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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골목(接骨木) / 호랑이처럼 뼈를 튼튼하게 하는 접골목

아즈방 2022. 6. 9. 11:53

부러진 뼈 이어 주는 데 마법처럼 신기한 효력 

접골목 열매는 여름철에 빨갛게 익는다.

 

나는 다섯 살 무렵 어머니를 따라 30리 코배기재를 넘어 해인사에 갔다가 돌아오는 중에 다리가 아파서 한참 뒤에 처져서 “엄마 같이 가, 엄마 같이 가!” 하고 엉엉 울면서 따라가던 생각이 난다.

코배기재는 몹시 가팔라서 올라갈 때 코가 땅에 닿는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어머니를 따라 코배기재를 넘어서 해인사 신부락까지 약초, 산나물, 목기를 등에 지고 팔러 다녔다.

다섯 살 때부터 열다섯 살 때까지 10년 동안 30리 길을 일주일에 한 번씩 넘어 다녔다.

코배기재를 넘어가면 진대밭골이 나온다.

몸서리가 나게 긴 골짜기라는 뜻에서 진대밭골이라고 부른다.

숲이 울창해 하늘도 땅도 안 보이는 깊고 긴 골짜기다.

진대밭골을 지나 내려가면 해인사다.

아버지는 목기를 깎는 기술자셨다.

아버지가 깎은 목기를 어머니와 내가 등에 지고 코배기재나 불귀재를 넘어가서 해인사 아랫마을에 있는 가게에 내다 팔아서 생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산림감시원들의 단속이 심해서 낮에는 목기를 짊어지고 다닐 수 없고 새벽이나 한밤중에 몰래 코배기재를 넘어 다녀야 할 때가 많았다.

산림감시원들은 한밤중에도 진대밭골 아랫마을로 가는 길목에 장작불을 지펴 놓고 감시하기도 했다.

산림감시원들이 피워 놓은 불빛이 멀리 보이면 산으로 숨었다가 몰래 빠져 나가기도 했고,

붙잡혀서 엉엉 울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서 풀려 나오기도 했다.

코배기재 삼십릿길은 추억과 한이 서린 고개다.

그러나 그 길이 흔적조차 없어진 지 30년이 넘었다.

 

호랑이 만난 이야기
열두 살 때 가야산 코배기재를 넘어오다가 호랑이를 만났다.

초겨울 무렵이었을 것이다.

산림감시원을 피해 저녁 무렵에 부락의 기념품 가게에 목기를 넘겨주고 돌아오려니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진대밭골 초입에 있는 개울을 건너 키를 넘는 갈대숲을 지나 이깔나무숲을 막 들어섰을 때 길 위쪽에서 우두두둑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언뜻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니 누렇고 몸통에 줄무늬가 있는 큰 짐승이 낮게 날아가는 날짐승을 쫓아가고 있었다.

날짐승은 큰 부엉이처럼 보였다.

나는 우리 집에서 키우는 큰 개가 따라 온 줄 알았다.

우리 집에서 몸집이 아주 큰 누렁개는 어머니와 내가 코배기재를 넘어갈 때마다 코배기재 마루까지 따라와서 아무리 쫓아도 잘 돌아기지 않아서 한참동안 실랑이를 해야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다.

어머니한테 “저기 우리 개가 따라왔다”고 했더니 어머니는 “저것은 개가 아니다” 하시면서 빨리 가자고 길만 재촉하셨다.

어머니와 나는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정신없이 진대밭골을 지나 코배기재 고갯마루에 와서야 가쁜 숨을 한 번 몰아쉬었다가 달빛을 골라 밟으며 산길을 내려왔다.

나중에 어른들한테 들으니 부엉이는 산신의 인도자로 호랑이의 앞잡이 노릇을 한다고 했다.

부엉이가 높이 날면서 먹잇감이 있는 것을 알려 주면 호랑이가 쫓아가서 사냥을 한다고 한다.

부엉이는 호랑이가 먹다 남긴 먹이를 먹는다.

부엉이와 호랑이가 사이좋게 공생한다는 것이다.

