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는 약
옛날, 어느 시골 마을에 폐결핵을 앓는 젊은이가 있었다.
피가 섞인 가래를 수시로 뱉어내고 몸은 성냥개비처럼 말랐다.
마을 사람들은 폐결핵이 전염될까 두려워서 그 젊은이가 가까이 오는 것을 꺼렸고,
그가 스스로 마을을 떠나기를 원했다.
몇 번 마을을 떠나라고 했으나 환자는 갈 곳이 없어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집 안에서 숨어 살았다.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폐결핵을 앓는 젊은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의논했다.
한 사람이 나서서 배에 태워 바다에 띄워 보내 버리자고 했다.
다른 한 사람은 집에 불을 질러 태워 죽이든지 칼로 찔러 죽이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의 부모가 이 소문을 듣고 아들한테 말했다.
“사랑하는 아들아! 마을 사람들이 너를 죽이려 한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구나.
너는 마을 사람들의 눈을 피하여 산 속으로 들어가서 혼자 살아라.
숨어 살다가 혹시 병이 나으면 집으로 돌아오너라.
그러나 네가 산에서 죽으면 네 시신을 찾아서 묻어 주겠다.”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아들과 작별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산 속에서 먹을 수 있도록 누룽지와 미숫가루 등을 보따리에 싸서 주었다.
아들은 한밤중에 마을을 빠져나와서 산속에 있는 동굴에 들어가 숨었다.
그러나 며칠 지나지 않아서 어머니가 만들어 준 음식이 다 떨어져 버렸다.
먹을 것을 찾아 산속을 헤매고 돌아다니던 아들은 기운이 없어 더 이상 돌아다닐 수도 없었다.
어느 날 아들은 자신의 신세가 몹시 서러워서 크게 소리를 내어 울었다.
울음소리가 동굴 속에서 울려 메아리가 되어 멀리까지 퍼져나갔다.
한 사냥꾼 노인이 멀리서 울음소리를 듣고 동굴로 찾아와서 물었다.
“젊은이! 어찌하여 산 속에서 혼자 울고 있는가?”
“저는 폐병을 앓고 있는데 마을에서 쫓겨나서 이 동굴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이제 먹을 것이 다 떨어졌고 기운이 없어 먹을 것을 구하러 나갈 힘도 없습니다.
저는 이제 여기서 굶어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정이 참 딱하구나. 나는 의사가 아니므로 네 병을 고쳐 줄 수는 없다.
그러나 먹을 수 있는 열매를 따서 갖고 오겠으니 기다려라.”
이렇게 얘기하고 산으로 들어간 사냥꾼은 얼마 후 빨갛게 익은 한 열매를 따서 갖고 왔다.
아들은 그 열매를 먹으면서 견뎠다.
열흘이 지나자 그 열매도 모두 떨어졌다.
그러나 그 열매를 먹은 덕분에 기운이 난 아들은 혼자 산속을 돌아다니면서 사냥꾼이 갖다 주었던 빨간 열매를 찾아다니며 따서 먹을 수 있었다.
아들은 그 열매를 많이 따서 동굴 안에 가져다 놓고 두 달 동안 그 열매만 먹었다.
그러는 사이에 폐결핵이 완전히 나아서 건강해진 아들은 집으로 내려왔다.
그의 아버지, 어머니가 놀라서 물었다.
“아들아! 네가 살아서 돌아오다니! 꿈만 같구나. 어떻게 해서 폐병을 고쳤느냐?”
“배가 고파 산에서 덩굴에 달린 빨간 열매를 많이 따 먹었는데 그것을 먹고 나았습니다.”
아들은 늙은 사냥꾼한테 도움을 받은 일과 빨간 열매를 따 먹은 일을 말해 주었다.
그가 폐병이 다 나아서 살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마을 사람들이 깜짝 놀라 달려와서 아들한테 와서 잘못을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다.
아들은 그 뒤 어여쁜 아가씨와 결혼해서 자녀들을 많이 낳고 백 살이 넘을 때까지 건강하게 살았다고 한다.
오미자는 기침 멎게 하는 데 최고의 약
오미자는 기침을 멎게 하는 데 최고의 명약이다.
1933년 일본의 고이즈미 에이지로(小泉榮次郞)가 지은 <화한약고(和漢藥考)>에는 오미자를 ‘수신(嗽神)’이라 하여 그 약효를 칭찬했다.
수신은 ‘기침을 잡는 신’이라는 뜻이다.
중국 청나라 때의 의학자 황궁수(黃宮綉)가 지은 <본초구진(本草求眞)>에도 오미자가 기침을 치료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쓰여 있다.
‘오미자는 해수(咳嗽)를 치료하는 데 가장 긴요한 약이다.
풍한(風寒)으로 인한 해수,
더위로 인한 해수,
갈증으로 인한 해수,
허약해서 생긴 해수,
신수(腎水) 부족으로 인한 해수,
신화(腎火)로 인한 해수,
기침을 오래 해서 숨을 쉬기 어려운 것 등을 치료하는 데 아주 좋은 효과가 있다.’
