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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歲月은 지금/12 월 . 11

12월의 詩 모음

12월의 詩 모음  12월의 독백 / 오광수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12월 어느 오후 / 손석철   덜렁 달력 한 장  달랑 까치 밥 하나  펄렁 상수리 낙엽 ..

'12월의 詩' / 홍윤숙(1925~ )

내가 집을 떠날 때 / 집은 黎明 속에 빛나고 / 포도밭은 이슬에 젖어 있었다홍윤숙(1925~2015 )황해도 연백 출생.홍윤숙은 서울에서 성장하면서, 동덕여자사범학교와 경성여자사범학교를 거쳐 서울대 교육학과에 입학하였다.6·25 동란으로 학교를 중퇴하고, 1947년 에 '가을', 에 '낙엽의 노래', 에 '가마귀'를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195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원정(園丁)'이 당선되기도 하였고, 그 해에 희곡 '무너진 땅'을 에 발표,시극 '여자의 공원'은 국립극장에서 공연되기도 했다.한국여류문학인회 회장, 한국시인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으며,1975년에 제7회 한국시인협회상을,1985년에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하였고,1991년 예술원 회원으로 선정되었다.

12월 인사말 모음

12월 인사말December(초겨울 인사말, 겨울 인사말, 12월의인사말)  비취빛 하늘이 초가을을 연상케 하는 섣달의 겨울입니다.이런 날은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한 해가 저무는 길목에 서니 헤치고 지내 왔던 길이 잎이 져버린 숲길처럼 휑하니 내다보인다.나는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다시 묵은 허물을 벗는다. 한 해의 끝자락 12월은 그간 이룬 일들을 모두 매듭짓는 마무리 달인 동시에,새해 설계도 함께 해야 하는 매우 바쁜 달입니다.  낙엽의 향취를 제대로 느껴 볼 겨를도 없이 가을이 지나가버렸습니다.첫얼음이 얼기 시작하는 걸 보니 이제 겨울인가 봅니다.  길가에는 낙엽이 뒹굴고 스산하고 매서운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입니다.  12월!보내는 계절을 아쉬워 하며 뒷풀이도 해..

'겨울의 회상' / 오광수

겨울의 回想 / 오광수 당신이 손내밀 때 왜 내가 잡질 못했던가 ? 뿌옇게 색이 바랜 아쉬움 들을 가슴속에다 억지로 밀어넣어도 回想의 실핏줄을 타고 튕겨나와선 가끔씩 가끔씩 心臟을 꼬집으며 덮어두었던 노래를 열고 가슴을 태우려고 하지만 굳어진 現實의 時間앞에선 그저 아랫입술만 꼭꼭 씹습니다 그때 하지 못했던 그 告白들은 이제는 탁한 숨소리가 되어 가슴이 아닌 歲月에다 불을 붙이며 한 줄 나이테로 사라지는 오늘, 당신이 손내밀때 잡지 못했던 손은 지금 주머니에서 겨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수필 - '눈 오는 날' / 장나영

눈 오는 날 / 장나영 마당이 훤하다. 대문 밖을 내다보니 밤새 하얀 세상으로 변해있었다. 이른 새벽에 오고간 사람들의 발자국이 남아 있는 골목길을 저만치 걸어 나가 상황을 살펴본다.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을 찾아가며 내 발도장을 찍고 뽀드득거리는 소리에 상쾌한 마음이 되었다. 다시 집안으로 들어와 화단 옆 단지 위에 소담스럽게 쌓인 눈을 두 손으로 걷어 뭉쳐 보았다. 손으로 눈을 둥글리면서 이렇게 많이 쌓인 눈길에 어떻게 출근할까 걱정하다가 차를 두고 지하철을 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버스 두 정류장 거리쯤 걸어야 학교에 도착하는데, 갈 길이 암담하다. 머플러를 칭칭 감고 무장을 하고 평소 출근 시간보다 일찍 나서야겠다. 지하철에서 나오자 차도 옆 보도길은 사람들 발길에 꼭꼭 다져진 ..

'겨울비' / 박남준 詩

겨울비 박남준 詩 / 한보리 曲 먼 바람을 타고 너는 내린다 너 지나온 이 나라 서러운 산천 눈 되지 못하고 눈 되지 않고 차마 그 그리움 어쩌지 못하고 감추지 못하고 뚝, 뚝, 내 눈앞에 떨구는 맑은 눈물 겨울비, 겨울비, 우는 사람아 눈 되지 못하고 눈 되지 않고 차마 그 그리움 어쩌지 못하고 감추지 못하고 뚝, 뚝, 내 눈앞에 떨구는 맑은 눈물 겨울비, 겨울비, 우는 사람아 * * *

수필 - '겨울손님' / 이난호

겨울 손님 / 이난호  생솔 타는 냄새가 났다.구들이 다스해 오자 허리가 들리지 않는다. 아버님은 기침(起寢)하시는 바람으로 대문부터 열어젖뜨리시니, 돌쩌구 물려 도는 소리가 요란했을 텐데 못 들었다. 유독 초저녁잠이 많은 내가 왜 하필 서툰 새아기 노릇 발에 새벽잠이 쏟아져, 시어른 기척에도 이리 정처짐한 걸까. 힘껏 눈꺼풀을 밀어올리는 김에 허리를 들었다."왜 벌써…."아버님은 굵은 솔가지를 무릎에 대고 딱 꺾으며 말끝을 흐리신다. 물이 아직 데워지지 않았을 거라는, 아니 방학을 맞아 아침 급할 거 없으니, 다순 구들맛 좀 더 봐도 괜찮다는 에두름이리라. 나는 솥전에 손을 대보고 '뜨거운데요', 한다. 그 말을 속으로 한 번 더 한다. '뜨거운데요, 아버님'. 내가 당신 진짓상을 당신 코앞에다 좌르르..

수필 - '겨울 山寺에서' / 조하진

겨울 산사에서 / 조하진 천태산(天台山) 영국사에서 내려오는 길 옆에는 삼단 폭포가 있다. 골이 깊지 않으니 웅장하지는 않지만, 바위의 선이 부드러우면서도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폭포수 바같쪽의 물줄기는 고드름이 되어 발을 엮은 듯하고, 그 안쪽으로는 물줄기가 쏟아져내린다. 고드름 뒤로 자신의 모습을 은근히 감추고 있는 겨울 폭포의 모습이 신비하다.고드름이 햇빛에 반사되어 샹들리에의 수정 발처럼 반짝거린다. 잘생긴 고드름 하나를 만져보고 싶어진다. 몇 발짝만 내딛으면 손이 닿을 것 같다. 한 발짝 한 발짝 조심스럽게 올라가 고드름을 잡는데, 그만 주르륵 미끄러져 아랫도리가 첨벙 물 속으로 빠져버린다. 길 위로 엉금엉금 기어나와 보니 깨진 얼음에 스친 손바닥 피부가 벗겨져 피가 흐른다. 서둘러 손수건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