또 부엉이와 호랑이는 쫓고 쫓기면서 서로 장난을 치는 일이 잦다고 했다. 

 

또 한 번은 가야산 불귀재에서 호랑이를 만났다.

불귀재는 우리 고향에서 해인사로 가는 두 갈래 길 중 하나다.

불귀재는 못 돌아오는 고개라는 뜻이다.

이 고개는 거창에서 소장수들이 소를 몰고 다니는 큰 고개로 옛날에 산적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실제로 그 고개에서 도둑을 만나 목숨을 잃거나 재물을 빼앗기는 사람이 더러 있었다.

김소월의 시에 나오는 ‘불귀 불귀 다시 불귀’와 같은 이름이다.

불귀라는 말은 소쩍새 울음을 나타낸 의성어다.

10년 동안 수백 번을 다녔던 길이 그리워서 29세 때 다시 가 보았다.

무더운 여름철이어서 거창군 가북면의 개금불마을에서 해가 저물 때까지 그늘에서 쉬었다가 해거름이 가까워서야 고개를 넘어가기 시작했다.

옛날에 다니던 길은 없어진 지 오래되고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변해 있었다.

옛날 기억을 더듬어 길을 찾아서 고개를 올라갔다.

땅거미가 내리고 어둠이 깃들 무렵에 고갯마루를 지나서 예전에 아름드리 배나무가 있던 곳을 지났다.

배나무는 죽어서 없어지고 흔적만 남아 있었다.

이 배나무 그루터기를 지나 모퉁이를 돌아가는데 길 아래쪽에서 부스럭거리는 듯한 소리가 있어 고개 내밀어 봤더니 누렇고 큰 짐승이 칡덩굴 아래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몸통의 길이가 4m는 되어 보였다.

황금색 털빛에 검은 줄무늬가 선명했다.

긴 꼬리를 길게 쭉 펼쳐들고 있었다.

등줄기에 땀이 솟고 다리가 휘청거렸다.

몇 초 동안 서로 쳐다보았다.

크게 놀랐으나 나를 해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애써 태연한 척 하고 천천히 길을 따라 걸었다.

호랑이는 길 아래쪽에서 3~4분가량 내 뒤를 천천히 따라오다가 내리막길이 거의 끝나고 평탄한 길이 시작되는 곳에 이르렀을 때 홀연히 사라졌다.

 

호랑이는 가장 힘이 센 동물이다.

호랑이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범 같은 장사라는 옛말이 있다.

자기 몸무게와 같은 무게의 먹이를 입에 물고 3m가 넘는 담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

소나 멧돼지도 앞발로 한번 후려치면 두개골이 가루가 된다.

호랑이의 힘은 앞발에 있다.

앞발을 호경골이라 하여 차력약, 신경통, 관절염 치료약으로 이름이 높다.

호랑이는 죽어도 앞발은 스러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호경골은 쇠보다 단단하다.

수십 년 전에 호경골을 구해 톱으로 잘라 보려고 한 적이 있다.

톱날이 망가지고 도끼날이 망가져서 자를 수 없었다.

식초에 담갔다가 열을 가하여 굽기를 여러 번 해야 마침내 가루로 만들 수 있었다.

호랑이의 엄청난 힘은 튼튼한 뼈에서 나오는 것이다.

 

호랑이처럼 힘이 세어지는 방법이 있다.

옛날에 호랑이를 맨손으로 때려잡은 장사들이 있었다.

중국의 수호지에 나오는 무송,

조선시대 때 반란을 일으킨 이징옥, 임꺽정 같은 사람들이 모두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았다는 장사들이다.

힘은 뼈에서 나온다.

뼈가 튼튼해지면 힘이 세어지는 것이다.

옛말에 통뼈 혹은 고리뼈를 가진 사람이 있다고 했다.

엄청나게 힘이 센 장사들이 옛날에 실제로 존재했다.

뼈가 튼튼하면 힘이 세다.

힘은 뼈에서 나온다.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 가장 좋은 약효가 있는 약재 중 하나가 접골목이다.

 

접골목은 꽃과 잎이 같이 핀다.

