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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 '秋風에 부치는 노래' / 노천명

아즈방 2023. 10. 30. 18:10

秋風에 부치는 노래


가을 바람이 우수수 불어옵니다
신이 몰아오는 비인 마차소리가 들려옵니다
왠일입니까
내가슴이 써-늘하게 샅샅이 얼어듭니다

'인생은 짧다'고 실없이 옮겨본 노릇이
오늘 아침 이 말은 내가슴에다
화살처럼 와서 박혔습니다
나는 아파서 몸을 추설 수가 없습니다

황혼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섭니다
하루하루가 금싸라기 같은 날들입니다
어쩌면 청춘은 그렇게 아름다운 것이었습니까
연인들이여 인색할 필요가 없습니다

적은 듯이 지나버리는 생의 언덕에서
아름다운 꽃밭을 그대 만나거든
마음대로 앉아 노니다 가시오
남이야 뭐라든 상관할 것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거든 밤을 도와 하게 하시오
聰氣는 늘 지니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금싸라기 같은 날들이 하루하루 없어집니다
이것을 잠가둘 상아궤짝도 아무것도
내가 알지 못합니다

낙옆이 내창을 두드립니다
차시간을 놓친 손님모양 당황합니다
어쩌자고 신은 오늘이사 내게
청춘을 이렇듯 찬란하게 펴 보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