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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將進酒辭(장진주사)' / 松江 鄭澈

아즈방 2022. 4. 26. 08:49

靑丘永言 中

 

한 잔 먹세그려, 또 한 잔 먹세그려

꽃 꺾어 산(算) 놓고 무진무진 먹세그려
이 몸 죽은 후면 지게 위에 거적 덮여 주리혀 메여가나

유소보장(流蘇寶帳)의 만인(萬人)이 울어 예나

억새 속새 떡갈나무 백양(白楊) 속에 가기만 하면

누른 해 흰 달 가는 비 굵은 눈

소소리 바람 불 제 뉘 한 잔 먹자 할꼬
하물며 무덤 위에 잔나비 휘파람 불 때야 뉘우친들 어쩌리
- 松江歌辭 星州本

 

* 流蘇寶帳 (유소보장) : 술이 달린 비단 장막. 주로 '상여'위에 친다.

 

꽃가지 꺾어 잔을 세며 마시는 운치도,

거적때기에 말려 지게에 실려가 묻히든,

호화로운 상여 뒤에 사람들이 울며 뒤따르는 속에 묻히든,

결국 죽으면 그만이다.

온갖 잡목이 우거진 산속에 묻히면 술 권할 사람이 없고, 찾는 사람 없다.

무덤 위에 원숭이가 올라와 온갖 짓을 다해도,

살아서 더 마시지 못한 것을 후회해 봐야 소용없다.

‘살아 술 한잔이 죽어 천당보다 훨씬 낫다.’ 

 

조선 선조 때의 문신 정철(鄭澈) 지은사설시조 형식의 권주가(勸酒歌). 

정철(鄭澈) 호방한 성격이  드러나 있으며

허무와 적막애수의 정조가 담겨 있다.

송강가사(松江歌辭)》에는 <관동별곡(關東別曲)> 등과 함께 수록되었으나,

국조시강(國朝詩綱)》 《석주집별곡(石洲集別曲)》에는 단가류(短歌類) 수록.

 

젊었을 때에는, 술과 더불어 함께한 벗들과의 낭만과 멋이 있는 분위기가 좋았다.

중년에는, 오직 술만이 하나뿐인 위안거리라,

술에 취하지 않은 척 오래오래 잘도 버티었다.

그리고 황혼에는 풍류라 하긴 그렇지만 술이 유일한 벗이자 낙이 되었다.

‘살아 술 한잔이 죽어 천당보다 훨씬 낫다’면서....^^ 

 

 

술을 마실 핑계는 많다

최초의 사설시조다.

술잔 수를 헤아릴 꽃을 꺾어 놓고 원없이 먹어보자는 것이다.

죽은 뒤에 지게 위에 거적에 덮여 가거나,

비단 장식한 상여에 많은 이들이 울며 따르거나,

한 번 가고 나면 그 누가 찾아와 한 잔 먹자 하겠는가?

무덤 위에 원숭이 휘파람 불 때야 뉘우친들 그 무슨 소용이리.

李白과 李賀의 ‘장진주’와 杜甫의 詩에서 뜻을 취하였다는 주장도 있으나,

독창성과 개성이 뛰어난 작품이다.

인생이란 허무한 것임을 전제한 권주가로서 반복과 대조, 병치로 표현의 묘를 살렸다.

고사성어나 한문 조어를 피하고 생활언어를 시어로 선택해,

시대를 넘어서는 문학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 유자효 / 한국시인협회장

 

鄭澈(1536∼1593)

조선 중종과 선조 때의 문신시인

자는 계함(季涵), 호는 송강(松江)

1562년 문과에 장원 급제하여 강원도 관찰사대사헌 등을 역임. 

1589년 우의정에 으나,

광해군의 세자 책봉을 건의하였다가 왕의 노여움을 사서 유배되었다

강원도 관찰사  <관동별곡(關東別曲)> 짓고, 

향리에서 <思美人曲>, <續美人曲>, <星山別曲> 지은 歌辭文學의 대가. 

時調文學의 대가인 尹善道와 더불어 우리나라 시가 문학의 쌍벽으로 일컬어진다

저서로 《송강집(松江集)》, 《송강가사(松江歌辭)》 등이 있고

시조 작품 70여 수가 전한다.

 

松江 鄭澈은 술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인물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실수 또한 많았다.

대낮에도 만취한 탓에 사모가 늘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임금이 불러도 술이 깨지 않아 등청하지 못한 적도 있었다.

얼마나 음주 실수를 많이 했던지,

선조 왕이 은잔을 하사하며 ‘하루에 이 잔으로 한 잔씩만 마시라.’고 명하자,

술잔을 사발만큼 크게 늘려서 마시기도 했다는 일화가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