 

 

부러진 뼈 이어주는 접골목
접골목(接骨木)은 봄철에 새순이 제일 먼저 돋아나는 성질이 매우 급한 나무다.

다른 나무들이 잎을 틔울 생각도 하기 전에 새순이 쑥쑥 올라와서 하룻밤 사이에 한 뼘씩 자란다.

잎이 나면서 꽃도 같이 피어서 여름이 되기 전에 거의 생장이 다 끝나 버린다.

속전속결(速戰速決)을 신조로 여기는 나무다.

접골목은 성질이 급한 만큼 약효가 매우 빨리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성질이 급한 것은 응급약으로 쓴다.

이 나무는 골절(骨折)에 구급약(救急藥)으로 으뜸이다.

산속에서 넘어져서 뼈를 다쳤거나 멍이 들고 상처가 나서 움직일 수 없을 때 접골목의 줄기와 잎을 돌로 짓찧어 붙이면 즉시 통증이 멎고 부은 것이 내려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접골목의 줄기와 잎을 날것으로 달여 마시면 효과가 더욱 빨라서 3~4일이면 부러진 뼈가 완전하게 붙는다.

손목뼈가 여러 조각으로 부러진 70세 된 노인이 접골목을 써서 일주일도 안 되어 뼈가 완전하게 아물어 붙는것을 보았다.

이 나무를 접골(接骨)과 속근골(速筋骨)의 최고의 약이라고 불러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접골목은 성질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잘 맞는 약이다.

그러나 빨리 자라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접골목을 지팡이로 쓸 수 없다. 잘 부러지기 때문이다.

빨리 자라는 나무는 빨리 죽고 잘 썩고 잘 부러진다.

접골목은 목질이 물러 잘 썩고 잘 죽는다.

접골목을 채취하다 보면 줄기가 죽거나 썩어 있는 것이 많다.

접골목은 응급약(應急藥)으로는 좋지만 생명력을 기르고 장수하게 하는 약은 될 수 없다.

 

접골목은 인동(忍冬)과에 딸린 잎 지는 떨기나무다.

딱총나무, 말오줌나무라고도 부른다.

이름 그대로 부러진 뼈를 붙이는 데 신속(神速)한 효능이 있다고 하여 접골목(接骨木)이라고 부른다.

키는 2~3m쯤 자라고 줄기는 뿌리 부분에서 사방으로 뻗는다.

생장이 빠르고 새로 돋아나는 줄기는 연한 녹색이다가 자라면서 다갈색으로 바뀐다.

줄기 가운데 굵고 부드러운 연한 갈색의 심이 있다.

잎은 마주 나고 홀수깃겹잎으로 쪽잎은 넓은 타원꼴이거나 달걀 모양이며 6~10개가 달린다.

4월 하순 무렵 가지 끝에 연한 녹색을 띤 흰 꽃들이 모여서 피는데 꽃향기가 아주 좋다.

열매는 8~9월에 빨갛게 익는다.

 

우리나라 어느 곳에나 자라는데, 특히 제주도와 울릉도에 가장 많다.

대개 산골짜기 같은 공기 중의 습도가 높은 곳에서 잘 자란다.

닮은 식물인 넓은 잎 딱총나무, 지렁쿠나무, 덧나무 등도 접골목이라 부르고 약으로 쓸 수 있다.

아무 때나 줄기를 잘라 신선한 것을 그대로 쓰거나 잘게 썰어 그늘에서 말려 약으로 쓴다.

 

접골목은 이름 그대로 부러진 뼈를 붙이는 데 최고의 약이다.

뼈가 부러지거나 삐었을 때, 타박상이나 골절로 인해 통증이 심할 때 접골목 30~40g을 달여 마시고, 날것으로 줄기를 짓찧어 아픈 부위에 두껍게 붙이면 즉시 부은 것이 내리고 통증이 없어지면서 잘 낫는다.

야생 약초 가운데서 통증을 멎게 하는 효력이 가장 빠르다.

