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濟州道/漢拏山 .

기후변화로 변해 가는 漢拏山

아즈방 2022. 6. 1. 16:38

우리가 기대어 쉬던 나무들이 사라져간다.
제주조릿대의 무한번식, 죽어가는 구상나무 …

생태계 파괴 우려,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시각도 ..

 

아고산대(고산대와 저산대의 사이로 해발 1,500~2,500m 지대)의 침엽수림이 말라 죽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다.

고유 특산종인 구상나무가 말라 죽은 자리를 조릿대가 채운다.

막연한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기후변화의 징후가 우리 산림에 뚜렷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국립기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의 기온 상승률은 1.7℃로,

전 지구 평균 기온 상승률인 0.75℃보다 높다.

경희대 지리학과 공우석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산림피해는 고산대·아고산대에서 가장 크다”며,

“이 고도에 서식하는 식물들이 빙하기 한랭기후에 적응한 한대성식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집단고사 중인 고유특산종, ‘구상나무’
구상나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선정한 멸종위기종

이다.

아한대성 고산수종으로 현재 덕유산·지리산·한라산 등 남부지역 500~1,950m 고도에 자생하고 있다.

고유특산종인 데다 아름다운 자태를 지녀 가치가 높지만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집단 고사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임종환 기후변화연구센터장은,

“원래 겨울에 춥고 건조해야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겨울철 기온이 여름철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겨울철의 이상고온과 변동이 심한 강수량이 이 시기 잎을 달고 있는 상록침엽수들에게 큰 스트레스 인자”

라고 원인을 설명했다.

구상나무의 서식지는 특정 고산지대에 섬처럼 고립되어 있어 적합한 서식지로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한라산 조릿대는 1988년 한라산 지역 내 가축 방목 불허 조치 이후 왕성하게 번식하고 있다.

말 1마리는 한 달에 약 1ha(1만㎡)의 조릿대를 먹어치운다.

제주도는 사후 대책으로 만세동산(1,592m)에 말 방목을 시험적으로 실시한다.

 

한라산 조릿대는 무차별 번식

반면, 한라산 조릿대 군락지 확산 현상이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한라산에 서식하는 조릿대는 산죽으로도 불리며 정확한 명칭은 제주조릿대다.

벼목 화본과인 제주조릿대는 높이 10~80cm 정도로 제주도에만 자생하고 있는 한국 특산종이다.

항암, 항산화, 비만 예방, 장 건강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번식력이 너무 왕성하다는 것이다.

현재 조릿대는 한라산 국립공원 전체 면적(153.33㎢)의 90%를 뒤덮을 정도로 확산되어 있다.

해발 600~1,400m에서만 분포했던 것이 백록담 정상에까지 진출할 정도다.

또한, 하층식생으로서 땅속을 뿌리로 빼곡하게 채우기 때문에 다른 식물의 씨가 발아할 수 없게 만든다.

기존 식생인 설앵초, 시로미, 털진달래, 구상나무 등의 양분을 빼앗아 고사시켜 생태계의 종 다양성을

감소시키고있다.

조릿대의 번식에도 기후변화의 영향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제주의 온도는 평균 1.5℃ 상승했다.

김찬수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장은,

“이러한 온도변화로 한라산의 경우 산림식생대가 과거에 비해 200m 정도 상승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1,400m 정도에서 정상까지 분포했던 구상나무와 같은 한대성 식물의 하한대가 1,600m로 이동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구온난화현상으로 산림의 수직분포가 상승하면서 난대성 식물인 조릿대의 군락지가 자연스럽게 확장된

것이다.

한편, 환경부는 한라산 산림 변화에 대해,

“조릿대공원화 되면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과 국립공원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우려할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라산 연구원의 김한철 박사는,

“말 방목 금지 조치 이후 조릿대가 과거의 개체수로 돌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며,

“제주조릿대는 뿌리가 깊어 게릴라성 호우가 잦은 한라산의 산사태를 예방하는 기능도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남아 있는 사진과 현지인들의 증언을 토대로 보면,

조릿대는 과거 한라산에 광활한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관음사코스의 개미등도 1960년대에는 광범위한 조릿대 군락지였다.

1950년대 제주적십자사의 한라산 산행사진 속에서 조릿대 군락지 벌판을 걷는 등산객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중략)

이러한 변화에 대해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의 시선과 자연 경쟁에 의한 생태계 질서 재편의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인위적 생태계 개입은 또 다른 생태계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는 “조릿대 ‘제거’라는 표현보다는 ‘관리’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화로운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말이다. 

 

* 출처 : 월간  [562호] 201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