와 어부들을 통하여 철따라 잡히고 있으며,
풍부한 어족으로 '입질'이 좋은 가파도 해변을 찾는 강태공은 날로 더해가고 있다.
북쪽에 있는 하도 포구는 약 30톤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항만시설을 갖추고 있으나,
만조 및 간조에 있어서의 조고(潮高)의 차이가 비교적 크고 수심이 얕아서 큰 불편을 겪는다.
거기에다 불쑥불쑥 불규칙적으로 돋아난 바다 속 화산 암초는 간 큰 선장이라 해도 마음놓고 접근하지를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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