접골목은 온갖 균을 죽이고, 염증을 삭이며,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며, 죽은피를 없애고, 통증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손발 삔 데, 타박상(打撲傷), 골절(骨折), 골다공증(骨多孔症), 관절염, 신경통, 부종(浮腫), 소변을 잘 못 보는 데, 통풍(痛風), 신장염, 신경쇠약, 구내염, 인후염, 산후빈혈, 황달(黃疸) 등의 여러 질병에 좋은 효과가 있다.

 

꽃에는 땀을 잘 나게 하는 배당체와 루틴, 정유, 타닌질, 콜린, 점액, 유기산, 수지, 당, 삼부니그린 등의성분이 들어 있다.

삼부니그린은 신선한 꽃에 있는데 말리면 분해되어 없어진다.

정유 성분은 테르펜 화합물로 향기가 좋다.

꽃을 따서 말리면 향기가 더 진해진다.

꽃은 땀을 잘 나게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작용이 있어서 감기 몸살에 쓴다.

5~10g을 달여서 차로 마시면 살결이 고와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접골목은 이른 봄철에 새순과 꽃이 핀다.

 

피부미용제로도 좋은 접골목 꽃
접골목은 타박상(打撲傷)이나 어혈이 뭉쳐서 생기는 통증,

뼈마디가 쑤시고 아픈 데,

관절염, 각기(脚氣), 통풍(痛風), 발목이나 손목을 삔 데,

요추(腰椎) 디스크, 뼈 부러진 데 등에 신통하다 싶을 만큼 효과가 있다.

 

날것을 짓찧어 아픈 부위에 붙이고, 잘게 썰어 말린 것 30~60g에 물 1되를 붓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 까지 약한 불로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어린순을 나물로 먹기도 한다.

이를 봄철에 새순을 뜯어서 살짝 데쳐서 물로 가볍게 우려내어 무쳐 먹거나 밀가루 옷을 묻혀 튀겨서 먹는다.

그런 대로 맛이 괜찮은 산나물이다.

 

딱총나무의 약성에 대해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 사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아픔을 멈추고 소변을 잘 보게 하며 피 나는 것을 멈추고 염증을 잘 낫게 한다.

타박상, 뼈가 부러진 데, -류마티스성 관절염, 배에 물이 고이는 데, 신장염, 통풍,

목안이 아픈 데, 여러 가지 출혈 등에 쓴다.

하루 5~10g을 물에 달여 세 번에 나누어 먹는다.

외용으로 쓸 때는 달인 물로 찜질한다.

딱총나무꽃은 민간에서 땀내기약, 이뇨약으로 쓴다.’

 

옛 의학책에 적힌 접골목의 효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접골목은 맛이 약간 쓰고 달며 성질은 따뜻하며 독이 없다.

주로 심장과 간에 작용한다.

허리를 튼튼하게 하고 통증을 멎게 하며 마비를 풀어주고 습기를 제거하는 효능이 있다.

따라서 풍한(風寒)으로 인해 팔다리가 시리고 쑤시고 아픈 증상과 허리가 아픈 것을 치료한다.

가려움을 멎게 하고 염증을 흩어 버리는 작용이 있으므로 가려움증과 피부의 염증을 낫게 한다.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하고 죽은피를 몰아내 주므로 부딪쳐서 생긴 상처와 어혈과 통증을 치료하고,

여성이 아이를 낳고 나서 나쁜 피가 쌓여 있는 것을 내보내는 데에도 좋다.

독을 풀고 고름을 잘 나가게 하고 염증을 치료하는 작용이 있어 옹종(擁腫),

상처가 덧나서 생긴 종기 같은 데에도 효과가 좋다.

10~15g을 물로 달여서 마시고 달인 물로 씻어서 치료한다.

부러진 뼈를 이어 주고 끊어진 근육도 이어주며 가려움증을 없애며 벌레 먹은 치아를 치료하며,

달인 물로 목욕을 하면 효과가 아주 좋다.’

 

중국에서 펴낸 <본초신편(本草新編)>에는 접골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접골목은 뼈로 들어가서 부러진 뼈와 끊어진 근육을 이어준다.

부러진 뼈를 붙일 때에는 술과 함께 복용하고 가려움증을 치료할 때 욕탕에 넣어 목욕한다.

