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濟州道/濟州의 詩 .

'몸국' / 오승철

아즈방 2022. 6. 21. 10:30

몸국 / 오승철

  

그래, 언제쯤에 내려놓을 거냐고?

혼자 되묻는 사이 가을이 이만큼 깊네

불현듯 이파리 몇 장 덜렁대는 갈참나무

 

그래도 따라비오름 싸락눈 비치기 전

두말떼기 가마솥 같은 분화구 걸어놓고

가난한 가문잔치에 부조하듯 꽃불을 놓아

 

하산길 가스름식당 주린 별빛 따라들면

똥돼지 국물 속에 펄펄 끓는 고향바다

그마저 우려낸 몸국, 몸국이 되고 싶네

 

* 2016.  제6회 한국시조대상 수상작

 

 

오승철(1957~ )

남원 위미 生.

1981년 동아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개닦이』『누구라 종일 홀리나』『터무니 있다』등
이호우시조문학상, 중앙시조대상, 한국시조대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