청나라 때 명 진사탁이 지은 <석실비록(石室秘錄)>에는 기침을 멎게 하는 지수신단(止嗽神丹)이라는 처방에 관해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침을 하는 것은 사기가 흩어지지 않고 모여 있기 때문이다.
날마다 발산시키는 약을 사용해도 효과가 없는 이유는 氣를 발산시키기 때문이다.
곧 흩어지게 하는 성질이 있는 약을 쓰기 때문에 기가 흩어진다.
그러므로 약을 오래 먹어도 낫지 않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럴 때 수렴하는 약을 한두 제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그 처방은 다음과 같다.
인삼 1전, 백작약 3전, 산조인 2전, 북오미자 1전, 맥문동 5전, 소자(蘇子, 차조기 씨) 1전, 익지인 5푼, 백개자 1전을 물로 달여 먹는다.
이것이 바로 지수신단이다.
한 제를 복용하면 병세가 가벼워지고 두 제를 복용하면 완전하게 낫는다.
그 다음에 맥문동 3냥과 북오미자 1냥과 육미지황환을 복용한다.
그렇게 하면 재발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흩어지게 하는 약을 오래 먹으면 진음(眞陰)이 소모된다.
비록 수렴약을 써도 잠시 효과가 나타날 뿐이다.
진음이 이미 훼손되었기 때문에 주리가 조밀하지 못해 일단 풍사를 만나면 쉽게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나이 많은 사람들한테 생기는 기침을 황혼수(黃昏嗽)라고 한다.
이는 폐허기역증(肺虛氣逆症)과 협허화증(挾虛火症)이 겸해서 생기는 것이다.
황혼수에 대해 청나라 말기의 의학자 장산뢰(張山雷)가 지은 <본초정의(本草正義)>에는, ‘음화(陰火)가 폐로 솟구쳐 나오는 기침은 양허(陽虛)인 동시에 화가 들떠 있는 상태이다.
그러므로 음(陰)이 성한 황혼 무렵에 허염(虛焰)이 발동하기 시작해 기침이 나온다’고 했다.
원나라 때 명의 주단계(朱丹溪)는 황혼수(黃昏嗽)를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황혼 기침을 하는 사람은 화기(火氣)가 폐(肺)에 떠오르는 증상이므로 서늘한 성질의 약을 쓰면 좋지 않다. 마땅히 오미자와 오배자를 써서 수렴해 아래로 화기를 내려 주어야 한다.’ 청나라 때의 의학자 황궁수는 주단계의 처방을 격찬했다. ‘일반적으로 황혼에 나오는 기침은 실화(實火)가 아닌 허화(虛火)가 폐에 들어 있는 증상이므로 성질이 차고 서늘한 약을 써서는 안 된다. 수렴성이 강한 오미자와 건강(乾薑)을 같이 써도 안 되고, 건강 대신 맥문동을 볶아서 오미자와 함께 써야 한다’고 했다.
독자들은 위와 같이 어려운 말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앞에서 쓴 대로 오미자를 씨째로 절구로 찧어서 물로 달여 먹거나 씨앗만을 발라내 가루내어 찻숟갈로 두 숟갈 정도씩 하루 두세 번 먹으면 된다.
10여 년 전 러시아 연해주에 있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장을 구경하다가 오미자 씨와 덩굴을 팔고 있는 것을 보았다.
오미자 씨와 덩굴로 무엇을 하는지 물었더니,
“씨앗은 꼭꼭 씹어서 기침약으로 먹고,
덩굴은 잘게 썰어 차로 달여서 감기약으로 마신다”고 했다.
러시아 말로 오미자를 무엇이라고 부르는가 하고 물었더니,
레몬처럼 신맛이 난다고 해서 ‘레모니끄’라고 부른다고 했다.
오미자 씨를 몇 개 꼭꼭 씹어 맛을 보았더니 단맛·신맛·쓴맛·매운맛·짠맛이 오미자살을 먹는 것보다 열 배 이상 강했다.
나는 즉시 이것이 매우 좋은 약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 자리에서 오미자 씨를 몇 킬로그램 샀다.
여행하는 동안 오미자 씨를 갖고 다니면서 생각이 날 때마다 두세 알씩 씹어서 먹었다.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맵기도 하고 시기도 하고 떫기도 했다.
그런데 오미자 씨를 먹을수록 머리가 맑아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것이었다.
나는 시력이 양쪽 모두 1.5로 정상인데 눈도 더 밝아지는 것을 느꼈다.
일주일 동안 오미자 씨앗을 한 번에 두세 개씩 하루 서너 번씩 씹어 먹었다.
오미자 씨로 극심한 천식을 고치다
우리나라로 돌아왔을 때 마침 부산에서 한 할머니한테서 연락이 왔다.
초등학교 5학년인 손녀가 기침을 많이 하고 천식이 몹시 심해서 학업을 중단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어떤 약을 써도 전혀 차도가 없다고 했다.
나는 좋은 약을 만들어 드리겠다고 대답을 하고 러시아에서 갖고 온 오미자 씨를 빻아서 가루를 냈다.