부러진 뼈를 이어주는 데 신속(神速)한 효과가 있으며,

생혈(生血), 활혈(活血) 효능이 있는 여러 약 중에서 가장 접골에 특출한 효과가 있다.

날것으로 쓰는 것이 제일 효과가 좋고,

마른 것을 쓰면 효과가 절반으로 줄어들며,

볶아서 사용하면 다시 효과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접골목은 일본 사람들이 아주 좋아한다.

일본에서는 접골목을 ‘정원에 심는 오갈피’라고 부르며,

흔히 뜰에 심어 두고 필요할 때 잘라서 약으로 쓴다.

재질이 부드럽고 연해 공예품을 만들기에 좋으므로 일본에서는 나무인형을 만들어

종이나 헝겊으로 감아서 신당(神堂)에 바친다든지 주술로 귀신에게 빌 때,

또는 악귀를 쫓는 도구로 흔히 썼다.
서양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못 박은 십자가를 이 나무로 만들었으며,

배신자인 가룟 유다가 목매어 죽은 나무도 이 나무라고 한다.

 

서양에서는 접골목이 꽤 굵고 크게 자란다.

우리나라의 울릉도에 많은 말오줌나무도 접골목의 한 종류인데 키 10m, 지름 30cm까지 자란다.

유럽에서는 마법사들이 마법을 걸 때 이 나무를 즐겨 쓴다고 한다.

그래서 이 나무를 마법의 나무 또는 마법사의 나무라고 한다.

이 나무를 집안에서 태우면 불행을 가져오는 반면,

나뭇가지를 집안에 걸어 두면 사악한 악마가 집안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한다.

또 류머티스나 통풍 등 여러 가지 질병에 효과가 좋다고 하여 이 나무를 ‘약상자’로 부르기도 한다.

어쨌건 이 나무는 부러진 뼈를 이어 주는 데 신기한 효력을 나타내는 진짜 마법의 나무임에 틀림없다.

 

 

질병 치료 이용법

 

■ 복막염
접골목 속껍질 30~40g을 물 반 되에 넣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그 물을 수시로 복용한다.

 

■ 신경통
접골목과 황백나무 껍질가루를 같은 양으로 섞어 식초와 달걀 흰자위로 반죽해 종이에 펴서 아픈 부위에 바른다.

 

■ 신장염, 신우염
접골목과 결명자 각각 20~30g, 감초 15g에 물 반 되를 넣고 달여서 하루에 3~4번에 나누어 마신다.

 

■ 타박상
접골목 줄기와 잎을 날것으로 짓찧어 아픈 부위를 찜질한다.

이와 함께 줄기와 잎을 끓인 물로 목욕하면 효과가 더욱 좋다.

 

■ 손발이 쑤시고 아플 때
접골목 12~20g을 물 반 되에 넣고 30분쯤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 뼈가 부러졌을 때
신선한 줄기와 가지 20~30g을 잘게 썰어 물로 달여서 하루 2~3번에 나누어 먹는다.

신선한 것을 구하기 어려우면 썰어서 그늘에서 말린 것을 쓴다.

통증을 멎게 하고 부러진 뼈를 이어 준다.

 

■ 손목이나 발목을 삔 데
접골목을 날것으로 짓찧어 아픈 곳에 붙인다.

진통작용이 강해 조금 있으면 통증이 멎고 부은 것이 내린다.

 

글·최진규 한국토종약초연구학회 회장

 

* 출처 : 월간山 [517호] 2012.11

 

기분 좋아지게 하는 마법 지팡이 ‘딱총나무’

 

 

“정말로 그런 나무가 우리나라에 있어요?”

아이들에게 마법의 지팡이란 실로 엄청난 흥미를 끈다.

더구나 해리포터가 주인이며 마법의 지팡이 중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졌다는 지팡이 재료가 우리나라에도 있다는

사실에 아이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워한다.

마치 나뭇가지를 꺾어서 당장이라도 만들겠다는 기세다.

해리처럼 마법을 부릴 수만 있다면야.

 

소설에서 죽음의 성물 중 하나인 마법 지팡이의 재료는 다름 아닌 딱총나무다.

