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유년의 기억을 찾아가는 시간 여행!
중견작가 현기영의 장편소설
깊이 있는 주제와 중후한 문체로 주목받아 온 현기영의 이 자전적 소설은,
1999년 출간과 동시에 뜨거운 찬사를 받았고,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이다.
한국 현대사의 중심을 흐르는 서사성과 남도의 자연 위에 펼쳐지는 서정성이 어우러져,
반짝이는 유년의 추억 속으로 초대한다.
이 소설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유년의 기억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
다른 성장소설과 달리, 여기서는 '나'가 아니라 '나'를 키워낸 자연과 마을이 함께 주인공이 된다.
대장간, 종기, 전깃불, 유리구슬, 도깨비, 전투놀이, 돼지코 등의 소제목 아래,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야기가 묶여 있다.
그 기억의 조각들은 제주의 자연과 풍속 속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주인공 똥깅이를 비롯하여 누렁코, 웬깅이 등 어린 개구쟁이들이 사춘기 소년으로 자라날 때까지의
이야기가 웃음과 눈물을 함께 선사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공동체의 이야기로 이어지는데,
4ㆍ3사건과 6ㆍ25 등의 큰 사건들로 인해 그들의 개인사는 역사 속에서 숨을 쉬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인간의 역사적 실존을 담아낸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부박(浮薄)한 문학풍토에 던지는 본격문학의 장중한 항진
깊이 있는 주제와 중후한 문체로 주목받아 온 소설가 현기영의 역작 '지상에 숟가락 하나'는 출간과
동시에 언론의 뜨거운 찬사와 문단의 상찬을 받았던 작품이다.
이 소설은 출간 5년이 지난 지금 문학사의 한 획을 그은 중요한 작품으로, 청소년을 위한 필독서로,
미래의 작가를 꿈꾸는 문학청년들이 꼭 읽어야 하는 문학적 전범의 하나로,
문단과 독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이다.
'지상에 숟가락 하나'에는 한국 현대사의 심장부를 흐르는 서사성과 남도의 대자연 위에 펼쳐지는
서정성이 어우러져 있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가슴 벅찬 유년의 기억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는 이 작품은,
부박한 상업주의 풍조 속에서도 진지하게 문학적 고투를 아끼지 않은 작자의 열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
숨막히는 현대사와 유년의 추억을 찾아가는 서사시(敍事詩)
시간이 쌓이고 쌓여 망각의 지층이 두터워질 때,
살아갈 날들이 살아온 날보다 짧다고 느낄 때,
사람들은 문득 지나온 시간들을 되짚어보려 한다.
밤하늘의 별들이 몇 광년의 시간적.공간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천개(天蓋)의 같은 곡면에 박혀 있는 것처럼,
현기영의 자전적 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는 시간을 거슬러 유년으로 우리를 되돌려놓는다.
한 인간이 태어나고 자아가 형성되는 고등학교 이전까지가 이 소설의 무대로,
많은 성장소설들이 다소 조숙한 ‘나’인 것과 달리 이 소설에서는 ‘나’를 키워낸 자연과 마을공동체가 고루
주인공이 된다.
어머니가 옷을 가져가버린 줄도 모르고 헤엄치다가 여자아이들 볼세라 사추리만 겨우 가린 채 냅다 뛰던
주인공 똥깅이,
입술까지 흘러내린 누런 코를 국수가락 빨아들이듯 들이마시는 누렁코,
국기게양대에 쪼르르 올라 고장난 도르래를 고치던 나무 타기 도사 웬깅이…….
별명만 들어도 상상이 되는 어린 개구쟁이들이 사춘기 소년으로 자라날 때까지의 우습고도 슬픈 이야기는
결국 공동체의 이야기로 묶여진다.
‘4ㆍ3사건’과 ‘6ㆍ25’ 등 잇따라 발생한 큰 사건들로 인해 각 개인사가 ‘역사의 울타리’ 안에서 숨쉬게 된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인간의 역사적 실존을 담아낸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시대가 준 아픔이 내 성장의 자양분
저자인 현기영은 이렇게 말한다.
“성장소설의 성격을 띠는 글인데 무게중심은 ‘이념’보다는 그 시대의 ‘현상’입니다.
내 유년의 현상, 그러니까 내면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수맥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지요.
이런 소설을 쓸 때는 가슴이 퍽 설레입니다.
왜냐하면 꼭 지난 내 인생을 다시 한 번 살아보는 느낌이거든요. ……
내 문학을 결정지은 배경이 여기에 나옵니다.
나를 키운 것은 부모님만이 아닙니다.
제주의 자연도 나를 성장시키는 데 큰 몫을 했지요.
또한 유년의 친구들, 중학 시절의 독서, 그로 인해 책의 자식이 되는 과정이 나옵니다.
직업군인이셨던 아버지의 부재가 나를 편모 슬하의 야릇하고 반항적인 아이로 만들었습니다.
아버지가 생존하면서도 아버지가 없는 상황이 벌어지지요.
나중에 돌아온 아버지와는 극한 대립까지 가게 됩니다.
아버지의 그런 부재가 나의 문학에 많은 영향을 미쳤어요…….”
('이 계절의 작가', '실천문학' 1995년 여름호 중에서)
만 네 살이 되도록 침을 흘리고 다니는 통에 진짜 돼지코를 잘라 부적처럼 목에 걸고 다니던 아이,
용두암 옆 용연 앞바다에서 ‘몸에는 지느러미 돋고 입에는 아가미가 난 듯’ 헤엄치며 놀던 소년,
아버지의 부재에 이상(李箱)과 카뮈를 빌미삼아 반항하던 학창시절.
적어도 30대 이후의 나이라면 누구라도 기억할 시절이다.
제주인만이 겪었던 ‘언어절(言語絶)의 참사’ 4ㆍ3의 기억도 물론 있다.
숨막히는 긴장과 함께 사금파리처럼 반짝이는 유년의 추억으로 독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한,
'지상에 숟가락 하나'는 우리 문학사상 가장 뛰어난 성장소설의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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