오미자 씨를 빻은 가루를 종이봉지에 담아 하룻밤 동안 두었더니 가루에서 기름이 배어나와 종이봉투가 기름을 먹인 것처럼 되어 버렸고 바닥에도 흥건하게 흘러나와 있었다.
기름의 맛을 보았더니 시고 떫고 쓰고 매운 맛이 강하게 났다.
오미자 씨에는 기름이 많이 들어 있다.
나는 압착기로 가볍게 기름을 짜내어 버리고 오미자 씨앗 가루만을 할머니한테 보냈다.
몇 주 뒤에 할머니한테서 연락이 왔다.
“손녀가 기침과 천식이 다 나아서 학교에 잘 다니고 있다”고 하면서,
“그렇게 효과가 좋은 약은 처음 보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와 같은 경험을 통해 나는 오미자 살보다 씨앗이 약효의 핵심이라는 것을 알았다.
오미자를 차로 달여 마시는 것은 오미자의 약효 중에 100분의 1밖에 얻지 못한다.
오미자 살은 껍질일 뿐이고 씨앗이 핵심이다.
씨앗이 살보다 약효가 100배는 더 강하다.
그 뒤로 나는 오미자 씨를 제일 먼저 밤낮없이 공부 해야 하는 수험생들한테 먹게 해 보았다.
먹는 것도 어렵지 않다.
오미자 씨앗을 한 번에 서너 알씩 수시로 꼭꼭 씹어 먹으면 된다.
오미자 씨앗을 먹으면 피로가 없어지고 눈이 밝아지며 기억력이 좋아지며 마음이 편안해진다.
나이 든 사람들이 오미자 씨를 날마다 몇 개씩 씹어 먹으면 치매에 걸리지 않고 기억력이 쇠퇴하지 않는다.
재미있는 것은 오미자 씨를 먹고 나서 시험을 치르면 평소의 자기 실력보다점수가 20% 이상 높게 나온다는 것이었다.
곧 평소 실력으로 70점밖에 못 얻는 사람이 오미자 씨를 먹고 나서 시험을 치르면 90점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수학 시험 칠 때나 머릿속으로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할 때 오미자 씨를 먹고 나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기억력이 선명해져서 틀리지 않게 된다.
나는 본래 그림을 그리던 사람이다.
그래서 색깔에 대한 감수성이 민감한 편인데 오미자 씨를 먹고 나서 모든 색깔이 더 선명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을 느꼈다.
마치 색맹처럼 사물이 무채색에 가깝게 보이던 것이 총천연색으로 보인다고 설명하면 될 것이다.
오미자 씨는 색깔에 대한 감수성을 발달하게 하는 기능이 있는데,
특히 빨간색을 더 강렬하고 진하게 느끼게 한다.
그래서 오미자 씨를 먹으면 세상을 보는 눈이 아름다워진다.
오미자 씨는 세상을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는 약이다.
오미자 씨 먹고 꼴찌가 명문대 수석 합격
학교에서 공부를 못해서 늘 반에서 맨 끝에서 1, 2등을 다투는 아이가 있었다.
중학교 1학년이었는데 아이의 어머니가 와서 머리 좋아지게 하는 약이 없느냐고 묻기에 오미자 씨를 먹도록 권했다.
아이는 처음에는 맛이 쓰고 맵고 시다고 잘 먹지 않으려 했지만,
어머니가 강권하다시피 하여 어쩔 수 없어서 먹었는데,
한 달쯤 뒤부터는 맛이 좋다고 하면서 스스로 주머니에 넣어 갖고 다니면서 과자 먹듯이 씹어 먹었다.
오미자 씨를 먹은 덕분에 그 학생은 차츰 머리가 좋아지고 기억력이 좋아져서,
학원에 다니거나 따로 공부를 하지않아도 한 번 들은것은 절대로 잊지않게 되었다.
2년이 지났을 때에는 전교에서 1등을 했다.
그 학생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의 어느 명문대학에 수석으로 합격해 잘 다니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미자를 달여 먹거나 차로 마시는데,
그렇게 먹어서는 오미자의 약효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오미자의 주된 약효 성분은 씨에 있으므로 물로 달여서 먹으면 씨앗에 들어 있는 약효 성분이 우러나오지 않는다.
씨에는 알코올이나 에탄올에는 녹지만 물에는 녹지 않는 성분들이 많이 들어 있다.
이 성분들은 물에 녹지는 않지만 몸속에서 소화 흡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오미자를 달일 때에는 절구로 찧어서 속에 있는 씨를 깨뜨려서 달여야 한다.
씨를 꼭꼭 씹어 맛을 보면 오미자 살보다 맵고 쓰고 짜고 달고 신맛이 훨씬 센 것을 느낄 수 있다.
오미자의 주요 약효는 씨에 있으므로 따로 골라내어 가루를 내어 먹거나 씨까지 꼭꼭 씹어서 삼키는 것이 좋다.
현대 중국의 명의 포보주(蒲輔周)도 오미자는 ‘반드시 찧어서 깨트려 달여야 다섯 가지 맛이 완전히 우러난다’고 했다.
글·사진 : 최진규 / 약초학자, 한국토종약초연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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