전국의 숲 속이나 개울가에서 자라는 낙엽이 지는 작은키나무로 여러 개의 줄기가 모여 나는데,  높게 자라기보다 옆으로 휘어져 길게 뻗으며 마치 우산처럼 자란다.

새로 난 줄기는 초록색이나 붉은 녹색을 띠다가 묵은 가지가 되면 밝은 갈색에다 코르크가 발달하고 껍질눈이 많아  독특한 무늬를 만들며 거칠어진다.

이른 봄 숲에서 다른 나무들보다 먼저 새잎이 나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꽃봉오리가 일찌감치 생겨 마치 보라색 브로콜리처럼 생겼다.

삼월에 생긴 꽃봉오리가 사월 오월이 되면 피게 되는데,

언제 보라색이었냐는 듯 브로콜리처럼 모여 있던 작은 꽃봉오리들이 벌어지며 원뿔모양을 만들어 황록색으로 핀다.

꽃이 지고나면 초록색 열매가 생기는데 여름이 되면 빨갛게 익는다.

 6~7월이 빨간 열매를 볼 수 있는 적기다.

포도송이마냥 많이 달리는데 초록잎 바탕에 빨간 열매가 눈에 확 띤다.

크리스마스 색깔이다.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우리 숲에 자생하고 있는 딱총나무 외에 외국에서 들어온 딱총나무들이 공원이나 정원에 심어 길러지고 있다.

유럽 쪽에서 온 엘더라는 이름을 가진 서양딱총나무,

북아메리카에서 온 아우레아 또는 미국딱총나무라고 불리는 캐나다딱총나무가 그것들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는 딱총나무와 다르게 이들은 모두 잎 위로 넓게 퍼진 흰색 꽃을 피우고 열매는 검게 익는다.

그래서 해리포터의 주 무대가 영국이란 걸 감안하면 해리의 지팡이를 만든 딱총나무는 서양딱총나무일 것이다.

서양에서 딱총나무는 신성한 나무로 여겨져서 함부로 다루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해리의 지팡이를 ‘The Elder Wand’라고 부른다.

 

딱총나무는 ‘접골목(接骨木)’이란 이름으로 유명한데 부러지거나 금이 간 뼈를 낫게 하는데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또한 별칭으로 ‘말오줌나무’라고도 하는데 이름처럼 소변이 잘 나오게 도와준다고 한다.

그런데 울릉도에는 정말로 말오줌나무가 있다.

또 딱총나무와 비슷하지만 남부지방에만 자생하는 말오줌때나무도 있다.

이들 모두 비슷한 생김새와 비슷한 성분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모두 접골목이라 부르며 약재로 쓰인다.

딱총나무 잎은 버드나무 잎처럼 길게 생긴 잎 여러 장이 마주 달려 홀수로 난 깃털 모양이 된다.

어린잎을 데쳐서 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낸 뒤 나물로 먹거나 튀김으로도 해먹는다.

연한 시기를 지나면 잎과 가지에서 특유의 냄새가 난다.

이 냄새로 인해 일부에서는 개똥나무라 부르기도 하고,

또 다른 이야기로는 화약 냄새와 비슷해서 화약을 이용해 만드는 딱총을 연상해 딱총나무라고 불리게 됐다는 설도 있다.

 

한편, 가지를 부러뜨리면 ‘딱’ 소리가 나 딱총나무라는 얘기도 있는데,

대부분의 나무는 부러뜨리면 딱 소리가 나서 딱히 와 닿지 않는다.

이외에도 나뭇가지로 딱총을 만든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으나,

딱총나무 줄기를 보면 그것 역시 딱히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구슬 모양의 딱총나무 열매가 밟히면 요란한 소리를 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얻었다는 얘기도 있다.

이름에 얽힌 이야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어느 하나 확실하지 않다는 얘기와 같다.

어찌 됐던 요즘 숲에서 만나는 딱총나무의 빨간 열매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참 기분 좋게 하는 마법을 부리고 있는 건

 틀림이 없다.

 

 신승희(생태활동가)  webmaster@yongin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